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소설 평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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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취미로 쓰고 있는 중3입니다. 최근에 짧게 써 본 글이 있는데 평가 부탁드립니다. 쓰다가 말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여름 방학 때는 특이한 공모라 칭할 만한 것은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번만 더 그 늑대의 눈을 단 지도 교사의 눈에 띄었다가는 퇴학의 지름길로 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사랑의 열병을 달고 있는 발정 난 남자애들이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동안 나는 무엇보다 지루하게, 그리고 또 길게 그렇지만 의미는 어느 정도 부여할 수 있는 일로 시간을 때웠다. 보통은 무화과나무에 기대어 어머니께서 물려주신 소설을 몇 개 읽었는데, 나는 매주 금요일 저녁 시간마다 어머니께 그것에 대한 짧은 감상문을 들려주었다. 어머니는 나의 장황하고도 퇴고 되지 아니한 얘기들을 들으며 무척 흡족해하셨고, 나는 그것으로 만족했다. 그뿐이었다. 주말에는 매주 열리는 장에 가서 탐스러운 과일들을 몇 개 사 들고 오기도 했고. 나의 어머니를 기쁘게 하는 것은 그 지루하고 비루했던 여름방학의 유일한 낙이었다. 내가 지난 학기에 했던 짓들을 하마터면 까먹어 버리게 할 정도로. 선생님들은 그 일로 인해 나를 머리만 뛰어난 문제아처럼 취급했지만 어머니는 그러지 않으셨다. 오히려 나의 머리를 다정히, 심지어 모성애의 온기까지 느껴질 만큼 쓰다듬어 주시며 나를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것은 학교에서 가해진 가학적인 일들로 인해 새겨진 흉터, 또 보이지 않는 흉터들까지 어루만져 주는 듯했다. 그러기에 나는 그 짓을 후회한다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은 더한 짓도 해볼걸 하고도 탄식까지 하는 수준이니 말이다. 학교에서 부른 나의 죄명은 금서 독서였다. 교무실에서 문득 본 책을 훔쳐 밤마다 기숙사에서 친구들과 돌려본 것이 전부였다. 근데 그 책이 학교 금서일 줄이야 누가 알았을까. 물론 몇몇 장면이 볼을 붉히긴 했다만, 그전까진 학교에 금서 목록이 있다는 것을 알지도 못하였다. 그 기준은 구체적이지도 않고 또 투명하지도 않았지만, 처벌만큼은 확실했다. 지금은 그것들의 흔적은 보이지도 않지만. 솔직해지자면 그때 나는 거의 울 뻔했다. 열세 살 남짓한 어린 아이가 그 행위에 저항할 수야 있겠는가! 울거나 떼쓰는 것 밖에 없지 않는가. 정말 희박한 경우에는 아무런 반응 하지 않고 가만히 그것들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그것이 바로 나의 경우였다. 다시 현실로 돌아가 보자면, 지금은 너무나 평온한 오후이며 나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무화과나무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네가 그리샤지?"
부산한 인기척을 내지 않은 외부인에게 놀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지루한 오후의 야자수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외형은 난생처음 보았던 게 원인일 것이다.
"응, 내가 그리샤야. 그러는 넌 누구니?"
"난 세일롯. 세일롯 프리드리히."
"특이한 이름이네. 난 그리샤 슈미트. 뭐, 세실리아 학생이라면 알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잠깐의 대화를 나누고 침묵했다. 참으로 어색한 침묵이었다. 하지만 세일롯은 그것이 내키지 않는지 무화과나무를 깊이 있게 바라보았다. 그것을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몽상가 같았는데, 그때 만큼은 세일롯이 정말 열여덟 살 같이 보였다. 멀리서부터 그리샤하며 제 이름을 부르는 것이 느껴졌다. 분명 어머니일 것이다. 나는 이 자리를 어설프게 떠나야만 했다. 어느덧 해가 떨어지는 시간대에 도달했다. 주변 모든 것이 점점 붉은 조명들을 뒤집어쓰기 시작했다.
"나 이제 가야 해. 너도 들었다시피 저녁 밥 먹으러 가야 해서."
내가 힘겹게 말을 꺼내자 그제야 세일롯이 무화과나무에서 시선을 떼어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분명 파도였다. 이유를 찾을새도 없이 내 마음을 요동친 그 눈빛은 분명 파도나 다름 없었으니까.
"그래, 잘 가."
그 짧디짧았던 기묘한 만남은 나를 기억 속에 가두게 했다.
여름 방학 때는 특이한 공모라 칭할 만한 것은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번만 더 그 늑대의 눈을 단 지도 교사의 눈에 띄었다가는 퇴학의 지름길로 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사랑의 열병을 달고 있는 발정 난 남자애들이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동안 나는 무엇보다 지루하게, 그리고 또 길게 그렇지만 의미는 어느 정도 부여할 수 있는 일로 시간을 때웠다. 보통은 무화과나무에 기대어 어머니께서 물려주신 소설을 몇 개 읽었는데, 나는 매주 금요일 저녁 시간마다 어머니께 그것에 대한 짧은 감상문을 들려주었다. 어머니는 나의 장황하고도 퇴고 되지 아니한 얘기들을 들으며 무척 흡족해하셨고, 나는 그것으로 만족했다. 그뿐이었다. 주말에는 매주 열리는 장에 가서 탐스러운 과일들을 몇 개 사 들고 오기도 했고. 나의 어머니를 기쁘게 하는 것은 그 지루하고 비루했던 여름방학의 유일한 낙이었다. 내가 지난 학기에 했던 짓들을 하마터면 까먹어 버리게 할 정도로. 선생님들은 그 일로 인해 나를 머리만 뛰어난 문제아처럼 취급했지만 어머니는 그러지 않으셨다. 오히려 나의 머리를 다정히, 심지어 모성애의 온기까지 느껴질 만큼 쓰다듬어 주시며 나를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것은 학교에서 가해진 가학적인 일들로 인해 새겨진 흉터, 또 보이지 않는 흉터들까지 어루만져 주는 듯했다. 그러기에 나는 그 짓을 후회한다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은 더한 짓도 해볼걸 하고도 탄식까지 하는 수준이니 말이다. 학교에서 부른 나의 죄명은 금서 독서였다. 교무실에서 문득 본 책을 훔쳐 밤마다 기숙사에서 친구들과 돌려본 것이 전부였다. 근데 그 책이 학교 금서일 줄이야 누가 알았을까. 물론 몇몇 장면이 볼을 붉히긴 했다만, 그전까진 학교에 금서 목록이 있다는 것을 알지도 못하였다. 그 기준은 구체적이지도 않고 또 투명하지도 않았지만, 처벌만큼은 확실했다. 지금은 그것들의 흔적은 보이지도 않지만. 솔직해지자면 그때 나는 거의 울 뻔했다. 열세 살 남짓한 어린 아이가 그 행위에 저항할 수야 있겠는가! 울거나 떼쓰는 것 밖에 없지 않는가. 정말 희박한 경우에는 아무런 반응 하지 않고 가만히 그것들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그것이 바로 나의 경우였다. 다시 현실로 돌아가 보자면, 지금은 너무나 평온한 오후이며 나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무화과나무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네가 그리샤지?"
부산한 인기척을 내지 않은 외부인에게 놀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지루한 오후의 야자수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외형은 난생처음 보았던 게 원인일 것이다.
"응, 내가 그리샤야. 그러는 넌 누구니?"
"난 세일롯. 세일롯 프리드리히."
"특이한 이름이네. 난 그리샤 슈미트. 뭐, 세실리아 학생이라면 알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잠깐의 대화를 나누고 침묵했다. 참으로 어색한 침묵이었다. 하지만 세일롯은 그것이 내키지 않는지 무화과나무를 깊이 있게 바라보았다. 그것을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몽상가 같았는데, 그때 만큼은 세일롯이 정말 열여덟 살 같이 보였다. 멀리서부터 그리샤하며 제 이름을 부르는 것이 느껴졌다. 분명 어머니일 것이다. 나는 이 자리를 어설프게 떠나야만 했다. 어느덧 해가 떨어지는 시간대에 도달했다. 주변 모든 것이 점점 붉은 조명들을 뒤집어쓰기 시작했다.
"나 이제 가야 해. 너도 들었다시피 저녁 밥 먹으러 가야 해서."
내가 힘겹게 말을 꺼내자 그제야 세일롯이 무화과나무에서 시선을 떼어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분명 파도였다. 이유를 찾을새도 없이 내 마음을 요동친 그 눈빛은 분명 파도나 다름 없었으니까.
"그래, 잘 가."
그 짧디짧았던 기묘한 만남은 나를 기억 속에 가두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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