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

공명

[ resonance , 共鳴 ]

요약 진동계가 그 고유진동수와 같은 진동수를 가진 외력(外力)을 주기적으로 받아 진폭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를 이용하면 세기가 약한 파동을 큰 세기로 증폭시킬 수 있다.

소리를 포함해 보통의 역학적 진동, 전기적 진동 등 모든 진동에서 일어나는 현상인데, 이중에서 전기적·기계적 공명일 때는 공진(共振)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외부에서 진동계를 진동시킬 수 있는 힘을 가했을 때 그 고유진동수와 외부에서 가해주는 힘의 진동수가 같으면 그 진동은 심해지고 진폭도 커진다. 또 진동체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 양쪽 진동수가 같으면 공명에 의해 에너지를 서로 교환하기 쉽게 된다.

예를 들면, 진동수가 같은 소리굽쇠를 접근시켜서 한쪽을 때리면 거기에 따라 다른 쪽 소리굽쇠도 울리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공기를 매개로 해서 일어나는 소리굽쇠의 공명현상이다. 또 공명상자에서 소리가 강해지는 현상이나, 동조회로를 이용해 특정한 파장의 전파를 선택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것도 모두 공명에 의한 것이다. 고층건물이나 교량, 기다란 회전체 등에서 공진이 일어나면 큰 이상진동이 생겨 파괴되는 경우도 있다.

공명을 이용하면 약한 힘을 되풀이함으로써 큰 진동을 얻을 수 있는데, 공명이 일어나는 모양은 진동에 대한 저항의 크기에 따라 다르다. 보통 저항이 커서 진동이 잦아들기 쉬운 진동계에서는 공명할 때 진폭이 비교적 작게 증가하지만, 진동체의 고유진동수와 외부 힘의 진동수에 큰 차이가 있어도 공명에 가까운 진동을 한다. 이에 비하여, 저항이 작아서 진동이 잦아들기 어려운 진동계에서는 진동수에 근소한 차이만 있어도 공명 때보다 진폭의 증가가 훨씬 작고, 대신 공명 때의 진폭은 매우 커진다.

양자역학적으로 한 분자가 2가지 이상의 결합구조를 가질 수 있고, 또 한 화학구조만으로는 그 분자를 충분히 나타낼 수 없을 때, 이 분자는 그 구조들 사이에서 공명하고 있다고 한다. W.하이틀러 등이 공유결합을 설명하기 위해서 도입한 개념을 L.폴링이 분자의 문제까지 발전시켜 적용한 것이다.

예를 들면, 염화수소 HCl의 진짜 분자구조는 공유결합에 의한 H-Cl, 이온결합에 의한 H+Cl-와 H-Cl+  등 세 구조의 공명에 의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 세 구조가 동등하게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벌의 중첩된 구조로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에서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이밖에 듀어(Dewar) 구조를 비롯하여 취할 가능성이 있는 여러 구조를 더하여, 모든 구조의 중첩에 의한 중간 상태가 진짜 상태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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