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지주막하출혈)혼수상태

뇌지주막하 출혈은 여러 원인에 의해 생기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뇌동맥류 파열에 의합니다. 뇌동맥류는 동맥에 꽈리모양으로 부풀은 부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뇌에 분포하는 혈관은 목을 따라 올라와서 뇌의 바닥에서 여러 부위로 갈라지는데 분지부위에 약한 부위에서 조금씩 부풀어 올라 시간에 따라 점점 자라서 갑자기 화를 낸다든지, 화장실에서 변을 보거나 해서 갑자기 혈압변동이 생길 시에 파열되게 됩니다. 뇌동맥류는 누구나 있을 수 있으나 파열은 아무나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뇌동맥류 파열은 일반적 뇌출혈과는 많이 다른 면이 있습니다. 지주막하 공간은 뇌의 전체에 걸쳐 연결되어 있으며 이 공간에 뇌동맥이 위치하여 뇌동맥류 파열 당시 생긴 출혈은 일부에 국한되기 보다는 전 뇌에 걸쳐 파급되며 동맥의 파열이므로 갑작스런 뇌압의 상승을 초래하여 의식을 잃고 쓰러지며 급사하는 경우도 파열 당시 1/3에서 발생합니다. 추운 겨울철 노인분들이 화장실가서 갑자기 돌아가시는 경우 뇌동맥류 파열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뇌동맥류의 파열로 인한 뇌지주막하 출혈의 예후는 여러가지 인자가 있으나 응급실 내원당시의 의식상태가 가장 중요합니다. 내원 당시 의식이 좋은 경우 치료를 잘 받으면 회복하여 다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지만 의식이 나쁘면 치료도중 사망하거나 가장 호전되어도 혼자서 생활이 어려운 식물인간 상태가 됩니다.

처음 내원당시 4점이라고 하신 것은 아마 의학적으로 의식의 수준을 측정하는 Glassgow Coma Scale을 말하는 것으로 가장 하위가 3점이고 최고 15점까지 입니다. 4점이라면 예후가 아주 불량하여 수술 후 36시간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으므로 현재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어렵다는 것밖에 없습니다. 현 상태에서 최선의 치료를 받는다 하더라도 식물인간 정도까지의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으나 사망 가능성이 더 많겠습니다. 수술을 하여 뇌동맥류 결찰술을 시행하였을 것으로 생각되며 앞으로 재출혈은 없겠으나 수술은 단지 재출혈 방지만을 할 뿐 뇌압을 감소시키거나 의식상태를 호전시키지 못합니다. 앞으로 치료는 환자가 회복할 수 있는 환경만을 만들어 줄 뿐이지 직접적으로 회복을 시켜주지 못합니다. 따라서 환자 분이 이를 이겨내야 하나 의식이 나쁜 경우는 많이 힘듭니다.

가족끼리 모여서 가족회의를 하시고 조금씩 이후의 일에 대해 준비를 하시는 것이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힘든 일을 쉽게 극복하실 수 있겠습니다.

진심으로 이모님의 쾌유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