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소설

심리소설

다른 표기 언어 psychological novel , 心理小說

요약 등장인물의 사고·감정·동기가 이야기 전개상 외적으로 드러나는 행동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허구작품.

햄릿(Hamlet)
햄릿(Hamlet)

심리소설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정서적인 반응이나 내면 상태가 외부 사건으로부터 영향을 받기도 하고 외부 사건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하면서 의미심장한 연관을 갖는다. 이렇게 등장인물의 내적인 생활을 강조하는 것은 허구문학의 많은 작품들에서 기본적인 요소가 된다. 이 점에서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극 형태로 된 최초의 예가 될 것이다.

심리적 접근방법은 주인공의 관점에서 서술되는 새뮤얼 리처드슨의 소설 〈파멜라 Pamela〉(1740)와 내성적인 1인칭 관점으로 서술된 로렌스 스턴의 〈트리스트럼 섄디 Tristram Shandy〉(1759~67) 같은 초기의 영국 소설에서 이미 나타나지만, 심리소설의 가능성이 충분히 발휘되는 것은 20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이다.

심리소설의 발전은 심리학의 발달 및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발견들과 때를 같이해 일어났으나, 그렇다고 반드시 그 결과만은 아니다.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의 작품에 나타나는 복잡한 심리와 무의식적인 동기에 대한 꿰뚫는 통찰력과, 헨리 제임스가 썼던 외부 사건들이 개인의 의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세한 기록, 프루스트의 연상적인 기억들, 제임스 조이스와 윌리엄 포크너가 사용한 의식의 흐름 기법, 버지니아 울프에게서 볼 수 있는 경험의 끊임없는 흐름 등은 각기 독자적으로 도달한 방법들이었다.

심리소설에서 플롯은 등장인물에 대한 탐색적인 묘사에 종속되며 의존한다. 사건들은 시간 순서대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사고가 유발하는 연상·기억·공상·몽상·상념·꿈 등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면 조이스의 소설 〈율리시스 Ulysses〉(1922)의 행동은 24시간 동안 더블린에서 일어나지만, 그 하루 동안 일어난 사건들이 불러일으키는 연상을 통해 독자는 등장인물들의 과거와 현재의 삶을 오가게 된다. 프란츠 카프카의 복잡하고 모호한 작품들 속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듯한 사건들은 주관적인 꿈의 논리에 따라 좌우되며 주관적인 세계가 구체화된다.

한국의 심리소설은 모더니즘이 유행하기 시작한 1930년부터 시작된다. 심리소설의 대표적 작가로 이상(李箱)을 꼽을 수 있으며 대표적 작품으로 〈날개〉(1936)·〈봉별기 逢別記〉·〈종생기 終生記〉 등이 있다. 〈날개〉는 특히 자의식의 세계를 다룬 사실주의적 심리소설로 유명하다. 그밖의 작가로 최명익·김이석 등이 있으며 조향의 〈구관조〉(1950)는 한국 최초로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쓴 소설로 평가받는다.

트리스트럼 섄디(Tristram Shandy)
트리스트럼 섄디(Tristram Shan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