쑹가

중국 정치사에 깊이 관여되어 있다. 널리 알려진 쑹가의 인물로는 쑹가의 시조인 찰리 쑹, 그의 아들로 재정전문가이자 정치가였던 쑹쯔원[宋子文], 그의 딸들로 장제스[蔣介石]의 부인이 된 쑹메이링[宋美齡] 및 쑨원[孫文]과 결혼한 쑹칭링[宋慶齡]이 있다. 찰리 쑹(1866~1918)은 일명 찰스 존스 쑨이라고도 하는데 본명은 한자오순[韓卡遜]이다.

9세 때까지 하이난 섬[海南島]의 동쪽 해안에 있는 원창[文昌]이라는 항구에서 자랐다. 3년간 동인도제도에서 견습공 생활을 한 후 미국에서 8년을 보낸 그는 감리교 사람들로부터 중국인 포교사업을 위한 교육을 받았다. 1886년 중국으로 돌아와 그 이듬해 결혼했다. 다음해에 청(淸)나라 타도를 위해 결성된 비밀결사단체에 가담했으나 1892년까지는 여전히 포교사업을 계속했다. 그때부터 출판업에 착수하여 구어체로 된 값싼 중국어 성서 인쇄를 시작했고, 부유한 미국인 후원자 줄리안 카의 지원을 받아 많은 사업을 벌여 부유하고 영향력있는 실업가가 되었다. 1894년 쑨원을 만나 그의 도움으로 혁명가로 변신했고, 1906년 중국혁명동맹회 회계에 임명되어 공화혁명을 위한 재원조달을 책임졌다.

찰리 쑹은 자식들을 모두 미국에서 교육시켰다. 첫째딸 아이링[靄齡：1890~1973]은 귀국 후 쑨원의 비서를 지내다가 1914년 은행가·실업가인 쿵샹시[孔祥熙]와 결혼했다. 둘째 딸 칭링은 1914년 아이링의 뒤를 이어 쑨원의 비서가 되었다가 자기보다 26세나 연상인 쑨원과 결혼했다.

찰리 쑹의 3번째 자식이자 큰 아들인 쑹쯔원은 쿵샹시와 더불어 쑨원과 국민당의 이념을 중국과 미국에서 널리 알리는 데 재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25년 쑨원이 죽자 국민당은 파벌분규가 생겼다. 쑨원의 미망인 칭링이 이끄는 파벌이 결국 1927년 찰리 쑹의 4번째 자식인 메이링과 결혼한 장제스의 파벌에게 졌다. 그밖에 찰리 쑹의 나머지 두 자식 쯔량[子良]과 쯔안[子安]은 은행가가 되었다. 쑹쯔원은 장제스의 국민정부에서 유력한 관료가 되었고 누이동생 메이링과 함께 중국의 대외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칭링은 끝까지 장제스의 국민정부에 반대하는 입장을 지켰다. 1949년 중국공산당이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 후 칭링에게 비록 상징적인 지위이지만 고위직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