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법

항법

다른 표기 언어 navigation , 航法

요약 선박이나 항공기의 위치·진로·이동거리 등을 측정하여 그들을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정해진 시간 내에 유도하는 기술.

초기의 뱃사람들은 항로를 기록하고 배를 유도하는 데 자연현상에 의지했다.

항법
항법

그들은 해안선이 보이는 범위 내에서 기록에 있는 표지물에 따라 항해했다. 탁월풍(卓越風)에 관한 상세한 지식을 갖게 되면서 장기항로를 항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페니키아인과 폴리네시아인은 별과 행성의 위치를 이용하여 자신의 위치를 알아내는 방법을 알았기 때문에 육지가 보이지 않는 먼 곳에서도 항해할 수 있었다.

나침반·측정기(測程器)·해도(海圖)와 같은 초기의 기구는 현재에도 사용되는 주요 항법기구이다.

최초의 항법기구인 나침반은 항해사에게 일정한 기준점을 제공했고 흐린 날씨에도 풍향을 알 수 있게 하여 정확한 항해를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장거리 항해에서는 진북이 자북과 일치하는 곳은 거의 없었고 양자의 차이는 장소에 따라 변화가 심하여 나침반을 의존한 항해는 매우 어려웠다. 또한 요동하는 거친 바다에 떠 있는 선박에서는 나침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그 어려움은 선박의 선체를 강철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더 심해졌다.

선박뿐만 아니라 항공기에서도 사용되는 현대의 나침반은 자이로스코프가 도입됨에 따라 안정화되었으며, 나침반 가대(架臺) 속에 넣어져 선박이나 항공기의 요동이나 자기에 의한 영향을 보정했다.

초기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매듭이 지어진 밧줄에 연결된 측정기(測程器)를 배 밖으로 던져 밧줄이 모두 풀릴 때까지의 시간을 모래시계로 측정해 선속을 계산했다(노트). 예항(曳航) 측정기는 19세기에 들어와 사용되었다.

이 기구는 수면 아래에 잠긴채 배에 의해 끌려가는데, 날개가 달린 회전자의 회전속도로 선속을 측정한다. 피토 관은 선박뿐만 아니라 항공기의 속도를 측정하는 데도 사용한다. 이것은 눈금을 매긴 L자형 관이 정면을 향하고 있어 관 외부의 물이나 공기가 내부의 액체에 미치는 힘으로 속도를 측정한다.

최초의 광범위한 해도들은 지중해 항해를 위해 제작되었다(항해도). 중세시대에 이르러 항구를 찾는 목적에만 사용되던 해도에 항구·표지물·위험수역 등에 관한 상세한 설명이 곁들여졌다.

이러한 해도들은 지구의 곡률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뱃사람들이 지중해의 위도를 벗어나 항해할 때 그들은 그러한 해도들이 부정확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메르카토르 투영도법을 기초로 제작된 지도는 항정선(나침반이 가르키는 방위와 일치)을 직선으로 나타내면서 그러한 방위의 불일치를 수정했다.

기선(汽船)이나 비행기가 고위도지역을 여행할 때 사용하는 지도 중 어떤 것들은 심사도법(心射圖法)을 기초로 제작되는데, 이 투영법에서는 대원항로(大圈航路)가 직선으로 나타난다.

현대의 항법에서는 위치 파악을 위해 2가지 방법이 사용되는데, 보통 이 두 방법으로부터 추론된 정보를 비교하여 정확한 정보가 얻어진다.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미 알려진 장소에 대한 상세한 지도와 이로부터 상대적인 선박위치를 계산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

첫번째 방법은 연해(沿海)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서 항해사는 표지물의 방위를 나침반으로 측정하는데, 이 방위는 해도에 직선으로 나타난다. 그후 2차 측정하여 알아낸 방위로부터 그려지는 직선을 1차 측정된 선에 교차시키면 선박의 위치를 알 수 있다.

두번째 방법은 외양(外洋)에서 사용되는데, 위도경도를 측정하여 선박의 위치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위도는 사분의(四分儀)를 사용해 북극성이나 정오 때 태양의 고도(지평선으로부터 잰 각거리)에 의해 결정된다.

현대의 사분의 또는 육분의는 위도 위치를 몇 십m 이내의 오차로 측정할 수 있다. 1700년대까지 경도는 정확히 측정할 수 없었다. 지구의 자전 때문에 천체에 대한 배의 위치가 계속 변하므로 경도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크로노미터와 1년 동안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천체의 위치를 나타내는 도표가 필요하다. 확인 가능한 몇몇 항성들의 고도를 일정 시간에 관측함으로써 경도 계산이 가능해졌다.

20세기에 들어와 무선표지가 표준 기점으로 자리잡았다.

무선표지 시스템과 위성 전송망은 선박이나 항공기가 동기송신기(同期送信機)에서 나오는 무선전파가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지구 전역에 걸친 광역신호체계가 개발된 후 어느 선박이나 항공기라도 적절한 수신장치를 갖추고 있으면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추측항법으로 배의 선수방위(비행기에서는 기수방위)와 속도를 정밀히 누적 기록해 이로부터 배의 현재 위치를 알아낼 수 있다(추측항법).

현대의 조타장치는 선체운동에 관계없이 일정한 방향을 유지하는 기구인 자이로스코프를 사용해 선수방위를 측정한다.

세 방향의 가속도를 각각 연속적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이 고안되었는데 이 측정된 가속도들은 각 방향의 속도와 거리로 변환될 수 있다. 가속도계(加速度計)와 자이로스코프를 이용하는 이 기술을 관성항법이라고 한다(관성유도장치).

컴퓨터화된 관성유도 시스템은 매우 정밀하다.

관성항법 시스템을 갖춘 잠수함은 극지방의 빙하 아래에서 1주일에 약 1.5㎞ 이내의 오차로 항해할 수 있다. 관성항법 시스템은 미사일과 우주선을 유도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항공운송량이 증대함에 따라 추측항법의 중요성도 더욱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