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

환각

환각과 착각은 둘 다 잘못된 지각을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착각은 환각과는 달리 실제의 사물에 의해 자극되는 것이다(→ 착각). 최근 환각제에 대한 연구에 크게 힘입어 환각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현대의 일반적인 환각이론은 2가지 가정을 기초로 하고 있다. 하나는 일생의 경험이 기억·사고·상상력에 작용을 하고 신경흔적·원형·기억흔적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는 지속적인 물리적 변화를 남긴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내부와 외부의 환경의 힘 사이에 끊임없이 변하는 균형이 존재하기 때문에 생리적인 요소와 문화적 경험 요소가 환각의 내용과 의미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의식의 저변에는 대개(특히 어린시절의) 기억으로 구성되며 감정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무의식적인 사고의 지속적인 흐름이 있다고 많은 사람들은 믿는다. 동시에 감각은 뇌에 정보의 지속적인 흐름을 제공해준다. 제대로 기능을 하기 위해서 뇌는 어떤 정보에 반응을 할 것인가를 선택해야만 하고 나머지는 일시적으로 옆으로 제쳐놓거나 완전히 무시한다. 이러한 감각자료로부터 선택을 하는 과정은 주의 메커니즘(mechanism of attention)에 의해 수행된다. 주의 메커니즘으로 들어오는 자료에 대처할 수 있는 한, 뇌는 적절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제공받게 되고 무의식적인 사고의 흐름은 의식의 밖에 있게 된다.

위에서 기술한 균형이 교란되면 환각이 일어날 수 있으며 다음 2가지 조건이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무의식적 흐름이 일깨워져야만, 즉 충분한 수준의 강도를 가져야만 한다. 둘째, 주의 메커니즘이 무의식적 사고의 침입으로부터 의식을 보호하지 못해야만 한다. 이는 감각으로부터 받아들여지는 정보의 흐름이 매우 줄어들면 일어날 수 있다. 그런 경우에는 주의력에 의해 제공되던 선별과정이 제거되면 충분히 강렬한 무의식적 사고가 의식으로 들어올 수 있고 때때로 환각으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환각은 매우 변형되었을 수는 있지만 그 내용은 기억에 저장되어 있는 영상으로부터 끄집어낸다.

환각은 여러 면에서 꿈과 비슷하다. 사람이 잠이 들면 들어오는 감각정보의 양과 그로 인한 주의의 수준은 가라앉기 시작한다. 무의식적인 사고가 사람의 의식세계로 침범한다. 이러한 잠의 효과는 정신적 자극의 양이 매우 감소한 상태인 깨어 있을 때도 되풀이될 수 있다. 주의가 서서히 감소하지 않고 대신에 극단적인 불안이나 오랜 기간 깨어 있어 생기는 강렬한 각성으로 인해 갑자기 무너지게 되면 환각이 일어날 수 있다.

환각은 또한 뇌에 대한 다양한 중재에 의해 직접적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뇌수술 동안에 대뇌피질의 뇌세포가 전기적으로 자극되면 환자는 깊숙한 곳에 저장되어 있는 기억에 기초한 강한 환각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환각은 불안을 야기시키거나 심지어 공포스러운 경험을 유발시킬 수 있는 약물에 의해 훨씬 더 흔하게 일어난다. '진실토로약'인 아미바르비탈나트륨 같은 몇몇 환각제는 최근 기억을 생생히 회상하도록 고무하는 방식으로 감각의 입력을 억압한다. 다른 것들은 반대방식으로 작용하는데, 주의가 압도될 정도까지 감각의 입력을 증가시켜서 환각이 나타날 수 있도록 한다.→ 꿈,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