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vs 마라도나 vs 펠레

개인적인 생각으로 순수한 실력 자체는 단연 리오넬 메시가 아닐까 라고 조심스레 생각합니다. 그러나 역시 순수 실력만이 중요한 것을 아니죠. 당시 시대를 보면 역시 축구의 왕은 펠레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문화는 그 문화의 심장이 있습니다. 그 문화를 이끌어나가며 한 단계 질을 높이고 한 차원 높은 생각을 통해 그 문화의 판도를 아예 뿌리째 바꿔놓는 그 사람이 바로 그 문화의 '심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말그대로 중심이라는 뜻이죠. 예를 들어 힙합의 투팍과 비기가 있습니다. 둘다 창시자는 아니지만 어쨋든 새로운 차원으로 힙합이라는 문화를 이끌었죠. 그래서 아무리 랩스킬 자체의 순수 실력이 에미넴이 낫다고 한들 에미넴, 제이지, 나스는 항상 TOP3-5를 나눠가져야하는 것이죠. 왜냐하면 투팍과 비기는 힙합의 심장이기 때문이죠. 이야기가 산으로 가네요ㅎㅎ 어쨋든 각 문화, 가령 스포츠나 음악등에는 그 문화의 중심을 이끌던 심장이 있는데요, 축구의 심장은 바로 펠레입니다.

펠레가 축구의 창시자는 당연히 아니죠. 초창기 멤버도 아닙니다. 그러나 펠레는 축구의 심장이자 황제입니다. 펠레는 브라질에서 무려 1000골을 넣으며 넘을 수 없는 존재로 자기 자긴을 올려버립니다. 월드컵을 얻어낸 것은 물론 브라질 전체를, 아니 전세계를 열광케하며 축구의 상징으로 우뚝 섭니다. 1000골이라니.... 감이 잘 안 잡히시겠지만 메시가 최근에 통산 500골을 달성하며 경축했던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기록입니다. 브라질리그가 아무리 수준이 낮다고 해도 리그에서 1000골이라니 상상이 안가는 숫자입니다. 이정도면 펠레는 축구계의 원탑이라고 불리어도 아무 손색이 없는 축구 황제입니다.

아무래도 메시가 뛰어나도 월드컵이 없는 것은 크나큰 결점입니다. 펠레-마라도나-호나우두가 지키고있는 '월드컵의 신전'에 입성하지못한 '클럽계의 신'이라는 타이틀에 만족하기에는 너무나 커다란 재능을 가진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고의 축제인 월드컵을 들지 못한다면 메시는 그저 역대 3등에 만족해야할지도 모릅니다. 그 이유는 마라도나의 존재이죠. 마라도나가 메시의 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상당할 것이고, 마라도나가 펠레보다 위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라도나는 축구신동으로 불려졌죠. 당시 B급 팀이라고 놀림을 받던 아르헨티나를 혼자 힘으로 우승을 시켜버립니다. 사실 무슨 혼자 힘이냐고 지적을 하실 수도 있겠지만 당시 월드컵의 활약상을 보면 사실상 혼자 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팀이던 마라도나가 있었고, 그에게 자유를 줬다면 그 팀은 우승을 했을 것이라고 확신할 만큼 충격적인 활약상이었습니다. 그 이후 월드컵 제패에는 실패했지만 그 하나의 대회만으로도 역대 최고 선수라고 불리우는데 전혀 모자람이 없습니다. 나폴리를 이끌고 UEFA컵을 차지한 것도 빼놓을 수 없지요. 메시 역시 마라도나를 '자신과 비교하기도 어려운 존재'라고 말하며 축구 신동을 추앙했습니다.

결국 메시가 마지막 자리까지 밀려버렸네요. 저는 축구를 오래 봤다고 하기에는 조금 그렇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시간을 봤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메시의 실력은 부정할 수 없이 원탑입니다. 적어도 바르셀로나에서는요. 바르셀로나에서 보여주는 그 움직임과 드리블은 월드컵에서의 마라도나를 넘어선 것 같습니다. 메시에게 가장 돋보이는 점은 역시 '터치'입니다. 지단의 터치가 우아하다면 메시의 터치는 간결합니다. 그러나 가장 효과적입니다. 터치가 짧고 간결하기 때문에 한명은 우습게 드리블 자체의 속도로 제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동작을 이어나갈 때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죠. 그리고 오랜 기간 바르셀로나에서 훈련받아온 그 패스 능력은 메시를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만들어줬습니다. 드리블하다가 안 될시에 환상적인 패스를 이용하여 동료를 돕는, 축구 자체를 즐기는 듯한 모습에서 '축구의 신'모습이 보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말이 조금 길어졌는데, 제 생각에는

펠레 > 마라도나 > 메시

만약 메시가 월드컵 우승을 이뤄낸다면 제 생각에 큰 변동이 올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