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식이라면 산업혁명이 일어난 영국, 그리고 영국에 이어 산업혁명이 일어났지만
곧 더 잘나갔던 독일제국 등은 아마 한 번 이상 망했을 겁니다. 하지만 영국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반 이상 거덜나고, 제2차 세계대전으로 완전히 거덜난 뒤인 지금도
윈저(원래는 "하노버"였지만 제1차 세계대전 때 국민감정을 고려해 변경) 왕실이
유지되고 있고요, 독일제국도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했기 때문일 뿐 생산력의
긍정적 변화 같은 것에 의해 망한 사례들은 아닙니다.
오히려 중국의 역대 왕조들 중 다수(특히 이자성 등 농민의 난으로 망한 명나라),
그리고 프랑스의 부르봉 왕조 등은 백성들이 가난과 기근에 시달리는데도 아무 대책도
내놓지 않고, 마치 박근혜-최순실처럼 세금 뜯어대며 흥청망청하다가 민중 봉기
그리고 명나라의 경우는 여기에 외침(여진족이 세운 후금/청의 침공)까지 겹쳐서 망한 사례지요.
그리고 명나라와 청나라가 서양 문물을 적극적으로 채용하지 않은 것은
"굳이 서쪽에서 배 타고 온 오랑캐들의 문물 따위를 받아들여야 할 정도로
우리 중국이 뭔가 부족한 나라는 아닌 것이다!"라는 중화사상 때문입니다.
그래서 홍이포 등 군사적인 것 외에는 딱히 받아들일 생각을 안 했던 것이죠.
반면에 일본에서는 이미 전국시대 말기부터 열심히 받아들였고, 심지어 도쿠가와 막부는
타 다이묘들이 서양 문물을 받아들여 더욱 막강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통제가 용이한
나가사키 앞바다의 인공섬 데지마를 통해서 자신들만 서구 문물과 정보를 받아들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