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무지개다리 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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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 12년동안 함께 지낸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약 2년전에 심장병 진단을 받고 약을 먹이기 시작했는데
최근 들어서 더 안 좋아지는 게 보였고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는 게 보였어요.

사실 이별의 준비는 2년전 처음 진단받았을때부터 했었어요. 그때 좀 늦게 발견해서 폐수종까지 왔었던 상태거든요. 그래서 정말 그때는 항상 옆에 있으려고 하고 새벽에 잠도 안 자면서 봐주고 했거든요 근데 계속 약을 먹이니 증상이 호전됐고 폐에 물도 더 이상 안 찼어요.

그렇게 거의 일년을 보내서 제가 좀 안일했던 것 같아요.

강아지가 떠나고 못해준 것도 생각나고 그랬지만 너무 힘든 점은 제가 그 날 잠깐 외출한 사이에 집에서 혼자 떠났다는 겁니다.
심지어 떠나간 그 날 상태가 유독 안 좋아보였는데 제가 그걸 외면하고… 또 그 전에 그랬던 것처럼 나아지겠지,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바보같이… 꼭 나가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는데. 그리고 집이랑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았고 동네였어요. 심지어 집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러서 아이스크림까지 먹었어요. 그 사이에 집에서 혼자 그렇게 간 걸 생각하니 제 자신이 너무 싫고 며칠째 계속 죄책감에 울고 있어요. 평소에 분리불안도 심한 아이였는데 얼마나 나를 기다렸을지.. 그냥 집에서 혼자 강아지가 죽어갈동안 저는 밖에서 그러고 있었단 생각만 하면 제가 너무너무 혐오스러워져요. 너무 힘들어요 솔직히 12년동안 너무나도 없으면 안되는 존재처럼 지내다가 마지막 인사도 못 하고 보낸 게 너무너무 죽을듯이 힘든 것 같아요. 사람들은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는데 저는 안 괜찮아질 것 같아요. 정말 괜찮아지긴 할까요? 제 강아지에게 너무너무 미안한 마음만 들어요. 계속 집에 들어왔을때 축 늘어져있던 모습이 떠오르고 너무 힘들어요 정말 어떡하죠..

그냥… 너무너무 보고싶어요 초등학생때부터 20대까지 함께했어서 그런지 그냥 저의 전부였거든요 근데 갑자기 이렇게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보내버리니까 너무 미칠것 같아요. 그냥 그 애랑 더이상 추억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지라는 생각이 들고 무기력하고 그래요. 마지막 인사라도 제대로 했으면 좋았을텐데… 제가 너무 바보같고 제 자신이 너무 싫고. 아직 3일차라서 이렇게 힘든 걸까요 정말 괜찮아지는 날이 오긴 할까요..

혹시 비슷하게 떠나보내신 경험 있으신 분들 얘기를 듣고 싶어요… 어떻게 극복하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