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

크레인

다른 표기 언어 Stephen Crane
요약 테이블
출생 1871. 11. 1, 미국 뉴저지 뉴어크
사망 1900. 6. 5, 독일 바덴 바덴바일러
국적 미국

요약 미국의 소설가·시인·단편작가.

소설 〈거리의 소녀 매기 Maggie:A Girl of the Streets〉(1893)·〈붉은 무공 훈장 The Red Badge of Courage〉(1895)과 단편 〈무갑판선 The Open Boat〉·〈신부가 옐로 스카이로 온다 The Bride Comes to Yellow Sky〉·〈블루 호텔 The Blue Hotel〉 등이 유명하다.

감리교 목사였던 아버지 조너선 크레인이 1880년에 죽자 14명의 자녀 중 막내인 스티븐은 신앙심이 깊고 의지가 강한 어머니 손에서 자랐다.

1888~90년 클래버랙대학 예비학교를 다닌 뒤 2년 남짓 대학에서 공부하다가 뉴욕 시로 가 의대생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자유기고가로 문학활동을 시작했다. 자유분방한 학창시절을 보내는 한편 바워리 빈민가를 기웃거리고 뉴욕 주 포트저비스 근처의 교외에 사는 상류층 친척들도 방문하는 등 여기저기를 떠돌면서 〈거리의 소녀 매기〉를 썼다.

이 작품은 학대받으며 사는 슬럼가의 한 순수한 소녀가 창녀로 전락하고, 결국 자살하는 과정을 동정어린 시선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이 소설은 당시에는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자비를 들여 가명으로 출판했다. 〈거리의 소녀 매기〉를 출판한 뒤 더욱 가난해진 크레인은 무명의 자유기고가로 지내다가 햄린 갈런드와 영향력 있는 비평가 윌리엄 딘 하우얼스와 친하게 되었다. 1895년 〈붉은 무공 훈장〉·〈검은 기수들 The Black Riders〉을 출판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거리의 소녀 매기〉와는 분위기와 기법이 전혀 다른 〈붉은 무공 훈장〉은 격렬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진실을 찾으려는 한 젊은 병사의 모습을 섬세하게 묘사한 표현주의 계열의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 헨리 플레밍은 두려움·소심함·공명심을 극복하고, 남북전쟁의 어느 이름없는 전투에서 용기와 겸손과 지혜를 얻게 된다.

크레인은 전쟁을 경험하지 않았으면서도 실제 전투를 실감나게 재현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 참전용사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다.

그뒤의 짧은 여생은 혼란과 개인적인 재난으로 점철되었다. 인습에 얽매이지 않은 그의 태도와 짓밟힌 사람들에 대한 그의 관심은 험담을 불러일으켰고, 약물중독과 악마숭배라는 누명까지 뒤집어씌워 깔끔한 성미의 그를 괴롭혔다. 전쟁문학작가로서의 명성도 있고, 자신이 전투중의 심리를 제대로 추측했었는지도 알고 싶었던데다가 죽음과 위험에 매료되어 있었으므로 종군기자가 되어 그리스와 쿠바에 갔다.

처음에 크레인은 1897년 쿠바 폭동을 취재하려다가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가 탄 배 코모도르 호가 5,000달러어치의 탄약을 실은 채 침몰했는데, 익사한 것으로 보도된 크레인은 선장·요리사·급유 담당원과 함께 구명정을 타고 가까스로 해안에 닿았다. 위험한 파도 속을 헤엄쳐나오기 위해 금으로 된 전대(纏帶)까지 포기했는데, 이 체험은 세계적인 걸작으로 꼽히는 단편소설 〈무갑판선〉을 탄생시켰다. 쿠바에 갈 수 없게 되자 그는 뉴욕의 〈저널 Journal〉 기자로 그리스-터키 전쟁을 취재하러 그리스에 갔다.

그는 전에 포주였던 코라 테일러와 동행했는데, 전쟁이 끝나자 그녀와 함께 영국 서리 주 옥스테드에 정착했다. 1898년 4월 그는 처음에는 뉴욕 〈월드 World〉 기자로, 그뒤에는 뉴욕 〈저널〉 기자로 미국-스페인 전쟁을 취재하러 쿠바에 갔다. 전쟁이 끝나자 그리스 전쟁을 다룬 소설 〈참전 Active Service〉의 초고를 썼고, 영국을 떠난 지 9개월 만에 코라에게 돌아와 서식스 주 브레드플레이스에 있는 14세기 호화저택에서 살았다.

사회적으로나 문학적으로 허영심이 많았던 어리석은 여자 코라는 크레인에게 사회적 지위를 높이도록 부추겨서 그의 파멸을 앞당겼다. 그들은 가깝게 지내던 문인 조지프 콘래드, 포드 매독스 포드, H.G. 웰스, 헨리 제임스 및 크레인의 아일랜드 로맨스 〈오러디 The O'Ruddy〉를 완성시킨 로버트 바 등 수많은 식객들을 접대하느라 빈털터리가 되었다.

이때부터 크레인은 시간과 병과 빚과의 처절한 전투를 시작했다.

바워리 시절과 기자 시절에 고생을 많이 한데다 건강을 돌보지 않은 결과, 젊은 나이에 치명적인 병을 얻었다. 그는 결핵에다 쿠바에서 얻은 유행성 말라리아까지 겹쳐 젊은 나이에 죽었다.

〈붉은 무공 훈장〉 이후에 쓴 몇 편 안 되는 장편소설은 별 가치가 없지만, 단편소설은 뛰어난 걸작들을 남겼다. 〈괴물 The Monster and Other Stories〉(1899)·〈휠럼빌 이야기 Whilomville Stories〉(1900)에서는 작은 마을에서 보낸 젊은시절의 경험을 그렸고, 〈조지의 어머니 George's Mother〉(1896)에서는 또다시 바워리 시점을 다루었다.

젊었을 때 남서부와 멕시코로 여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블루 호텔〉·〈신부가 옐로 스카이로 온다〉를 썼으며, 〈작은 연대 The Little Regiment〉(1896)에서는 다시 남북전쟁 이야기를 썼다. 〈무갑판선과 그밖의 모험이야기 The Open Boat and Other Tales of Adventure〉(1898)·〈빗속의 상처 Wounds in the Rain〉(1900)는 종군기자 시절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뛰어난 단편작품에는 다채로운 배경과 극적인 사건 및 섬세한 인물묘사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숙명을 탐구하는 남다른 재능이 잘 나타나 있다.

다루는 범위는 훨씬 좁지만, 압운이 없고 운율이 있는 자유시 형식으로 씌어져 독특하고 기지가 번뜩이는 그의 시는 〈전쟁은 친절하다 War Is Kind〉(1899)에 실려 있다.

발표 당시 추잡하다고까지 여겨진 철저한 사실주의 작품 〈거리의 소녀 매기〉로 소설의 새로운 장(場)을 연 크레인은 프랭크 노리스, 시어도어 드라이저, 제임스 T. 패럴 등의 사회주의 소설로 대표되는 다음 세대의 문학사조를 선도했다.

크레인은 〈붉은 무공 훈장〉을 '두려움의 심리묘사'로 구상했고, 평론가들도 이 작품의 심리적 사실주의를 높이 평가했다. 남북전쟁을 사실적으로 다룬 최초의 작품으로서 많은 인기를 얻은 이 소설은 전쟁소설의 일반적인 통념을 깨면서 당시로서는 전혀 새로운 양식을 확립했다. 종군기자·언론인·소설가·단편작가·시인으로서 크레인이 성공한 비결은 조롱과 연민, 환상과 현실, 절망과 희망 사이의 긴장을 잘 유지한 데 있다. 크레인은 명문장가였으며, 서로 갈등하는 2가지 명제 사이의 대조를 극적으로 제시한 탁월한 소설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