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극

신비극

다른 표기 언어 mystery play , 神秘劇

요약 기적극·도덕극과 함께 중세 유럽의 3가지 중요한 지방극의 하나.

성직자들이 교회 안에서 라틴어로 공연한 연극에서 발전한 것이며, 천지창조, 아담과 이브, 아벨의 살해, 최후의 심판 등 보통 성서의 내용을 다루었다. 13세기에는 여러 조합들이 교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 신비극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비극은 순수 종교적인 성격이 약화되고, 종교와는 관련이 없는 주제와 경외전의 요소들로 채워졌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풍자적인 요소들을 도입하여 의사와 군인, 재판관, 심지어 수사와 성직자들까지도 풍자했다.

영국에서는 체스터 극이나 웨이크필드 극처럼 25~50여 편의 극을 하나의 극으로 묶어 몇십 년에 걸쳐 주기적으로 공연했다. 프랑스에는 아르눌과 시몽 그레방의 〈사도행전 The Acts of the Apostles〉이라는 신비극이 있었는데, 이는 단 1편의 희곡이면서도 494개의 배역과 6만 1,908행의 압운시로 이루어져 있어 그것을 공연하는 데 40일이 걸렸다.

신비극은 그 표현 형식 자체가 갖는 문제점으로 인해 16세기말에 소멸되었다. 교회는 신비극의 미심쩍은 종교적 가치 때문에 이 극을 더이상 지원하지 않았으며, 르네상스 학자들은 매우 산만한 극적 표현에 흥미를 거의 느끼지 못했고, 일반대중들은 이탈리아에서 들어오기 시작한 직업적인 순회극단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한창 인기가 좋았을 때 신비극은 매우 정교하게 제작되었는데, 영국에서는 대체로 조립식 무대와 분장실이 딸려 있고 이리저리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수레 무대 위에서 공연되었다.

그러나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너비가 30.5m나 되는 무대 위에서 신비극을 공연했는데, 무대 위쪽은 천당을, 무대 아래쪽은 지옥을, 무대 그 자체는 세상을 나타냈다. 이 극은 시간과 장소 및 행동을 일치시키려고 하지 않았기에, 여러 다른 지리적 위치와 기후를 나란히 나타낼 수 있었다. 날아다니는 천사와 불을 뿜는 괴물, 기적 같은 변신, 생생한 순교 장면 등을 묘사하기 위해 각종 기계장치와 뚜껑문 등을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