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운변화

음운변화

다른 표기 언어 音韻變化

요약 역사적으로 음운의 체계나 배열방식이 변하거나 개별 단어의 음운이 변화하는 것.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어나는 역사적 변화가 아니고 같은 시대의 언어 안에 존재하는 '잡는다→잠는다' 같은 경우, 음운교체나 음운변동이라고 하여 음운변화와 구별한다.

음운변화는 '>'로 표시하고 음운변동은 '→'로 표시한다. 음운변화는 변화하는 대상이 무엇인가에 따라 ① 음운체계가 변화하는 것, ② 음운의 배열방식이 변화하는 것, ③ 개별 단어의 음운이 변화하는 것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음운체계나 음운의 배열방식이 바뀌면 개별 단어의 음운도 자연히 변화하게 되지만 3번째 유형은 앞의 2가지 변화와 관련없이 일어나는 것만 뜻한다.

음운체계가 변화하는 방식에는 서로 다른 둘 이상의 음운이 하나의 음운으로 합쳐지는 합류와, 하나의 음운이 둘 이상의 음운으로 갈라지는 분기가 있다.

중세국어의 '이미지'가 16세기 무렵에 단어 첫머리가 아닌 곳에서 '으'로 바뀌었고 18세기 무렵에는 단어의 첫머리에서 '아'로 바뀌었는데 이 변화로 모음체계에서 '이미지'가 사라졌다. 이 변화를 달리 말하면 /이미지/와/으/, /이미지/와 '아'의 합류라고 할 수 있다. 고대영어의 /f/는 모음 사이에서 [v] 로 발음되고 나머지 경우에 [f] 로 발음되는 하나의 음운이었는데, 모음 사이가 아닌 곳에 [v] 를 가진 단어가 프랑스어로부터 들어오자 'feel :veal'과 같은 대립이 생기고 /ff/와 구별되는 음운 /v/가 생겨났다.

즉 [f] 와 [v] 는 원래 /f/의 이음들이었다가 서로 다른 음운으로 분기한 것이다. 합류는 음운이 그 자격을 잃게 되는 변화이므로 비음운화라고 부르기도 하며, 분기는 음성이 음운의 자격을 얻게 되는 변화이므로 음운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재음운화라는 것도 있는데 음운의 음가만 변한 경우를 가리키므로 음운변화가 아닌 음성변화에 속한다. 음운의 배열방식이 변화한 예는 근대에 '쟈·져·죠·쥬'가 각각 '자·저·조·주'로 바뀐 데서 볼 수 있다. 근대 이전에는 'ㅈ' 뒤에 /j/가 이어질 수 있었는데 이것은 음운변화가 아닌 음성변화에 속한다. 개별 단어의 음운이 바뀌는 방식에는 이웃한 음운과 비슷해지는 동화(믈〉물), 달라지는 이화(거붑〉거북), 첨가(더디다>더지다〉던지다), 도치(이륵이륵〉이글이글) 등이 있다.

음운체계의 변화는 기존의 음운체계가 불안정하게 되었을 때 일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좀더 안정된 체계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정확한 이유는 밝힐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음운체계의 변화를 무조건변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음운의 배열방식의 변화나 개별 단어의 음운의 변화는 일정한 조건에서만 일어나기 때문에 조건변화라고 부른다. 그 중 동화·축약·탈락은 발음을 더 쉽게 하기 위해서, 이화·첨가는 발음을 더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떤 음운변화든지 한 순간에 일어나 완료되는 일은 없다.

일정기간 동안에 점진적으로 변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방언에 따라, 또 같은 방언을 쓰는 지역에서도 사람에 따라, 나아가 같은 사람의 경우에도 단어에 따라 그 변화가 빠르기도 하고 늦기도 한다. 그 변화가 완전히 일어난 후에는 방언이나 개인이나 단어에 따라 변화결과가 별로 다르지 않겠지만 변화가 일어나는 도중에 어떤 이유로 변화가 멈추게 되면 변화가 일어나는 쪽과 일어나지 않은 쪽에 음운론적인 차이가 생겨나게 된다. 음운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에 대한 연구는 최근에 방언학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