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충류

기생성 편형동물의 한 무리로 약 6,000종(種)이 있다.

흡충류는 세계적으로 널리 나타나고 크기가 약 5㎜인 것부터 몇 cm에 이르는 것까지 다양하나 대부분 10cm를 넘지 않는다. 흡충류는 척추동물의 모든 강에 기생하지만 어류·개구리류·거북류에 가장 흔하게 기생하며, 사람·사육동물·연체동물 및 갑각류와 같은 무척추동물에도 기생한다. 어떤 것은 외부기생충이고 어떤 것은 내부기관에 부착하며(내부기생충), 일부 종은 반외부기생성이어서 입의 내면, 아가미, 총배설강(소화관의 끝)에 붙는다. 또 어떤 것은 단일 숙주를 침범하지만, 어떤 것은 둘이나 그 이상의 숙주를 필요로 한다.

흡충류의 대칭성 몸은 비세포성 각피(cuticle)로 덮여 있다.

대부분은 납작하고 잎 모양이거나 끈 모양이지만, 어떤 것은 퉁퉁하고 횡단면이 원형이다. 배쪽(밑) 표면의 빨판·갈고리·가시는 부착에 쓰인다. 몸은 속이 비어 있지 않고 해면질 결체조직(간충직[mesenchyme])으로 채워져 있으며, 이들이 모든 기관을 둘러싸고 있다. 순환계는 없다. 소화계는 앞끝이나 배 쪽 표면의 중간에 입을 가진 간단한 주머니이다. 항문은 보통 없지만, 어떤 종들은 1개 또는 2개의 항문 구멍을 가진다. 신경계는 1쌍의 앞신경절, 즉 신경 중심과 보통 3쌍의 세로신경색으로 구성된다.

대부분의 종들은 자웅동체로서 제기능을 하는 양성(兩性)의 생식기관이 같은 개체에 들어 있다. 그러나 어떤 것들에서는 성이 분리되어 있다. 대부분의 종이 알·유생 그리고 성숙 단계를 거친다.

주혈흡충은 척추동물의 대부분의 종류에서 나타나는데, 빌하르츠주혈흡충(Schistosoma haematobium)·만손주혈흡충(S. mansoni)·일본주혈흡충(S. japonicum)의 3가지 종이 사람에 침입한다.

이들에 의해 일어나는 사람의 질병은 주혈흡충증(住血吸蟲症)으로 알려져 있고, 이들은 수백만의 사람들, 특히 아프리카와 동아시아 사람들을 침입한다. 빌하르츠주혈흡충은 방광의 정맥에서 사는데 주로 아프리카, 남부 유럽, 중동에서 나타난다. 알은 정맥 속에 낳는데, 정맥벽을 뚫고 방광 속으로 들어가 소변을 볼 때 배출된다. 유생단계의 흡충은 중간숙주인 달팽이류(주로 쇠우렁속[─屬 Bulinus]과 거품우렁속[Physopsis])의 몸 속에서 발생한다.

성숙한 유생은 피부나 입을 통해 종말숙주인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간다. 만손주혈흡충은 대장과 소장 주위의 정맥에 사는 것인데, 주로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북부에서 나타난다. 알은 똥과 함께 숙주로부터 나온다. 유생은 중간숙주인 달팽이류(몇 가지 속의 개체들)의 몸속에 들어가며, 피부를 통해 사람의 몸으로 돌아온다.

일본주혈흡층은 주로 중국·일본·타이완·동인도 및 필리핀 제도에서 나타나는데, 여러 사육동물, 집쥐, 생쥐 등 사람 이외의 척추동물들에도 침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손주혈흡충 및 빌하르츠주혈흡충과 다르다. 옹코멜라니아속의 달팽이류가 중간숙주이며 성체는 소장의 정맥에서 나타난다.

일부 알들은 혈류를 통해 여러 기관으로 운반되어 간의 증대를 비롯한 여러 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 사람이 숙주일 경우 심한 감염으로 죽을 수도 있다. 사람에게 해로운 면에서 중요한 흡충류로는 가축의 간질(간흡충이라고도 함)과 간디스토마(간흡충이라고도 함) 등이 있다.

간질은 양 및 다른 가축들에게 매우 파괴적인 간충병(肝蟲病)을 일으킨다. 사람은 날채소를 먹음으로써 이 흡충에 감염될 수 있다. 간디스토마는 사람을 포함한 여러 포유동물에 횡행한다. 이들은 달팽이류를 중간숙주로 삼으며 종말숙주로 가기 전에 제2중간숙주인 물고기에 침입한다. 고양이간흡충은 종말숙주로서 사람에게 침입할 수 있는데, 제2중간숙주로서 역시 물고기를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