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

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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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에너지를 이용해 유체를 끌어올리거나 압축하는 장치(→ 수리학, 급수설비).

목차

접기
  1. 종류
  2. 양변위 펌프
  3. 키네틱 펌프
  4. 전자 펌프
  5. 기타 종류의 펌프

페르시아와 로마의 수차, 아르키메데스의 스크루 펌프 같은 원시 펌프는 양수를 위한 장치였다. 중세시대의 광산업은 흡입(피스톤) 펌프 개발의 계기가 되었는데, 그중 많은 유형을 G. 아그리콜라가 〈광물에 관하여 De re metallica〉(1556)에 기술해놓았다.

펌프
펌프

흡입 펌프는 대기압으로 작동하는데, 피스톤을 끌어올리면 부분진공이 발생해 외부의 대기압이 실린더 내로 물을 밀어넣어 배출 밸브로 배출시킨다. 대기압만으로도 물을 약 10m 높이까지 밀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깊은 갱도의 물을 빼내기 위해 압상 펌프가 개발되었다. 압상 펌프에서 피스톤의 하향행정은 측면 밸브를 통해 물을 배출시킨다.

종류

펌프
펌프

펌프는 에너지를 유체에 전달하는 방법에 따라 분류된다. 기본적인 에너지 전달방법에는 용적변위(容積變位), 운동 에너지 추가, 전자기력의 이용 등 3가지가 있다. 유체는 기계적 수단이나 다른 유체를 이용하여 이동시킬 수 있다. 고속으로 회전시키거나 유동방향으로 역적(力積)을 가함으로써 운동 에너지를 증가시킬 수 있다. 전자기력을 이용하려면 주입된 유체가 좋은 도체(導體)여야 한다. 기체의 이동을 위한 펌프를 송풍기라 하고 기체의 압축에 사용하는 펌프를 압축기라 한다.

변위가 기계적인 수단에 의해 얻어지는 펌프를 양(陽)변위 펌프라고 한다. 키네틱(kinetic) 펌프에서 에너지는 고속회전하는 날개차에 의해 유체에 전달된다. 대체로 양변위 펌프는 상대적으로 소량의 유체를 고압으로 이동시키며 키네틱 펌프는 다량의 유체를 저압으로 이동시킨다. 유체가 부가적(附可的)인 압력이나 속도가 더해지기 전에 펌프 안으로 유입되려면 일정한 압력이 필요하다.

입구압력이 너무 낮으면 캐비테이션(cavitation:펌프 안의 유체 속에 眞空이 형성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캐비테이션이 발생하는 주요원인은 흡입관에서의 액체증발이다. 액체와 함께 펌프 안으로 흡입된 기체 방울들은 고압영역에서 터져 과다한 소음·진동·침식·부식을 초래한다.

펌프의 주요특징은 필요한 입구압력, 일정한 총수두(總水頭)의 수용력, 특정 유체의 압송효율을 백분율로 나타낸 값 등이다. 압송효율은 당밀과 같은 점성유체보다는 물과 같이 유동성이 큰 유체가 훨씬 높다. 액체의 점성은 보통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줄어들기 때문에 점성이 매우 큰 액체를 효율적으로 주입하기 위해 가열하는 방법이 공업에서 주로 사용된다.

양변위 펌프

매 작동주기마다 일정한 양의 유체를 끌어올리는 양변위 펌프는 크게 왕복형과 회전형의 2가지 종류로 나누어진다.

왕복형 펌프에는 피스톤형·플런저형·격막형이 있으며, 회전형 펌프에는 톱니바퀴형·로브형·나사형·날개형·캠형이 있다. 피스톤 펌프에서는 실린더 내부에서 피스톤이 왕복운동을 하는 반면 플런저 펌프에서는 플런저가 움직인다. 그리고 플런저 펌프에서는 플런저가 고정된 충전밀봉장치를 통해 유체 속으로 밀려 움직이는 반면, 피스톤 펌프에서는 충전밀봉장치가 실린더 밖에서 유체를 밀어내는 피스톤에 달려 있다.

피스톤이 밖으로 움직이면서 실린더 바깥쪽으로 이동하면 실린더 내의 유효용적이 증가해 유체가 한 방향으로만 흐를 수 있는 입구 밸브를 통해서 들어가고, 그후 다시 피스톤이 안으로 이동하면 실린더 내의 유효용적이 감소하고 유압이 증가해 유체가 출구 밸브를 통해 밀려나간다. 압송속도는 피스톤의 방향을 바꾸는 점에서 0이며 피스톤의 행정이 절반에 왔을 때 최대가 된다.

피스톤 펌프의 전체적인 압송속도는 피스톤 로드의 왕복운동속도나 피스톤의 행정길이를 바꾸어 변화시킬 수 있다.

피스톤은 증기압·공기압·유압으로 직접 움직이거나, 기계적 연동장치나 캠(전동바퀴의 회전운동을 피스톤 로드의 왕복운동으로 바꿈)에 의해 움직인다. 피스톤 펌프와 플런저 펌프는 고가이지만 신뢰성과 내구성이 뛰어나다. 피스톤 펌프는 수리나 교환을 하지 않고도 100년 이상 작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격막 펌프의 작동원리는 피스톤을 진동하는 유연성 격막으로 대체한 것을 제외하면 피스톤 펌프와 비슷하다.

이 격막은 피스톤 펌프에서 압송하는 유체와 피스톤 패킹이 접촉하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피스톤 펌프와 마찬가지로 유체는 역류방지 밸브를 통해 펌프 속을 오르내린다. 격막은 피스톤(직접 격막에 붙어 있음)이나 압축공기 또는 기름 등의 유체에 의해 기계적으로 작동된다. 격막 펌프는 압송할 물체를 진동시켜 내보내기 때문에 고체 입자가 섞인 유체, 고가이거나 유독성 또는 부식성이 있는 화합물처럼 패킹을 통한 누출이 없어야 하는 유체를 압송할 때 유용하다.

또한 대부분은 작동 도중 압송률의 변화가 가능하다.

그림1은 가장 일반적인 기어 펌프를 보여주고 있다.

한쪽의 기어는 구동되고 다른쪽은 구동 기어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인다. 회전하는 기어에서 맞물리지 않는 부분이 만들어낸 부분진공은 유체를 펌프 안으로 끌어들인 후 회전 기어의 톱니와 고정된 케이싱 사이에 있는 펌프의 다른쪽으로 전달하며, 회전 기어가 서로 맞물리면 압력이 증가하여 유체를 출구방향으로 방출한다. 기어 펌프는 기어가 회전하는 방향에 따라서 유체의 배출방향도 변화한다.

그림2는 내접 기어 펌프를 보여준다. 구동 기어는 톱니가 안쪽으로 깎인 회전자인데, 회전축의 중심이 구동 기어와 다른 유동 기어의 바깥쪽으로 돌출한 톱니와 맞물려 돌아간다. 고정 케이싱 가운데 초승달 모양의 부분은 유동 기어와 회전자 사이의 유체흐름을 나눈다. 기어 펌프는 증기나 기체를 지닌 액체를 압송할 수 있는데, 내부의 가동부가 매끄럽게 움직이도록 압송되는 액체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기체를 압송하는 데는 적당하지 않다. 또 정해진 회전자의 속도로 거의 진동하지 않는 일정한 양의 유체를 공급할 수 있다.

침식이나 부식작용은 누출되는 유체의 양을 증가시킨다. 기어 펌프는 먼지 같은 외부 이물질로 인해 고장나기 때문에 고체 입자를 포함한 유체를 압송하는 데 적합하지 않지만 역류방지 밸브가 필요없어 점성이 매우 큰 액체를 압송할 수 있다.

나사 펌프는 입구에서 생긴 공동(空洞)이 나선형 회전자가 회전할 때 출구 쪽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케이싱 안에서 회전한다. 공동이 생기면 그 안의 부분진공에 의해 유체가 펌프 안으로 빨려들어간다. 그후 이 유체는 전진하는 공동 안쪽으로 이동한다.

고정 케이싱의 모양은 펌프의 방출구에서 공동이 소멸해서 증가한 압력이 유체를 출구 방향으로 밀어내도록 만들어졌다. 나사 펌프는 증기나 고체 입자를 포함한 유체를 압송할 수 있으며, 거의 진동성이 없게 유체를 배출시킨다. 또 입구와 출구에 역류방지 밸브가 필요없기 때문에 점성이 큰 유체를 압송할 때 사용한다. 나사 펌프는 부피가 크고 무겁고 비싸지만, 견고하고 쉽게 닳지 않아서 수명이 매우 길다.

그림3은 날개 펌프를 보여준다.

직4각형의 날개는 회전자의 곡면을 따라 규칙적인 간격으로 꽂혀 있는데, 각 날개는 홈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회전할 때 생긴 원심력이 날개를 바깥쪽으로 움직여서 고정 케이싱에 부딪치게 하여 밀봉(密封)을 형성한다. 회전자가 돌면 펌프의 흡입구 쪽에 부분진공이 생겨 유체를 빨아들이며, 그후 이 유체는 회전자와 고정 케이스 사이의 공간을 지나 반대쪽으로 전달된다. 방출구에서 유용용적의 감소로 인한 압력의 증가가 유체를 출구 방향으로 밀어내는데, 압송물은 회전자의 편심도를 바꾸면 변화한다.

날개 펌프는 입구와 출구에 역류방지 밸브가 필요없기 때문에 증기나 기체가 섞인 액체를 압송할 수 있지만, 고체 입자를 포함한 유체에는 적당하지 않다. 날개형 압축기는 기체를 압송할 때 사용한다. 날개 펌프는 일정한 회전자의 속도로 일정한 양을 거의 진동성 없이 배출시킨다.

날개 펌프는 견고하며 날개를 쉽게 교체할 수 있고, 마모에 대해 자동보정되기 때문에 압송능력은 날개가 심하게 닳기 전까지 영향을 받지 않는다.

키네틱 펌프

키네틱 펌프는 원심력식과 재순환식의 2가지 종류가 있다. 여기서는 유체의 속도수두의 대부분이 압력수두로 바뀐다. 1680년대에 최초의 원심력 펌프가 소개되었지만 20세기까지 키네틱 펌프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원심 펌프에는 유체가 반지름 방향, 축 방향, 그리고 이 2가지가 혼합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 있다.

방사상 유동 펌프는 보통 순원심 펌프라고도 하는데, 가장 일반적인 유형은 그림4에서 설명한 소용돌이꼴 원심 펌프이다. 유체가 고속 회전하는 추진기의 축 근처에 가면 반지름 방향으로 뿜어내고 부분 진공이 생겨 더 많은 유체를 펌프 안으로 끊임없이 빨아들인다. 소용돌이꼴 원심 펌프는 튼튼하고 저가이며, 소음이 없고 내식성이 좋다. 또한 소형이며 구조가 간단하여 입구·출구에 역류방지 밸브가 필요없다. 소용돌이꼴 원심 펌프는 고체 입자가 섞인 액체를 압송할 수 있지만 증기가 조금이라도 섞인 유체를 압송하면 캐비테이션이 발생해 유체 흡입이 단절된다. 이 펌프는 비교적 점성이 없는 유체에 적당하며 점성이 있는 유체를 사용할 경우 성능이 급격히 감소한다. 방사상 유동 펌프의 또다른 종류인 확산 펌프에서는 유체가 추진기를 떠난 뒤 고리 모양의 고정판을 지나는데, 이것은 유동을 조절하고 속도수두를 효율적으로 압력수두로 바꾸어 물체를 확산한다. 축 방향 원심 펌프는 회전자가 프로펠러이다. 유체는 그림5에 나타난 것처럼 축에 평행하게 흐르며 펌프의 방출구에는 프로펠러에 의해 생긴 회전속도를 없애기 위한 확산판이 있다. 축류 압축기는 가스를 압송하기도 하며, 유체와 기체가 섞인 유동을 압송할 때는 유체를 소용돌이꼴 케이싱 안에 반지름 방향과 축 방향으로 방출한다.

재순환 펌프는 터빈 또는 주변 펌프라고도 하는데, 임펠러는 케이싱 내의 고리형 통로에서 회전하는 테두리 양쪽에 날개를 가지고 있다. 유체는 임펠러 끝에서 아무렇게나 흘러나오지 않고 추진기 축 아래로 재순환하는데, 이 재순환이 발생수두를 증가시킨다. 재순환 펌프는 틈이 작기 때문에 고체 입자를 포함한 액체의 압송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이 펌프는 증기를 비롯한 기체를 포함하고 있는 액체를 압송할 수 있는데, 사실은 그 틈을 밀봉할 수 있을 만큼의 액체를 포함한 기체를 압송할 수 있는 것이다. 재순환식 펌프는 유동성 액체를 압송하는 데에만 적합하다.

전자 펌프

전자 펌프는 전도성이 좋은 유체를 압송할 때 사용하는데, 도관을 자기장 속에 놓고 전류를 관에 직각으로 흐르게 하여 유동 방향으로 전자기력을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전류와 자기장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 전자 펌프는 전기 모터와 원리면에서 같으며 핵반응로의 냉각에 사용되는 액체 금속을 압송할 때 쓰인다.(→ 수리학, 급수설비)

기타 종류의 펌프

기체양수(氣體揚水) 펌프는 우물바닥에 있는 물을 끌어올릴 때 사용된다. 그림6에서처럼 압축공기를 바닥 근처에 유입시키면 그 공기와 물의 혼합물이 주위에 있는 물보다 가벼워져 부력이 커지므로 위로 솟아 배출된다. 기체양수 펌프는 가동부가 없으므로 고체 입자가 섞인 액체를 압송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이 펌프는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과거에는 물·해수·석유 등을 압송하기 위해 널리 사용했다.

제트 배출기 펌프에서는 유체가 벤투리 노즐을 통과하면서 유체의 2차 흐름을 끄는 흡입력을 발생시킨다. 흡인(吸引) 펌프에서는 물이 벤투리 노즐을 통해 흘러서 공기를 빨아들인다. 흐름 배출기는 다량의 기체를 저압으로 압송할 때 널리 사용되는데, 고속의 흐름이 펌프의 본체에 들어가 운동량의 일부를 입구에서 빨아들인 기체에 전달한다. 제트 배출기 펌프는 1850년 무렵까지 사용되었다.

수압 펌프는 아래로 흐르는 물의 에너지를 사용해 그 물의 전체량 중 한 부분을 낙차보다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릴 때 사용한다. 입구관에 흐르는 물은 역류방지 밸브를 닫는다. 수격작용(水擊作用:물의 유동을 갑자기 멈추면 망치로 두드리는 것과 같은 효과가 일어나는 작용)이 일어나면 운동 에너지가 압력 에너지로 바뀌기 때문에, 2차 역류방지 밸브가 열려서 물이 공기실로 들어와 배출관 위로 나간다. 입구와 수관의 압력이 떨어지면 1차 역류방지 밸브가 다시 열린 뒤 압축공기가 역류방지 밸브를 공기실 쪽으로 닫음으로써 한 주기 운동이 끝나고, 이 과정이 되풀이된다. 그 결과 입구관에 흐르는 물의 약 15%를 낙차의 5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수압 펌프는 18세기 후반에 개발되어 현재 용수공급에 사용된다. 한편 진공 펌프는 대기압보다 압력이 낮은 기체를 압축해서 대기압의 기체로 방출하는 압축기이다(→ 자기유체역학발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