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버

그의 희곡인 〈사랑의 마지막 술책 : 유행중인 어리석음 Love's Last Shift : or, The Fool in Fashion〉(1696)은 1세기 가까이 영국의 무대를 지배한 연극 양식인 감상 희극의 첫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의 자서전 〈콜리 시버의 생애에 대한 변호 An Apology for the Life of Mr. Colley Cibber〉(1740)는 당대의 연극계를 잘 설명하고 있으며, 그당시의 배우들이 보여준 연기술에 관한 매우 귀중한 연구서이다.

조각가인 케이어스 가브리엘 시버의 아들로 훌륭한 교육을 받았으며, 1690년 런던의 드루어리 레인 극장의 토머스 베터턴 극단에 들어가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3년 뒤 결혼하고 나서 배우로서 받는 수입이 불충분하다고 여겨 스스로 자신의 배역을 위해 〈사랑의 마지막 술책〉을 썼는데, 이 희곡으로 배우와 극작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극작가인 존 밴브루 경은 이 작품을 기념하여 그 속편인 〈타락 : 위험 속의 미덕 The Relapse : or, Virtue in Danger〉(1696)을 썼는데, 여기서는 시버의 희곡에 나오는 노벌티 패션 경이 포핑턴 경으로 바뀐다.

1700년 시버는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 Richard Ⅲ〉를 각색한 자신의 유명한 작품을 제작했는데, 그의 각색본은 1871년 배우인 헨리 어빙이 원본을 복원할 때까지 그 작품을 공연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던 것이었다. 그의 각색본은 "그의 목을 쳐라. 오직 버킹엄을 위하여!", "양심이여, 꺼져라. 리처드는 본래의 자기로 되돌아왔노라!" 등의 셰익스피어가 쓴 것처럼 들리는 대사로 유명했다.

그는 또한 〈She wou'd, and she wou'd not〉(1702)과 〈조심성 없는 남편 The Careless Husband〉(1704) 등 풍습 희곡들도 썼다. 이무렵 시버는 극장의 경영권을 둘러싼 여러 복잡한 음모에 휘말렸다. 1710년경 그는 로버트 윌크스 및 토머스 도겟(도겟의 자리는 곧 바턴 부스가 맡게 되었음)과 함께 드루어리 레인 극장을 크게 발전시킨 유명한 '3인조' 배우 겸 매니저의 한 사람이 되었다.

앤 여왕이 죽은 뒤 시버는 정치 무대에 뛰어들어 자신의 기량과 정력을 쏟아 휘그당을 지지하는 희곡들(특히 1717년 몰리에르의 〈위선자 Tartuffe〉를 각색한 〈충성선서 거부자 The Non-Juror〉를 씀)을 쓰거나 각색하여 1730년 계관시인으로 임명되었다. 1726년 밴브루가 죽을 당시 미완성으로 남겨놓은 희곡 〈성난 남편 The Provok'd Husband〉을 1728년에 완성했다. 1730년에는 시버의 작품에서 여러 여주인공역을 맡았던 앤 올드필드가 죽고, 1733년에는 첫 공동경영자였던 윌크스가 죽었다. 이듬해 시버는 경영에서 은퇴를 발표했으며, 1745년 2월 15일 직접 각색한 셰익스피어의 〈존 왕 King John〉에 출연한 것을 마지막으로 무대에서 은퇴했다.

시버는 요령이 부족하고 거칠고 자신감이 매우 강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많은 공격을 받았다. 포프는 풍자시 〈우인열전 The Dunciad〉 1743년판에서 시버를 미덥지 못한 영웅으로 묘사했다. 그는 이 시로 감정이 상해 포프를 공격하는 3통의 편지를 공표했는데, 존슨 박사에 따르면 이로 말미암아 포프는 심한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