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혈흡충증

주혈흡충증

다른 표기 언어 schistosomiasis , 住血吸蟲症

요약 주혈흡충과에 속하는 작은 기생성 편형동물, 즉 주혈흡충(→ 흡충류)들이 일으키는 만성질환.
bilharziasis라고도 함.

사람과 다른 포유동물의 혈관에 살면서 조직손상을 일으키는 알을 낳는다. 주혈흡충증에는 서로 밀접히 관련된 유기체가 일으키는 3가지 주요형태가 있다.

① 일본주혈흡충증은 일본주혈흡충이 일으키며 일본, 중국의 중남부지역, 필리핀, 타이,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발견된다. ② 만손주혈흡충증(Manson's schistosomiasis) 또는 장주혈흡충증은 만손주혈흡충이 일으키며 아프리카, 아라비아, 푸에르토리코, 서인도, 남아메리카 대륙의 북부지역에서 발견된다. ③ 요로주혈흡충증은 빌하르츠주혈흡충이 일으키며 아프리카 전역과 중동, 남부 유럽에서 볼 수 있다.

기생충의 종에 따라 암컷의 길이가 10~25㎜이며 혈액에 매일 300~3,500개의 알을 낳는다. 알은 장과 방광으로 들어가 대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담수와 접촉하면 알은 부화하여 섬모가 있는 유충이 되는데, 이 유충은 헤엄쳐 다니다가 적절한 달팽이 숙주를 찾으면 이 달팽이 숙주 내에서 더 자란다. 포크 같은 꼬리가 달린 유미유충(cercariae)은 달팽이로부터 나와 물로 들어가며 포유류의 피부와 접촉하게 되면 꼬리를 뻗어 조직으로 침투해 혈액 내로 들어간다. 임상과정은 기생충과 그 부산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부터 시작되며 오후 늦게 열이 나고 염증·기침·피부발진(거대두드러기)·간비대·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급성단계에서는 대소변에 혈액이 섞여나올 수도 있다. 만성단계에 이르면 신체기관의 벽에 알이 계속 장애를 일으켜 벽이 섬유화되고 두꺼워져 탄성을 잃는다.

장주혈흡충증의 경우 심각한 간손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방광주혈흡충증의 경우 방광에 있는 알이 돌을 형성하는 중심이 되기도 하고 골반까지 섬유화가 확대되어 요로에 2차 세균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때로 알이 뇌나 폐에 병변을 일으킬 수도 있다. 부검을 해보면 흡충란들이 신체 거의 모든 부위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침범된 부위가 많지 않으면 조기진단과 꾸준한 치료로 회복될 수 있다. 치료하지 않으면 20년 정도 살면서 계속 손상을 입히는 성충을 죽이기 위해 화학요법을 쓰는데 주로 사용되는 약물은 안티몬 화합물 이다.

주혈흡충증은 유충이 기생하는 달팽이가 사는 물에서 일하거나, 목욕 또는 수영할 때 감염되며 위생수준이 낮은 시골지역에 널리 퍼져 있다. 복지를 도모하기 위한 관개사업이 이 질병과 달팽이 보균자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1억 8,000~2억 명가량이 주혈흡충증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말라리아 다음으로 가장 심각한 기생충 감염증이라고 할 수 있다. 펜타클로로페넨산나트륨(sodium pentachlorophenate)·디니트로-o-시클로헥실페놀(dinitro-o-cyclohexylphenol)·황산구리염(copper sulfate) 등의 연체동물박멸제를 광범위하게 사용해 달팽이를 통제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