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트뤼도(Pierre Elliott Trudeau)

1969~79, 1980~84년 총리를 지냈다.

그는 캐나다와 중국의 외교관계를 수립했고(1970), 캐나다와 프랑스 간의 관계를 개선했으며, 캐나다에서 프랑스계 분리주의 운동을 무산시켰다. 또한 영국 의회로부터 캐나다를 독립시키고, 민권조례와 헌법개정권을 원칙적으로 첨가한 캐나다 신(新)헌법을 제정했다. 트뤼도는 우트르몽의 부유한 몬트리올 교외지역에 있는 스코틀랜드-프랑스계 프랑스 가문에서 성장했다. 엘리트적인 예수회 예비학교 장 드 브레뵈프에서 공부했고, 몬트리올대학교에 입학하여 1943년 법학학위를 받았다.

그후 추밀원에서 사무직원으로 3년간 근무했으며, 1950년에는 월간 비평잡지 〈자유도시 Cité Libre〉의 창간을 도왔다. 1951~61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특히 노동 및 시민권과 관계된 사건에 관심을 기울였다. 1961~65년 몬트리올대학교에서 법학과 조교수로 재직하다가 1965년 '새바람'을 일으킨 자유당 소속으로 하원의원에 선출되었다.

1967년에는 총리 레스터 B. 피어슨을 위해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을 순방했는데, 피어슨은 트뤼도를 정무차관(1966)·법무총재·법무장관 등에 임명했다. 법무장관시절 트뤼도는 3개의 비인기 사회복지법안들, 즉 엄격한 무기통제법, 낙태반대법 개혁안, 동성연애반대법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피어슨 총리가 사임의사를 밝히자 트뤼도는 자유당의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선거운동을 전개했다.

다채로운 경력, 불필요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태도, 진보적인 사상의 소유자였던 그는 20명의 당수직 후보 가운데 가장 인기가 좋았다. 1968년 4월 6일 그는 자유당의 당수가 되었고, 2주일 후에는 캐나다의 총리로 취임했다. 확고한 반(反)분리주의자였던 그는 1970년 퀘벡 자유연맹(Front de Libération Du Québec)의 테러주의자들에게 강경한 조치를 취했다.

1972년 10월 선거에서 세력이 크게 약화된 트뤼도와 자유당은 신민주당과 연립하여 약체정부를 구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후 2년 6개월 동안 총리인 트뤼도는 의회에서 불신임투표에 회부되었다. 그러나 1975년 7월 선거에서 자유당은 확실한 과반수를 획득했고, 의회에서 자유당의 의석수도 증가했다. 1970년대에 트뤼도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경제적·국내적 문제들과 씨름했다. 1979년 5월 22일 실시된 전국 총선에서 트뤼도는 재선되었지만 그의 자유당은 과반수 확보에 실패했고, 이에 따라 진보보수당이 약체정부로서 정권을 장악했다.

그러나 1980년 2월 18일 총선에서 자유당은 재집권했고, 트뤼도는 3월 3일 총리로서 자신의 4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1980년 5월 20일 퀘벡 주에서 실시된 일반투표에서 프랑스계 분리주의자의 제안이 부결되자 트뤼도는 캐나다 헌법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그가 제안한 헌법 개혁안에는 영국 의회는 캐나다 헌법의 개정권을 캐나다인에게 이전해야 한다는 '페이트리에이션'(patriation) 조항, 인권헌장, 연방정부의 경제권 확대 조항, 최고법원과 같은 연방구조를 제도적으로 변화시키는 조항 등이 포함되었다. 1981년 12월 2일 캐나다 하원은 트뤼도의 헌법개혁안을 246 대 24로 가결시켰는데, 단지 퀘벡 주 출신 의원들만 이 개혁안에 반대했다.

1982년 4월 4일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2세는 캐나다가 영국 의회로부터 독립했음을 선언했다. 이러한 정치개혁을 실현시킨 후 트뤼도는 캐나다의 경제적 독립을 확보하는 데 그의 나머지 임기를 보냈다. 또한 그는 산업화된 선진국과 제3세계 국가 사이의 교역관계를 진전시키는 한편 국제적인 군축회담을 촉구했다. 1984년 2월 29일 자유당 당수직에서 물러났지만, 같은 해 6월 그의 후임자가 당 지도회의에서 결정될 때까지 총리직에 남아 있었다.

그의 저서로는 〈연방주의와 프랑스계 캐나다인 La Fédéralisme et la société Canadienne-Franaise〉(1967)·〈정치입문 Les Cheminements de la Politique〉(1970)·〈캐나다인과의 대화 Conversations with Canadians〉(1972)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