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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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페트라르카로 대표되는 이탈리아풍 소네트는 영국(셰익스피어)풍 소네트와 더불어 2대 소네트 형식으로 꼽힌다. 소네트 형식이 큰 인기를 누리던 엘리자베스 시대에 쓰여진 가장 훌륭한 작품은 한 청년과 '흑부인'에게 바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일 것이다. 소네트가 '연인들에 대한 경쾌한 상상'에서 인간·시간·죽음·영원에 대한 고찰에 이르는 폭넓은 주제들을 모두 적절하게 다룰 수 있는 것은 그 짧은 형식 덕분이다. 19세기 후기에 연애 소네트 연작은 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의 〈포르투갈인의 소네트〉(1850)와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의 〈인생의 집〉(1876)을 통해 부활되었다. 소네트 형식으로 된 가장 뛰어난 20세기의 작품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오르페우스에 대한 소네트〉(1922)이다.

소네트
소네트

대표적인 시인들이 5세기에 걸쳐 즐겨 썼다는 점에서 서양문학의 여러 시형 중에서 높이 살만하다.

소네트는 프로방스 음유시인들의 연애시에 영향을 받은 시칠리아 궁정시인파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데 시칠리아에서 토스카나 지방으로 전파되어 이곳에서 14세기에 페트라르카의 시를 통해서 가장 세련되게 표현되었다. 317편의 소네트로 된 그의 연작시 〈시집 Canzoniere〉은 그의 이상화된 연인 라우라에게 보내는 시로 이 시의 창작을 계기로 '이탈리아(페트라르카)풍 소네트'가 정착되고 완성되었다.

이탈리아풍 소네트는 소네트 형식중 가장 널리 사용될 뿐 아니라 영국(셰익스피어)풍 소네트와 더불어 2대 소네트 형식으로 꼽힌다(셰익스피어).

이탈리아풍 소네트의 특색은 주제를 2가지 분위기로 다루는 점이다.

첫번째 8행연구(八行聯句 octave)는 문제를 진술하거나 질문을 던지거나 또는 정서적인 긴장을 표현한다. 뒤에 나오는 6행연구(六行聯句 sestet)는 문제를 풀거나 질문에 답을 제시하거나 긴장을 해소시킨다. 8행연구는 'abbaabba'의 압운이며, 6행연구의 압운은 여러 가지로 'cdecde·cdccdc·cdedce' 등이 될 수 있다. 유럽 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은 페트라르카풍 소네트로서 스페인·포르투갈·프랑스에 정착되었고 폴란드에도 소개되어 다른 슬라브 문학으로 퍼져나갔다.

대부분의 경우 이 소네트 형식은 그 나라 말의 주된 운율에 맞추어 바뀌었는데 프랑스의 알렉산더격(12음절 약강격 시행) 시와 영어의 약강 5보격이 그 예이다.

이탈리아풍 소네트가 다른 이탈리아 시형과 함께 영국에 소개된 것은 16세기에 토머스 와이어트 경과 서리의 백작 헨리 하워드를 통해서였다. 이 새로운 시형들이 엘리자베스 시대의 서정시를 꽃피웠으므로 엘리자베스 시대는 영국에서 소네트가 가장 인기를 누리던 때였다.

이탈리아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압운이 빈약한 영어에 이탈리아 시 형식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엘리자베스 시대 사람들은 점차적으로 독특한 영국풍 소네트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영국풍 소네트는 각기 개별적인 압운체계를 지닌 3개의 4행연과 압운 2행연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영국풍 소네트의 압운 도식은 'abab cdcd efef gg'이다. 압운의 수가 보다 많으므로 이 형식이 이탈리아풍 소네트보다 덜 엄격하다고 하지만 마지막 2행연구가 갖는 어려움 때문에 꼭 쉽지만은 않다. 2행연구를 통해 앞부분의 4행연들에서 보여준 효과를 그리스 경구(警句)에서만큼이나 호소력있게 요약해야 하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조차 이 작업에 실패하는 때가 있었다.

엘리자베스 시대의 전형적인 소네트는 페트라르카 형식으로 된 연작 연애시였다. 이 연작시의 각 소네트는 일부는 상투적인 내용과 일부는 개인적인 감정을 담은 독립된 시들이지만, 연작이라는 형식을 통해 무엇인가 이야기가 전개되어가는 듯한 흥미로움을 더해주었다.

엘리자베스 시대의 연작 소네트 가운데 유명한 것은 필립 시드니 경의 시 〈아스트로펠과 스텔라 Astrophel and Stella〉(1591), 새뮤얼 대니얼의 〈델리아 Delia〉(1592), 마이클 드레이턴의 〈생각의 거울 Idea's Mirrour〉(1594), 에드먼드 스펜서의 〈아모레티 Amoretti〉(1591) 등이다. 〈아모레티〉는 스펜서풍 소네트라고 알려진 일반적인 변형 소네트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시형은 영국풍의 4행연구와 2행연구 양식을 따르면서도 연속운(連續韻)을 쓰는 점에서 이탈리아풍 소네트를 닮은 형식으로 'abab bcbc cdcd ee'의 압운을 갖는다.

연작 소네트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은 아마도 한 청년과 '흑부인'(dark lady)에게 바쳐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일 것이다. 이 연작 소네트에서는 사랑이야기보다도 그 배경을 이루는 시간·예술, 성장·몰락, 명성·재산 등에 대한 성찰이 더 중요하다.

그후 계속적인 발전 가운데 소네트는 애정이라는 주제와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되었다. 존 던이 종교적 소네트를 썼을 때(1610경), 밀턴이 정치적이고 종교적인 주제들이나 또는 〈내 빛이 어떻게 소모되는가를 생각할 때 When I consider how my light is spent〉에서처럼 자신의 실명(失明)이라는 개인적인 주제에 대해 소네트를 썼을 때, 그 범위는 시의 거의 모든 주제를 담을 만큼 넓어졌다.

소네트가 '연인들에 대한 경쾌한 상상'에서 인간·시간·죽음·영원에 대한 고찰에 이르기까지의 주제들을 모두 적절하게 다룰 수 있는 것은 그 짧은 형식 덕분이다. 심지어 자유와 자발성을 강조하는 낭만주의 시대에도 시인들은 여전히 이탈리아풍 소네트와 영국풍 소네트 형식에서 자극을 받았다. 워즈워스의 〈아름답고 고요하며 상쾌한 저녁 It Is a Beauteous Evening;Calm and Free〉·〈세상이 우리에게는 너무 중요해 The World Is Too Much With Us〉와 키츠의 〈내가 존재하기를 그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낄 때 When I Have Fears That I May Cease To Be〉·〈빛나는 별이여, 내가 너처럼 한결같았으면 Bright Star, Would I Were Steadfast as Thou Art〉 등의 소네트들은 영시 중에서 매우 우수하고 잘 알려진 것들이다.

19세기 후기에 연애 소네트 연작은 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의 〈포르투갈인의 소네트 Sonnets from the Portuguese〉(1850)와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의 〈인생의 집 The House of Life〉(1876)을 통해 부활되었다. 소네트 형식으로 된 가장 뛰어난 20세기의 작품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오르페우스에 대한 소네트 Sonnette an Orpheus〉(1922)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