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았던 고대 그리스인들은 지구 표면을 나타내는 지구의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크라테스가 BC 150년에 지구의를 만들었다고 하며, 남아 있는 것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지구의는 1492년에 마르틴 베하임이 뉘른베르크에서 만든 것이다.

베하임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동양에 이르는 서쪽 항로를 개척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고대에는 별자리를 나타내는 데도 지구의가 쓰였으며, 현존하는 것으로 가장 오래된 천구의는 AD 25년경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파르네세 천구의이다. 특히 속이 빈 오늘날의 지구의는 판지·플라스틱·금속 등 대개 가볍고 튼튼한 물질로 만들지만 반투명인 것도 있고 부풀릴 수 있는 것도 있다.

지구의는 지구의 기울어진 상태를 나타내기 위해 보통 수직선에서 23.5° 기운 축에 놓여 있다. 지구의는 크게 사막·산맥들과 같은 자연의 특징들을(가끔 돋을새김으로 주조) 보여주는 물리적 형태의 지구의와 나라·도시 등을 보여주는 정치적 형태의 지구의가 있다. 대부분의 지구의가 땅 표면을 강조하는 데 비해 바다 밑바닥을 보여주는 지구의도 있으며, 지구 외에도 달을 비롯하여 다른 천체의 표면을 나타내기 위해 만들 수도 있다. 천구의는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