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다른 표기 언어 novel , 長篇小說요약 단편소설·중편소설에 비해 분량이 많은 소설. 일반적으로 200자 원고지 1,000장 이상의 분량을 말한다.
서양에서는 소설이라 하면 보통 장편소설을 뜻한다. 이 긴 소설형식은 짧고 집약적인 양식들보다 훨씬 더 많은 작중인물, 더 복잡하게 뒤얽힌 플롯, 더욱 폭넓게 발전하는 분위기보다 더 지속적이고 미묘한 작중 인물의 탐구를 가능케 한다. 따라서 패러독스를 포함한 다원다중적 기술이 가능하며, 이론적 사변을 초월한 복잡하고 무정형한 인간심리와 사회적 현상을 다루는 데에 한층 더 적합하기 때문에, 근대 소설가들은 실증적인 현실인식과 인간탐구의 수단으로 장편소설을 이용하려고 했다.
발자크·졸라·톨스토이·도스토예프스키·디킨스·새커리 등의 장편소설, 로맹 롤랑, 쥘 로맹, 토마스 만의 대하소설은 그러한 야심이 빚어낸 훌륭한 성과이다. 한편 19세기적 실증주의 사조가 쇠퇴하고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1913~27)나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Ulysses〉(1922)와 같이 관찰자와 관찰대상, 주관과 객관의 소박한 이원론에 의문을 던져 소설관의 전환을 강요하는 작품들이 출현하자, 현실인식의 노력 자체가 인식의 불가능성을 드러냄으로써 장편소설의 성립기반을 무너뜨렸다. 그후에도 포크너·뷔토르·마르케스 등 이 장르의 부활을 꾀한 작가도 많았지만 범람하는 장편소설의 통속성은 막기 어려웠다. 그런 의미에서 사르트르의 〈자유에의 길 Les Chemins de la liberté〉(1945~49)이 미완성으로 끝난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장편소설에 대한 이론적·역사적 연구를 체계적으로 수립한 사람으로는 G. W. F. 헤겔, G. 루카치, M. 바흐친, R. 지라르, L. 골드만 등을 들 수 있다.
한국의 소설 가운데 장편소설에 속하는 대표작으로는 이광수의 〈무정〉, 염상섭의 〈삼대〉, 김동인의 〈대수양〉, 박경리의 〈토지〉, 황석영의 〈장길산〉, 조정래의 〈태백산맥〉 등을 들 수 있다.→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