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강

시리아에서 남쪽으로 흐르며 이스라엘을 지나 요르단에 이른다.

요르단 강(Jordan River)

한 원류는 시리아의 헤르몬 산 동남쪽 비탈에서 발원하고 다른 원류들은 레바논에서 발원한다. 높은 고원지대 사이의 깊은 골을 따라 흘러 훌라 계곡 지난 요르단 강은 갈릴리 호를 가로질러 해수면 아래 400m 깊이의 사해(死海)로 흘러든다. 총길이는 360km가 넘지만 구불구불하게 흐르기 때문에 발원지와 사해 사이의 실제 거리는 200km도 되지 않는다.

요르단 강은 예부터 국경선 구실을 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1948년 이후 갈릴리 호 몇 km 남쪽에서부터, 왼쪽에서 흘러드는 야비스 강과의 합류지점까지 이스라엘(서쪽)과 요르단(동쪽) 사이의 국경선 구실을 해왔다.

그러나 1967년 이스라엘군이 야비스 강의 합류지점 남쪽, 요르단 강 서쪽 기슭의 요르단 영토를 점령하자 요르단 강은 멀리 사해까지 이어지는 휴전선이 되었다. 그리스인들은 요르단 강을 아울롱이라고 불렀으며 아랍인들은 앗샤리아('물 긷는 곳'이라는 뜻)라고 하기도 했다. 그리스도교도·유대교도·이슬람교도 모두가 요르단 강을 신성하게 여긴다.

예수가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곳도 이 강이었다.

일반적으로 요르단 강 하곡이라고 하는 곳은 실제로는 남북으로 뻗은 열곡(裂谷)으로 터키 남부지역에서 남쪽으로 홍해를 거쳐 동아프리카에 이르는 거대한 열곡계의 일부에 해당한다. 요르단 강 하곡 자체는 평균너비가 9.6km인 길고 좁은 골짜기로 갈릴리 호 양쪽 끝을 비롯한 몇몇 지역에서는 더 좁아지기도 하고, 베트셰안 등의 지역에서는 더 넓어지기도 한다.

베트셰안에서는 하로드키숀 저지대를 통해 서쪽의 하이파 평원으로 갈 수 있다. 예리코 지역에서 너비가 가장 넓어져 약 24km에 달한다. 요르단 강 하곡은 전체적으로 주변 경관보다 지대가 훨씬 낮다. 골짜기의 벽은 험하고 가파른 불모지로서 지류인 와디(wadi : 계절에 따라 생기는 물길)만이 안벽 사이를 뚫고 지난다.

요르단 강은 3개의 주요원류가 있는데 모두 헤르몬 산 기슭에서 발원한다.

이 가운데 가장 긴 것은 하스바니 강으로 해발 540m의 레바논 하스바이야 근처에서 발원한다. 동쪽의 시리아에서는 바니야스 강이 흘러들며, 하스바니 강과 바니야스 강 사이를 흐르는 단 강은 특히 물이 맑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 3개의 강은 훌라 계곡에서 합류하며 에노트에난 강을 비롯한 여러 강을 받아들인다.

평원은 이전에 호수와 파피루스, 수련류가 빽빽하게 들어찬 습지였으나 1950년대에 식물과 동물을 위해 보존된 320㏊ 외에 6,000㏊에 이르는 지역이 배수가 되면서 훌륭한 농경지가 되었다. 훌라 계곡 남쪽 끝에서 요르단 강은 좁은 현무암 골짜기를 따라 흐른다. 요르단 강은 급한 경사를 이루며 해수면보다 206m나 낮은 갈릴리 호로 유입된다. 갈릴리 호는 강의 유수량을 조절하는 구실을 한다. 갈릴리 호를 지난 요르단 강줄기는 다시 너비가 좁아지다가 시리아와 요르단의 국경 가운데 일부를 이루는 주요지류인 야르무크 강과 합류하고나서 오른쪽 기슭과 왼쪽 기슭에서 하로드 강, 야비스 강과도 합류한다.

이 근처에서 강유역 평야는 너비가 24km까지 확장되고 아주 평평해진다. 이것이 이회암(진흙·탄산칼슘으로 이루어진 푸석푸석한 퇴적암)과 석고로 이루어진 고르 평야이다. 평야의 평평하고 메마른 단구 곳곳에는 와디나 강이 형성되어 있으며 뾰족탑 같은 모양으로 우뚝 치솟은 암석군들, 불모지, 미로 같은 깊은 골짜기, 가파른 언덕이 어우러져 달표면과 비슷한 경관을 이루면서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험한 지형이 펼쳐진다. 요르단 강은 평야 사이로 너비가 약 391~3,000m, 깊이가 약 15~61m에 이르는 골짜기를 이루며 흐르고 그 연안을 따라 조르라고 알려진 요르단 강 범람원이 자리잡고 있다.

강이 계속 굽이치며 흐르기 때문에 길이는 216km에 이르지만 갈릴리 호와 사해 사이의 실제 거리는 103km에 지나지 않는다. 자주 큰 물에 잠기는 조르는 이전에 갈대·위성류(渭城柳)·버드나무·사시나무 숲으로 덮여 있어서 멧돼지를 비롯한 많은 야생동물의 은신처가 되었다.

그러나 강물의 유입을 조절하기 위한 댐이 건설된 후 이 지역은 관개농토로 변했다. 조르를 지난 요르단 강은 마침내 완만하게 비탈진 넓은 삼각주를 통해 사해로 흘러든다.

가장자리의 고원지대는 비교적 강우량이 많지만 하곡 자체에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다. 훌라 계곡에서는 연간강우량이 550㎜인 반면 사해 북쪽 지역은 겨우 76㎜에 지나지 않는다. 주변 고원지대에 내린 비가 강 또는 와디를 통해 요르단 강으로 흘러들지만 강 자체의 수심은 얕다.

갈릴리 호에서 흘러나오는 요르단 강 상류의 연간유수량은 평균 6억㎥에 이른다. 강 수위가 높아지는 시기는 1~3월이고 가을이 시작될 무렵에는 수위가 낮아진다. 강물이 중간에 증발하거나 땅으로 스며들기 때문에 하류에 이르면 유수량은 줄어든다. 강바닥의 평균 경사가 비교적 가파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속도 빨라져 사해 북쪽 가까이 있는 앨렌비 다리에서는 수위가 낮을 때는 1.35㎧에 이른다.

요르단 강은 상당한 양의 침적토를 운반한다.

침적토는 평균총유량 가운데 2％ 이상에 이르며, 범람할 때는 5％가 넘는다. 석고가 많이 묻어 있을 뿐 아니라 갈릴리 호 서편 티베리아스 지역을 비롯해 여러 곳에 온천이 있기 때문에 요르단 강은 상대적으로 염도가 평균 0.77％로 높아 관개용으로 이용할 때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요르단 강 하곡의 관개지역에는 아랍인과 유대인의 농업공동체들이 들어서 있다. 유명한 정착지는 북부의 훌라 계곡, 1909년에 설립된 이스라엘에서 가장 오래된 키부츠(집단 농장)인 데가니아·아프리킴·아슈도트야아코브·하우와트셰무엘 등 여러 농업공동체가 늘어선 갈릴리 호 남쪽 웨스트뱅크, 이스트뱅크의 고르 운하 주변 지역, 웨스트뱅크의 파리아 건곡지역이다.

요르단 강은 상류가 가파르고 계절에 따라 범람하며 하류는 수심이 얕고 구불구불한 형태로 흐르기 때문에 배가 다닐 수 없다. 티베리아스와 다마스쿠스를 잇는 도로의 베노트야아코브 다리, 앗살트와 나불루스를 잇는 도로의 다미야 다리, 이르비드와 아풀라를 잇는 도로의 킹후세인 다리, 암만과 예루살렘을 잇는 간선도로의 앨렌비 다리, 알만시야의 송유관 등이 요르단 강 양안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요르단 강은 관개용으로 특히 중요하다.

오랫동안 예리코 등 요르단 강으로 흘러드는 샘물을 이용하는 주변 구릉지대 기슭의 여러 오아시스 몇 개 외에는 요르단 강물은 사용된 적이 없었다. 이전에 고르 평야지역은 황폐한 불모지였으며, 겨울에 찾아왔다가 여름이면 고원지대로 올라가는 유목민들과 그 가축말고는 아무도 살지 않았다. 그러나 1967년 이스트뱅크에 관개용 고르 운하(69km)가 완공되면서 오렌지, 바나나, 조생종(早生種) 채소, 사탕무를 재배할 수 있게 되었다. 이스라엘에서는 훌라 계곡의 배수시설과 갈릴리 호에서 베트셰안에 이르는 운하 외에도 상수도망이 건설되어 해마다 3억 2,000만㎥의 요르단 강물을 이스라엘 중부와 남부 지역으로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