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

트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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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음악인류학자들은 입술을 진동시켜 소리를 내는 악기를 모두 트럼펫으로 분류한다. BC 2000년 이집트에서 사용했던 최초의 금속 트럼펫은 1~2개의 음만을 낼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의식용 또는 군대용 악기였다. 중세에 이르러 음악용 악기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가장 오래된 트럼펫은 60㎝ 정도 되는 곧은 관을 가졌고, 2m에 달하는 곧은 모양의 관이 있는 뷔진은 오랫동안 왕의 화려한 행렬에 사용되었다. 1500년경에는 오늘날처럼 고리 모양의 길고 구불구불한 관을 가진 트럼펫이 나왔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음악가들은 자연 배음렬 이외의 음들을 연주하기 위해 관의 일부를 미끄러지게 하여 길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은 19세기 영국 관현악단에서 슬라이드 트럼펫이라는 이름으로 재등장했다. 한편 1828년경 독일에는 밸브 트럼펫이 등장했는데 이것은 대개 F조로 조율되었다. 20세기에 와서는 크기가 더 작은 B♭조 트럼펫을 보편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트럼펫(trumpet)
트럼펫(trumpet)

음악인류학자들은 금관으로 만든 트럼펫뿐 아니라 뿔·고둥껍질·갈대·나무 등으로 만들었다 하더라도 입술을 진동시켜 소리를 내기만 하면 모두 트럼펫으로 분류한다.

BC 2000년 이집트에서 사용했던 최초의 금속 트럼펫은 1~2개의 음만을 낼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의식용 또는 군대용 악기였다.

그후 다양한 형태의 군대용, 때로는 신호용 악기로 사용하다가(예를 들면 그리스의 살핑크스[salpinx]는 곧게 뻗은 형태이고, 로마의 튜바[tuba]도 비슷한 모양이지만 로마의 리투우스[lituus]는 벨[나팔]의 끝부분이 밖으로 뻗어 있음), 중세에 이르러 음악용 악기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후의 형태로는 16~18세기의 자연 트럼펫과 밸브 발명(1815경) 이후의 현대식 밸브 트럼펫이 있다.

밸브 트럼펫은 주로 B♭ 악기로 조율하는데, 이전과 마찬가지로 끝에 나팔꽃 모양의 벨이 달린 원통형 관을 사용하되, 대개 마우스피스 쪽으로 가면서 관을 점점 가늘게 하여 소리에 융통성을 더했다. 벨 쪽의 굴곡 부분에는 튜닝 슬라이드가 붙어 있다. 음역은 높은음자리표 아래 F#음부터 시작해서 연주자의 능력에 따라 매우 높은 음들을 낼 수 있다.

트럼펫 음악의 기보는 실제 음보다 장2도 높여 적는다.

마우스피스는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다. 관현악단 연주자들은 대개 넓고 깊은 마우스피스를 선호하는 반면, 댄스 밴드와 재즈 연주자들은 높은 음역에서 커다란 세기의 지속음을 연주하기 쉽도록 좁고 얇은 마우스피스를 선호한다.

소리의 성질은 벨에 약음기를 집어넣어 변화시킬 수 있고, 약음기는 나무로 만든 원뿔형과 그밖에 알루미늄으로 만든 다양한 형태가 있다. B♭조 이외의 조로 된 악기도 많이 쓰였다. D조로 조율된 '피콜로' 트럼펫은 바흐 트럼펫이라고도 부르며, 1890년경 벨기에의 악기 제작자 빅토르 마이용이 높은 음역을 요구하는 바흐나 헨델의 트럼펫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고안했다. 그밖에도 이전의 E♭조 트럼펫과 C조 트럼펫, F조와 높은 B♭조로 된 피콜로 트럼펫, B♭조로 된 베이스 트럼펫 등이 있다.

자연 트럼펫(밸브가 없는 트럼펫)이 낼 수 있는 음은 다음과 같이 자연 배음열 위의 음들이다(c'는 가온 C음을 나타냄).

(c) g c′ e′ g′ (b♭′) c˝ d˝

(2) 3 4 5 6 7 8 9

e˝ (f#˝) g˝ (a˝) (b♭˝) b˝ c′˝

10 11 12 13 14 15 16

제2배음은 낼 수 없고, 제7배음도 음계상 정확한 b♭음을 내지 못한다.

제11·13·14배음들도 마찬가지로 정확한 음높이를 내지 못하지만, 기술적으로 연주하면 제11배음은 F나 F#, 제13배음은 A나 G#을 낼 수 있다. 현대식 밸브 트럼펫은 대체로 이 배음열 중 2번째 음에서 12번째 음까지를 사용하고, 밸브를 누르면 관의 길이가 늘어나 반음계(한 옥타브를 12음으로 나눈 음계)의 사이음들(즉 반음들)을 낸다.

가장 오래된 트럼펫은 60㎝ 정도 되는 곧은 관을 가졌고, 거의 2m에 달하는 곧은 모양의 관이 있는 중세의 뷔진은 오랫동안 왕의 화려한 행렬에 사용되었다(→ 뷔진). 관의 길이가 늘어나면 그만큼 자연배음의 숫자가 늘어나게 되지만, 음역은 연주자가 입술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변한다.

1400년경의 트럼펫은 관의 길이가 너무 길어 연주와 악기의 이동을 위해 관을 S형으로 만들 정도였고, 1500년경에는 오늘날처럼 고리 모양의 길고 구불구불한 관을 가진 트럼펫이 나왔다. 1600년경에는 궁정과 길드 트럼펫 연주자들이 케틀 드럼의 반주로 이제까지보다 더 높은 클라리노(clarino) 음역에서 선율을 연주했다. 클라리노(3옥타브 이상의 높은 배음렬의 음들을 내는 기교적인 트럼펫 연주 또는 연주법)의 음역에서는 자연배음들만 가지고도 장음계의 모든 음을 낼 수 있다(따라서 높은 음을 연속적으로 빠르게 연주할 수 있음). 자연 트럼펫은 마우스피스 근처의 본관에 별도로 끼워 쓰는 구부러진 변조관을 사용하면서부터 조(調)를 바꿀 수 있었다(변조관을 붙여 연주하면 늘어난 길이만큼 음높이가 낮아져 어떤 조로도 배음렬의 음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됨). 바흐 시절에는 관현악단용 트럼펫에 D조 변조관을 가장 많이 사용했고, 18세기말이 되면서 작곡가들은 점차 F조에서 낮은 B♭조까지로 된 변조관을 많이 사용했다.

사회적·음악적 변화로 인해 클라리노 연주는 쇠퇴했고, 관현악단의 관현악 부분은 주로 클라리노 이하의 연주하기 쉬운 음역들로 작곡되었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음악가들은 자연 배음렬 이외의 음들을 연주하기 위해 관의 일부를 미끄러지게 하여 길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고(미끄러지는 부분을 슬라이드라고 하는데, 슬라이드로 관의 길이를 조절하면 밸브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자연 배음렬 위의 음높이들을 조절할 수 있음), 이것은 트롬본의 슬라이드 원리에서 빌려온 것이었다.

바흐 음악에는 간혹 마우스파이프라는 슬라이드가 달린 독일 트럼펫인 트롬바다티라르시(tromba da tirarsi)가 사용되었다. 또한 영국의 플랫트럼펫(flat trumpet : 1695경)은 마우스피스 근처의 관 위쪽에 굽은 형태의 슬라이드가 붙어 있었고, 이것은 19세기 영국 관현악단에서 종종 슬라이드 트럼펫이라는 이름으로 재등장했다.

한편 1801년 이후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에서는 손가락구멍 위에 키[件]가 덮인 트럼펫이 유행했다. 1828년경 독일에는 밸브 트럼펫이 등장했고 이것은 대개 F조로 조율되었다. 미국과 영국의 연주자들은 관현악단의 트럼펫 악기로 코넷을 더 좋아했기 때문에 밸브 트럼펫이 다소 늦게 수용되었다. 20세기에 와서는 크기가 더 작은 B♭조 트럼펫을 보편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