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토선

지토선

다른 표기 언어 地土船

요약 조선시대 지방주민이 소유한 선박.

토선(土船)이라고도 한다. 지토선은 지역에 따라 경기선(京畿船)·호남선(湖南船)·영남선(嶺南船)으로, 형태에 따라 삼선(杉船)·통선(桶船)·노선(櫓船)·광선(廣船)·협선(狹船)으로, 크기에 따라 대선·중선·소선·소소선(小小船)으로 나뉘었다. 또 용역에 따라서는 어선·상선·시탄선(柴炭船)·급수선(汲水船)으로 나뉜다. 지토선은 삼국시대부터 존재했다고 생각되지만, 특히 조선 후기에 이르러 선운업(船運業)이 발달하고 조선업(造船業)이 성장하면서 선형(船型)과 선종(船種)이 다양해지고 선박의 구조가 세분화·전문화되었다. 이는 기술발달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18세기를 기점으로 그 전에는 대체로 소형이고, 구조도 원시적이어서 근거리 항해가 중심이었으나 그 후에는 점차 운송선으로서 용도가 중시되어 적재능력이 제고되고 그 구조 역시 대형화·전문화되었다. 즉 지토선은 처음에는 고깃배·소금배·장삿배가 중심이었으나 산업발전으로 물량이 늘어나면서 세곡(稅穀)과 지조(地租)의 운송이 시대적 요청으로 제기되었다.

연해안이나 하천연변의 여러 고을을 중심으로 분포되었는데 특히 삼남지방에 집중적이었다. 지토선에 대한 관리가 본격화된 것은 임진왜란 이후 재정난에 따라 세원(稅源)의 하나로 주목되면서부터였다. 이것은 어염·염업·선운업이 그 성장의 바탕을 굳건히 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지토선의 대두와 활동은 민간 선운업의 자율적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며, 그들의 선가(船價)·임가(賃價)를 통한 재화의 축적을 시도하면서 종래의 어선·상선의 위치에서 더 나아가는 매우 의미있는 현상이었다.

17세기에 들어서는 거의 전기간에 걸쳐 대동미 운송을 주도했는데 이후 경강선 등과 경쟁하여 잠시 그 역량이 감퇴되었으나, 18세기 중엽 경강선 동원이 문제가 되어 다시 지토선의 활약이 주목되었다. 특히 경상도 지방 대동미의 운송은 지토선이 거의 전담하고 있었다. 이를 통한 운송능력의 발달은 당시의 유통경제의 성장을 촉진하는 매체가 되었으며, 그들의 선가·대가(貸價)를 통한 재화의 축적을 시도하면서 전업적 지위를 구축하고자 관부와 계약관계를 맺은 것은 경제사적으로 근대성을 보여준 단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