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기관

식물의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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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식물체에서 특정한 곳을 차지하고 독립적인 형태와 기능을 가지는 조직체.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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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식물의 줄기
  2. 식물의 잎
  3. 식물의 뿌리

식물의 기관은 잎·줄기·뿌리처럼 양분을 만들거나 흡수·저장하는 영양기관과 꽃·꽃차례·씨·열매처럼 번식에 관여하는 생식기관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또한 땅표면을 경계로 땅 위에 나와 있는 줄기와 잎 등의 지상부와 땅속에 들어 있는 뿌리의 지하부로 나눌 수 있는데, 줄기가 땅속에 있거나(이를 땅속줄기라고 함), 뿌리가 땅 위에 있기도 하다.

이러한 구분은 사람들이 식물의 부위를 어떻게 이용하는가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양배추·시금치 등은 잎을 먹고 백리향·스피어민트의 잎에서는 향료를 얻으며, 많은 종류의 잎으로 담배와 차를 만들고, 코카나무 잎에서 진통제인 코카인을 추출한다.

줄기의 용도도 다양한데, 많은 나무에서 목재와 펄프를 얻으며, 아마·황마·삼 등에서는 섬유를, 계피나무에서는 계피를, 고로쇠나무에서는 수액 등을 얻는다. 감자·양파·생강 등의 땅속줄기와 고구마·무·순무·사탕무 등의 뿌리는 주로 식품이나 향신료로 쓰인다.

꽃과 꽃줄기로 이루어진 꽃차례는 주로 향신료로 쓰이는데 홉은 맥주의 향료로, 브로콜리의 꽃차례는 채소로 쓰인다. 열매는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부위로, 사과·감·배·딸기 등은 과일로, 오이·호박·가지 등은 채소로 쓰이며 후추는 향신료로, 양귀비 열매 껍질에서 나오는 아편은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는 약으로 쓰인다. 씨도 중요하게 이용되는데, 커피·초콜릿·콜라는 씨로 만들어진 음료이고, 콩과 식물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의 콩들과 쌀·보리·밀·수수·옥수수 등은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식품이다.

꽃차례
꽃차례

식물의 줄기

식물의 줄기
식물의 줄기

줄기는 둥그런 기둥 같은 하나의 축으로 식물체를 지탱해주고 잎과 뿌리를 연결시켜주며 생식기관이 달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줄기는 씨에서 싹이 나오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하는데 씨 안에 들어 있던, 나중에 줄기로 될 유축(幼軸)이 자라면서 씨 밖으로 나와 어린줄기가 된다. 줄기 끝에는 계속적인 세포분열로 세포수를 늘리는 정단분열조직이 있어 줄기가 길어진다. 정단분열조직은 가장 위쪽의 전분열조직, 아래쪽의 종열분열조직 및 가장자리의 다소 두툼한 주변분열조직으로 다시 나눌 수 있다.

종열분열조직에서 세포분열이 일어나 줄기 겉의 껍질, 줄기 속의 피층과 수(髓) 및 피층과 수 사이에 있는 관다발이 만들어지며, 주변분열조직에서 잎과 꽃이 만들어진다. 이처럼 중요한 정단분열조직은 식물이 자라기에 좋지 않은 계절에는 [芽]이 비늘에 덮여서, 식물이 자랄 때에는 어린잎으로 덮여서 보호된다. 눈은 줄기를 따라 계속해서 만들어지는데, 눈이 달리는 곳을 마디라고 하며, 마디와 마디 사이를 마디사이 또는 절간(節間)이라고 한다.

풀의 경우 마디사이가 뚜렷하지만 나무 줄기는 2차 생장을 하기 때문에 마디사이가 희미해지는데, 대나무는 마디에 분열조직이 있어 마디가 다른 식물들에 비해 뚜렷하다.

관다발은 물관부와 체관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위치는 식물의 종류에 따라 약간씩 다르다. 양치류와 물속에서 자라는 몇몇 종류의 속씨식물에는 줄기 가운데 물관부가 있고 그 주위를 체관부가 둘러싸며, 쌍떡잎식물에서는 물관부와 체관부가 서로 붙은 관다발이 둥그렇게 배열되어 있으나 외떡잎식물에서는 줄기 속에 흩어져 있다.

관다발과 피층 및 수를 합하여 중심주(中心柱)라고 하는데, 중심주의 형태는 식물의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로 쓰인다.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중심주는 줄기 속에 수가 없고 줄기 가운데의 물관부를 체관부가 둘러싸는 원생중심주(原生中心柱)로, 이러한 원생중심주가 진화하여 쌍떡잎식물의 진정중심주(眞正中心柱)와 외떡잎식물의 부제중심주(不齊中心柱)가 형성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줄기에 달리는 가지나 잎 속에 들어 있는 관다발은 중심주가 갈라지면서 그 일부가 들어간 것으로 여기고 있는데, 따라서 가지나 잎 또는 눈이 떨어지고 나면 관다발 흔적이 남는다.

소나무·느티나무·장미와 같은 나무들은 자라면서 키뿐만 아니라 부피도 커지는데 이를 부피자람 또는 2차 생장이라고 하고, 풀처럼 키만 자라는 것을 키자람 또는 1차 생장이라고 한다.

나무들은 물관부와 체관부 사이에 있는 부름켜와 껍질과 체관부 사이의 코르크 형성층에서 세포분열이 일어나 부피가 커진다. 부름켜를 경계로 안쪽에는 물관부가, 바깥쪽에는 체관부가 해마다 새로 형성되는데, 이때 물관부에 나이테라고 하는 층이 만들어진다. 한편 줄기의 부피가 자라기 위해서는 맨 처음 형성된 줄기의 껍질도 계속해서 커져야 하지만 줄기 껍질은 더이상 커지지 않으므로 줄기에서 떨어져 나가고 코르크 형성층에서 새로운 껍질들이 만들어진다.

이 껍질을 주피(周皮)라고 하는데, 주피 바깥쪽에는 코르크 형성층에서 만들어진 코르크층이 있다. 부름켜 바깥쪽에 있는 체관부에서 코르크층까지를 수피(樹皮)라고 한다. 수피에는 조그만 구멍들이 모여 있어 공기가 줄기 속으로 들어가는데, 이곳을 피목(皮目)이라고 한다.

나무 줄기는 부름켜를 경계로 바깥쪽에 있는 수피와 안쪽에 있는 목재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목재는 다시 중앙의 진한 색을 띠는 심재(心材)와 부름켜쪽의 밝은 색을 띠는 변재(邊材)로 구분된다.

변재는 심재보다 어린세포들로 이루어져 있어 물과 물에 녹아 있는 무기염류의 통로가 되고 양분도 저장하나, 심재는 노폐물이 축적된 죽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풀은 부름켜가 없어 부피자람을 하지 못하나 다년생은 뿌리와 줄기 경계부에서 부피자람을 아주 조금 하기도 한다. 외떡잎식물 중 야자나무 같은 종류들은 분열조직의 세포일부가 분열되어 부피자람이 일어나 줄기가 자란 것들이다.

한편 줄기에는 많은 가지들이 달리는데, 줄기의 정단세포가 양쪽으로 나누어진 다음 이들이 같은 굵기로 자라서 가지가 Y자처럼 되는 차상분지(叉狀分枝), 줄기에 겨드랑이눈이 생기고 이곳에서 가지가 만들어지는 단축분지(單軸分枝), 그리고 곁가지가 원가지보다 더 빨리 자라 원가지를 덮어버리고 곁가지만 무성하게 자라는 가축분지(假軸分枝) 3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차상분지는 주로 양치류에서, 단축분지와 가축분지는 겉씨식물과 속씨식물에서 나타난다. 땅속에 있는 줄기를 뿌리줄기라고 하는데, 뿌리줄기로는 감자나 마처럼 덩어리같이 생긴 덩이줄기, 양파나 백합처럼 비늘조각들로 이루어진 비늘줄기, 글라디올러스나 크로커스처럼 둥그렇고 땅 위로 약간 나와 있는 구슬줄기 등이 있다.

식물의 잎

광합성을 하여 양분을 만들어내는 주된 기관으로, 넓적한 잎몸과 길쭉한 잎자루로 이루어져 있으며, 줄기와 함께 지상부를 이룬다.

잎자루와 줄기가 만나는 곳에는 조그만 잎처럼 생긴 턱잎이나 잎자루 또는 잎을 감싸는 잎집이 달리기도 한다. 잎은 정단분열조직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주변분열조직에서 만들어지는데, 이곳의 세포들이 세포분열을 하여 길게 자란 다음 맨 가장자리에 있는 세포(이곳을 주연분열조직이라고 함)들이 세포분열을 하여 넓적하고 두꺼워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어린잎은 눈[芽] 속에 둘둘 말려 있다가 눈 밖으로 나온 후 잎 위가 아래쪽보다 빨리 자라 잎이 활짝 펴진다.

잎의 맨 바깥에는 표피층이 있으며, 그 안쪽에 엽록소가 있어 광합성을 하는 책상조직(잎 위쪽에 있으며 길다란 세포들이 나란히 배열됨)과 해면조직(잎 아래쪽에 있으며 조금 둥그런 세포들이 불규칙하게 배열됨)이, 해면조직 사이에 잎의 관다발인 잎맥이 있다.

표피는 잎 속의 물이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큐티클층이 만들어져 있으며, 공기가 들어가고 나가는 조그만 구멍인 기공이 있다. 기공은 보통 잎 위보다 아래쪽에 많으나, 물속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이와 반대이다. 관다발은 유세포로 이루어진 관다발집(유관속초)에 감싸여 있는데 잎 위쪽에는 물관부가, 아래쪽에는 체관부가 있다.

잎몸이 하나로만 되어 있는 잎을 홑잎, 여러 장의 잔잎으로 되어 있는 잎을 겹잎, 바늘처럼 아주 가늘고 길게 된 잎을 바늘잎(침엽), 넓게 퍼져 있는 잎을 넓은잎(활엽)이라고 한다. 쌍떡잎식물의 잎맥은 그물맥, 외떡잎식물의 잎맥은 나란히맥이라고 하며, 양치류나 은행의 잎맥은 차상맥이라고 한다.

잎은 나온 해에 떨어지거나 몇 해 지난 뒤에 떨어지는데, 목련·장미처럼 잎이 나온 해에 떨어지는 나무를 낙엽수, 소나무·사철나무처럼 몇 해 지난 뒤에 떨어지는 나무를 상록수라고 한다. 잎이 떨어질 때에는 잎자루와 줄기 사이에 떨켜가 만들어진다. 잎은 식물이 환경에 적응하여 진화하는 과정 중 여러 가지 형태로 변화했다.

물이 부족한 곳에서 사는 식물들은 잎면적이 아주 작거나 두툼하거나 선인장처럼 가시로 바뀌었으며, 덩굴식물에서는 잎이 덩굴손으로 되기도 하고, 벌레잡이식물에서는 벌레를 잡기 위해 잎이 항아리 모양이나 경칩처럼 되었다. 또한 꽃가루받이가 쉽게 일어나거나 꽃을 보호하기 위해 포로, 눈[芽]을 보호하기 위해 눈을 덮는 비늘조각으로 되기도 했다.

식물의 뿌리

식물을 지탱해주며 땅속의 무기염류를 빨아들이는 기관으로 주로 땅속에 들어 있다. 땅속에 들어 있는 땅속줄기와 뿌리를 혼동하기 쉬우나, 뿌리는 고구마처럼 한쪽 끝이 조금 뾰족한 뿌리골무를 지니고 있어 감자처럼 잎이나 눈이 달려 있는 땅속줄기와 구분할 수 있다.

뿌리골무 바로 위쪽에 정단분열조직이 있어 세포분열로 표피, 피층, 중심주가 형성된다. 정단분열조직의 한가운데는 세포분열 능력이 주변보다 낮은데, 이곳에서는 주위의 세포가 분열할 수 있도록 식물생장물질을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단분열조직 위쪽에는 뿌리털이 나 있는데, 뿌리털은 뿌리 전체의 면적을 넓혀 뿌리가 땅속에서 더 많은 물과 무기염류를 빨아들일 수 있게 한다.

뿌리는 씨에서 싹이 나올 때 줄기와 함께 만들어져 나온다. 씨 속에 들어 있는 어린뿌리[幼根]가 자라 뿌리로 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뿌리를 1차 뿌리 또는 원뿌리라고 한다.

겉씨식물과 쌍떡잎식물의 경우 1차 뿌리의 관다발을 둘러싸고 있는 내초나 중심주에서 2차 뿌리 또는 곁뿌리가 만들어진다. 외떡잎식물의 경우 1차 뿌리가 거의 자라지 않고 죽어 없어지며, 줄기의 마디 근처에서 부정근이라는 2차 뿌리가 형성된다. 부정근은 수염뿌리처럼 자라는데, 쌍떡잎식물의 땅속줄기에서도 부정근이 만들어진다.

수염뿌리는 어린뿌리가 자라서 된 원뿌리에 비해 식물체를 잘 지지하지는 못하지만 땅표면 가까이에 있는 물은 더 잘 흡수한다. 뿌리의 맨 바깥에는 표피가 있으며, 그 안쪽에는 피층과 중심주가 있다. 중심주는 내피와 내초라고 하는 2층의 세포층으로 감싸여 있는데, 내피를 이루는 세포의 세포벽에는 물이 통과하는 것을 조절하는 카스파리선이 있다. 목본의 뿌리는 줄기처럼 2차 생장을 하여 주피를 만들기 때문에 오래된 수목의 뿌리와 줄기를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

뿌리는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모양으로 변형되었다. 당근이나 무의 뿌리는 양분을 저장할 수 있도록 두툼해졌으며, 물속에서 자라는 맹그로브 뿌리는 공기를 빨아들이기 위해 공기 중에서 자라기도 한다(→ 공기뿌리). 어떤 식물은 곰팡이에게 양분을 제공하는 대신 곰팡이로부터 물과 무기염류를 얻기 위해 균근을 만들기도 했으며, 다른 식물에서 양분과 물을 빨아들이기 위해 땅이 아닌 다른 식물의 줄기나 뿌리에 뿌리를 내리는 기생식물도 있다.

뿌리가 없는 대신 잎이 뿌리 구실을 하는 식물도 있다. 어디까지 뿌리이고 어디서부터 줄기인지를 구분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어린식물의 경우 뿌리는 연한 색, 줄기는 초록색을 띠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쉽지만 목본식물은 뿌리나 줄기 모두 2차 생장을 하기 때문에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뿌리와 줄기는 물관부와 체관부의 배열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 배열의 변화로 구분할 수 있다. 생식기관에 대해서는 '속씨식물' 항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