교향시

교향시

[ symphonic poem , 交響詩 ]

요약 관현악에 의하여 시적(詩的) 또는 회화적인 내용을 표현하려고 하는 표제음악(標題音樂).

교향시라는 말은 19세기 중엽에 헝가리의 작곡가 F.리스트가 처음으로 쓰기 시작하여 확립된 말로, 좁은 뜻으로는 1악장형식의 곡을 이르며, 다악장형식의 곡과 구별되기도 한다. 표제가 붙은 관현악곡은 이미 바로크시대에도 있었으나, 당시의 작품들과 교향시 사이에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외면적으로는 앞서 말한 1악장형식의 곡에 한해서 교향시라는 이름이 붙는다. 이를테면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은 그 내용으로 미루어 교향시로 보아도 무방하겠으나, 실제로 그렇게 부르는 일은 없다. 이처럼 다악장형식의 곡은 표제교향곡이라 하여 교향시와 구별되는 경우가 많다.

내면적으로는, 그때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복잡미묘한 표현으로 시적 ·회화적 ·심리적 ·서사적 ·지방적 ·영웅적 내용들이 음악화되어 있다. 이것은 낭만주의운동의 커다란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주관적 ·개인적인 감정의 자유가 가져온 결과이고, 관현악법의 눈부신 발전 및 화성어법(和聲語法)상의 많은 개발도 알고 보면 모두가 이에 연유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특정한 인물이라든가, 관념(觀念)을 나타내는 일정한 동기 또는 주제가 사용된 적도 가끔 있었다.

교향시 분야의 뛰어난 작곡가 및 그 작품들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리스트의 《마제파》 《레 프렐뤼드》, R.슈트라우스의 《죽음과 변용》 《영웅의 생애》, B.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A.P.보로딘의 《중앙아시아의 초원에서》, J.J.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C.A.드뷔시의 《목신(牧神)의 오후에의 전주곡》 《바다》, M.P.무소르그스키의 《민둥산의 하룻밤》, O.레스피기의 《로마의 분수》 《로마의 소나무》, N.A.림스키코르사코프의 《셰헤라자데》 등이 널리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