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서 죄송합니다. 답변 드릴게요.
1. 피넛 케이크에 피넛 파우더는 넣지 않습니다. 땅콩을 통째로 갈아서 피넛 페이스트로 만들어서 넣죠.
다만, 이 경우 일반적인 케이스 시트배합(공립법)등은 힘들고, 버터믹싱을 해서 묵직한 식감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왜냐, 땅콩이나 콩가루를 갈게 되면, 미세하게 갈린 땅콩이나 콩 등의 입자가 마치 날카로운 유리처럼 날이 서 있기 때문에 계란을 이용해서 낸 거품을 죽이게 되거든요. 따라서 모든 카스테라 배합 중, 한번 올린 거품이 가장 잘 죽지 않는 안정적인 제법인 크림법(버터믹싱)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버터믹싱으로 만든 배합을 일반 케이크 시트보다 좀 더 많은 양을 넣고, 일반적인 카스테라보다 낮은 온도에서 오래 구워야 합니다. 제과점에서 사용하는 데크오븐 기준, 윗불 180에 바닥불 160 정도로 맞춰서 30-40분 정도 굽게 되죠.
이 외에, 토핑 등 장식으로 땅콩 분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2. 아마 기름은 식용유(액상유)를 말씀하시는 듯한데, 식용유는 원래 계란을 이용해서 만든 기포를 죽이는(터뜨리는) 대표적인 재료입니다. 하지만 이 식용유도 공립법이나 별립법 등의 배합에 적당량이 사용되면, 마가린같은 고형유만 사용할 대보다 오히려 카스테라의 부피감을 최대로 크게 만들 수 있죠. 사용량은 보통, 공립법이나 별립법의 경우 포마드화 하여 사용하는 마가린(버터)의 3분의 1에서 최대 절반 까지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식용유는 단독으로 사용하는게 아니라, 따뜻할 정도까지만 버터나 마가린을 가열한 다음 잔열로 나머지를 녹여 걸쭉한 액상 형태로 만드는 '포마드화' 한 고형유(버터, 마가린 등)에 섞어서 사용하는데, 이렇게 녹인 버터나 액상유를 섞을 때엔 반드시 믹싱볼 바닥을 손으로 긁어서 퍼올리듯, 완전히 섞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추가로, 카스테라에는 버터보다 마가린을 쓰셔야 합니다. 본래 소금 등의 고형유를 쓰지 않은 무가염 천연버터는 버터는 상온에서 걸쭉한 액체 상태가 되다보니, 카스테라에 사용하면 카스테라 특유의 폭신한 스펀지 구조가 유지되지 못하고 카스테가 무르게 되면서 주저앉는(납작하게 가라앉는) 현상이 생깁니다.
그런데 이때 마가린, 특히 식용유를 적당량 첨가한 마가린을 버터 대신 사용하면 부피감도 더 높게 나오고, 또 그렇게 높은 부피감이 찌그러지지 않고 잘 유지됩니다.
3. 카스테라에 사용하는 우유는, 본래 '물'을 대체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겁니다.
카스테라의 촉촉함은, 바로 계란과 별도로 첨가된 물, 즉 '수분'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생명입니다. 풍부한 부피감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바로 이런 수분을 잘 붙잡아두기 위해 여러가지 보습제가 사용되는 거고요. 카스테라(케이크 시트 포함) 제조시에 많이 사용되는 보습제는 제일 먼저 꿀, 그 다음 물엿이나 올리고당, 마지막으로 일부 대량생산 공장에서 쓰는 쏠비톨 같은 대체당 성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물을 넣게 되면 아무래도 풍미가 떨어지게 됩니다. 무색무취무미한 게 바로 물이니까요. 또한 계란이 가지는 단백질 만으로는 아무래도 단백질 특유의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도 모자르게 되고요. 따라서 여기에 우유나 생크림을 첨가하여, 유지방과 우유 단백질에 의한 풍미를 더해주는 것입니다.
물 대신에 우유는 물 무게 전량(100퍼센트)을 다 대체해서 쓰세면 되고, 만약 우유가 없어서 생크림을 쓰실 경우엔 우유나 물량의 3분의 1만 생크림을 넣고, 나머지는 물로 채우시는 것이 좋습니다.
4. 박력분의 함량이 적은 배합일수록, 케이크의 식감은 부드러워 집니다. 예를 들자면 치즈케이크( 레어 치즈케이크 말고 수플레 프로마주 방식으로 만드는 어메리칸 치즈케이크 등)가 대표적으로 밀가루(박력분) 배합이 적은 배합이죠. 드셔보셨겠지만, 이런 제품은 굉장히 부드럽죠.
이에 비해서 들어가는 설탕이나 버터 등의 재료들에 비해 밀가루 함량이 높은 배합은, 부피감이 좋지만 식감이 매우 무겁고 단단한 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초코머핀, 브라우니, 파운드 케이크 종류로, 제법으로 치면 공립법이나 별립법, 쉬폰법 등은 밀가루 함량이 적고, 버터믹싱(크림법, 파운드법)의 경우가 밀가루 함량이 높습니다.
참고로, 밀가루의 함량이 높은 제품일수록 장기간 보관해도 카스테라가 잘 찌그러지지 않습니다. 다만 식감은 밀가루가 적은 배합에 비해 부드럽지 못하죠.
5. 콘스타치라... 옥수수 전분의 일종인데 사실 그냥 옥수수 전분으로 대체하셔도 무방한 제품입니다.
카스테라 중에서 콘스타치가 들어가는 것은 1단계 변형법을 이용해서 반죽을 냉장숙성하는 일부 제품들과 중력분을 사용하는 제품들 일부, 그리고 글루텐이 생성되면 안되는 예민한 버터믹싱 배합들 일부 뿐입니다. 왜냐면, 이것은 맛 때문에 넣는 것이라기 보다는, 카스테라의 부드럽고 폭신한 식감의 적, 글루텐이 생성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넣는 것이니까요. 사실 정확한 제법만 지킨다면, 안 넣어도 무방합니다.
본래 카스테라는 박력분을 쓰기보다는 중력분을 사용하는 게 정석입니다. 다만, 이 경우 가루재료를 넣고 섞어주는 시간이 조금만 길어져도 글루텐이 생기기 때문에, 그걸 막기 위해서 전분(콘스타치)를 섞어서 쓰는 거거든요. 그러므로 박력분을 쓰신다면 굳이 넣으실 필요가 없고, 중력분을 쓰는 배합이면 최대 중력분 무게의 절반을 대체하여, 예를 들자면 중력분이 800그람 들어간다면 중력분 400그람에 전분(콘스타치) 400그람을 섞어쓰시면 됩니다.
도움되었기를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