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부르즈 산맥

엘부르즈 산맥

다른 표기 언어 Elburz Mountains

요약 이란 북부지역에 있는 산맥.
(페). Reshteh-Ye Kūhhā-Ye Alborz. Alborz, Albourz, Alburz, Elburs라고도 씀.

900km에 걸쳐 아치형으로 뻗어 있다.

넓게는 동쪽으로 카스피 해 남서쪽의 아제르바이잔 국경에서 카스피 해 남동쪽의 이란 북동부 호라산 주까지 이르는 산악지대를 가리킨다. 이 경우 엘부르즈 산맥은 카스피 해 남동쪽에 있는 2개의 주요산맥 중 남쪽의 알라다그 산맥과 합쳐진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엘부르즈 산맥의 서쪽 끝 지역을 탈리시(탈레시·타왈레) 산맥 또는 보그로우 산맥이라고 하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엘부르즈 산맥은 이란에서 가장 높은 2개의 산인 다마반드 산과 알람 산을 포함하는 산계(山系)의 중심 줄기 가운데 일부를 가리킨다.

엘부르즈 산맥 다마반드 산
엘부르즈 산맥 다마반드 산

실질적으로 이란 최북단 전체를 동서방향으로 가로지르고 있다.

구조상으로 살펴볼 때 엘부르즈 산계는 흔히 연상되는 계의 산악지대(예를 들면 유럽의 알프스 산과 비슷한)는 아니다. 두꺼운 데본기 사암(3억 4,500만~3억 9,500만 년 전에 형성됨)과 석탄 광층을 포함한 쥐라기(1억 3,600만~1억 9,000만 년 전) 셰일이 대륙적인 조건을 반영하는 한편 주로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페름-석탄기(2억 2,500만~3억 4,500만 년 전) 지층과 아주 두꺼운 층을 이루는 푸른 화산과 응회암(凝灰岩) 및 용암층(熔岩層)은 해양적 특성을 보인다.

제3기 초기(마이오세와 플라이오세, 250만~2,600만 년 전)에 일어난 중요한 조산운동으로 대부분의 지역에 드문드문 산주름이 생겨났고, 산맥 중심부에는 수많은 습곡이 형성되어 주로 남쪽을 향해(일부는 북쪽을 향함) 뻗은 지괴(地塊)를 이루었다. 각 지괴의 중심부는 고생대 지층으로 이루어졌다. 구조적·지형학적으로 엘부르즈 산계는 남쪽에서 여러 산줄기들이 분기하여 이란 고원과 이어지므로 북부 카스피 해 쪽보다 남쪽이 경계가 불확실하다.

서부 엘부르즈 산맥은 남남동쪽으로 200km 정도 뻗어 있고, 너비가 24~32km로 변화가 많으며, 카스피 해 쪽으로 길게 경사진 비대칭의 능선줄기로 이루어져 있다. 산봉우리들은 대개 높이가 3,000m 미만이며, 아제르바이잔 국경에 가까운 아스타라 서쪽에는 해발 1,500m의 비포장 고개길이 있다.

케젤오우잔(키실우준) 강과 샤루드 강의 합류로 이루어진 사피드 강이 산계 전체를 가로지르는 유일한 강이다. 카즈빈의 비포장 고개길로 통하는 사피드 강 골짜기는 험한 지형이기는 하나, 카스피 해 연안의 길란 주와 남쪽 내륙 고원지대 사이에 자리잡고 있어 산계 한가운데를 지나는 가장 훌륭한 통행로 역할을 하고 있다. 중앙 엘부르즈 산맥은 길이가 400km에 이르며, 남쪽에 위치한 테헤란 동쪽 부분은 너비가 120km이다. 세로로 펼쳐진 계곡들과 산맥의 능선 사이에 중요한 주거지들이 자리잡고 있다.

카스피 해 쪽으로는 데일라만·라잔·코주르·나마르, 산맥 남쪽으로는 에맘샤르(옛 이름은 샤루드)·라르·다마반드·피루즈쿠가 대표적인 도시들이다. 또한 많은 협곡을 통해 강들이 비탈 아래로 흐른다. 비교적 쉽게 한 번에 가로질러 갈 수 있는 길은 카라지 강과 찰루스 강 사이의 칸데반 고개, 하블레 강과 탈라 강 사이의 가두크 고개뿐이다. 주요분수령은 대체로 가장 높은 산꼭대기에서 남쪽으로 뻗어 있다.

사화산인 다마반드 산(5,604m)에는 외따로 높이 솟아 있은 화산추(火山錐) 외에도 얼음으로 뒤덮인 해발 4,800m 이상의 타흐트에솔레이만 대산괴가 치솟아 있다. 동부 엘부르즈 산맥(또는 샤쿠엘부르즈 산맥)은 동북방향으로 약 300km에 걸쳐 뻗어 있으며, 남쪽에서 2개로 갈라지고 북쪽으로는 다른 산맥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너비가 48km 이하로 줄어든다.

높이 3,76샤쿠 산맥이 최고봉을 이루며, 그 주변 산계는 동쪽으로 갈수록 낮아진다. 세로방향으로 늘어선 계곡도 점점 줄어든다. 낮은 고개길이 여러 개 있다.

엘부르즈 산맥의 카스피 해 쪽 경사면과 내륙 또는 남쪽 경사면은 기후와 식생에서 서로 크게 다르다. 카스피 해 쪽은 북쪽의 대기운동과 바다에서 올라오는 습기로 인해 기후가 매우 습하다. 이 습기가 가파른 산과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비가 된다.

길란 주 저지대의 연강수량은 1,000㎜ 이상이며, 고도가 높은 지역의 경우 강수량이 훨씬 더 많다. 강수량은 동쪽으로 갈수록 줄어들지만 카스피 해 쪽 산계 전체의 습한 삼림지대에 물을 공급하기에는 충분하다. 이들 산계의 토양은 대부분 갈색 삼림토에 속한다. 이 경사면에서 자라는 야생식물은 지대에 따라 다른 분포를 보인다. 저지대에는 히르카니아 숲이 무성하고 중앙지대에는 너도밤나무 숲이 있으며, 고도 1,700m에서 분수계의 협곡을 통해 습한 공기가 내륙 분지로 흐르는 지대까지는 떡갈나무 숲이 장관을 이룬다.

일부 계곡에는 광대한 야생 사이프러스가 방풍림을 이루고 있는데, 사피드 강에 인접한 이러한 계곡들은 이란의 유일한 올리브 재배지로도 유명하다. 엘부르즈 산맥의 남쪽 경사면은 이란 고원처럼 건조하여 카스피 해 쪽과는 정반대 현상을 보인다. 연강수량은 280~500㎜로 아주 불규칙하며, 토양은 대체로 나무가 없고 풀 또는 관목이 무성한 스텝 지대 형태이다. 초기의 향나무 숲이 파괴된 뒤 더욱 빨리 스텝화가 진행되고 있다.

카스피 해 연안의 숲에 사는 것으로 유명한 히르카니아호랑이는 지금은 극히 찾아 보기가 어렵지만, 표범과 살쾡이류의 야생동물은 아직까지 많이 서식하고 있다.

곰·멧돼지·붉은사슴·노루·무플론양·아이벡스류도 있으며, 조류로는 독수리와 꿩이 많다. 엘부르즈 산맥 지역에는 거의 사람이 살지 않지만 더러 유목민들만 사는 지역도 있고, 19세기에 투르크인들의 습격으로 사람이 살지 않게 된 지역도 있다. 다마반드 산 기슭에 있는 데일라만·알라무트·탈라칸·라리잔 등은 비교적 주민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카스피 해 쪽 경사면은 지붕에 널을 얹은 통나무집이 들어선 마을들이 자리잡고 있는 벌채지(伐採地), 또는 풀이 우거진 들판과 목초지가 특징적인 경관을 이루며, 내륙 경사면은 오아시스 유형을 보인다.

양쪽 경사면 모두에서 조방적(粗放的)으로 곡물이 재배되며, 카스피 해 쪽 경사면에서는 가축이 사육된다. 고도가 더 높은 넓은 지대에는 계절에 따라 양떼들을 방목하는 산악 목초지가 있다. 소작농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며, 경지는 여러 개의 작은 농지로 나누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20세기 이란의 현대화로 숯 굽기(오늘날 숲의 황폐화로 인해 금지됨), 가축을 이용한 짐(특히 테헤란으로 가는 쌀과 숯) 운반, 수백 개에 이르는 작은 석탄광에서 석탄을 캐내는 일을 비롯한 산악 주민들의 전통적인 생활 양식들은 모두 사라졌다.

가두크 고개를 지나 테헤란과 반다르에토르케만을 잇는 이란 횡단철도의 본선(本線) 외에도 엘부르즈 산맥 곳곳을 가로지르는 여러 개의 아스팔트 도로가 있다. 이 도로들을 통해 서쪽에서 동쪽으로 아르데빌과 아스타라, 카즈빈과 라슈트, 테헤란과 찰루스, 테헤란과 아몰(다마반드 경유), 테헤란과 바볼(피루즈쿠 경유), 에맘샤르와 고르간(코탈에자르다네 고갯길 경유)이 연결된다.

엘부르즈 산맥의 자연림은 300만ha에 이르며 그 가운데 약 120만ha는 목재 또는 그밖의 용도로 개발함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상업적 가치가 있다. 몇 개의 현대식 석탄광과 철광석을 비롯한 여러 광석의 광상도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강의 용수로인데, 관개 및 수력발전에 이용되며 빠르게 성장하는 테헤란에 공급된다. 사피드 강 삼각주의 관개를 위해 이용되는 사피드 강 댐, 주로 테헤란에 물을 공급하는 데 쓰이고 부분적으로는 관개용으로 이용되는 카라지 댐과 자지루드 댐, 관개용으로 이용되는 마잔다란 주의 다른 강들에 있는 일련의 댐 등 여러 개의 웅장한 댐들이 건설되어 있다.

지도
엘부르즈 산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