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틀

브리스틀(Bristol)

중세의 브리스틀 시는 이 시에 있는 로어에이번 강과 프롬 강의 합류점에 있었고, 1155년에 도시가 되었다.

1247년 프롬 강 줄기를 서쪽 방향으로 바꾸면서 항구가 생겼으며, 동시에 이전의 강 합류점에 석재다리가 세워졌다. 에드워드 3세(1327~77 재위) 때 이 지역은 교역도시로 양모시장이었는데 아일랜드에서 모, 스페인에서 셰리주(酒), 포르투갈에서 포트와인 등을 수입하고 대신 모직물을 수출했다. 1497년 존 캐벗과 시배스턴 캐벗이 이곳에서부터 뉴월드까지 항해했으며, 1552년 모험상인협회를 만들었다. 다른 많은 역사적인 건물처럼 이 협회의 회관은 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파괴되었다.

영국 내전기에는 1645년 의회파가 장악할 때까지 왕당파의 본거지였다. 17세기말과 18세기에 이 지역은 서아프리카, 서인도, 아메리카 대륙의 대농장 식민지들 간의 삼각 노예무역으로 번성했다. 그 대가로 버지니아산 담배, 자메이카산 설탕·당밀, 서아프리카산 코코아를 거래하면서 이곳에 제당 및 초콜릿 제조공장이 생겼다.

19세기에는 클리프턴 아래쪽 에이번 강에 퇴적물이 쌓여 선적이 제한되었으며, 랭커셔의 면직공업이 발전하고 노예무역이 폐지되면서 이곳 교역량의 상당부분이 리버풀로 넘어갔다. 1809년 에이번·프롬 강의 진로를 바꾸어 수심이 일정하고 조수가 없는 항구가 생겼다. 엔지니어 존 라우든 매캐덤은 석재로 도로표면을 높이는 매캐덤 공법으로 브리스틀의 도로들을 개선해(1815경) 이곳의 도로들은 영국 도로개량의 모범이 되었다.

2번째로 대서양을 횡단한 이점바드 킹덤 브루넬의 증기선 그레이트웨스턴호가 1838년 이곳에서 진수되었고 1843년에는 선체가 철로 만들어진 그의 그레이트브리튼호가 오랜 항해 후 복구되기 위해 1970년 포클랜드 제도에서 이곳으로 견인되었다.

1841년 철도가 들어서고 이어 에이번마우스와 포티스헤드의 선창을 확장하면서 지방교역이 회복되었다. 당시의 주요품목은 육류·담배·바나나·포도주였다. 브루넬이 설계해 1864년에 완공된 에이번 강을 가로지른 현수교로 교통이 더욱 원활해졌다.

항구단지에 로열포트버리 선착장이 세워졌고 이곳을 통해 정제된 석유제품들, 동물용 사료, 임산물 등이 수입되었다. 수출품은 주로 웨스트미들랜즈에서 오는 제품들로, 특히 자동차·트랙터·기계류가 대부분이다. 지역 산업으로 제당업, 코코아·초콜릿 제조업, 포도주병 제조업, 청색유리로 유명한 유리제조업, 자기·도기 제조업 등이 있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산업은 영국-프랑스 콩코드 초음속 비행기가 제조되는 필턴의 항공기 설계 및 제작업이다. 세번교 건설 및 사우스웨일스로 가는 엠포(M4) 자동차고속도로의 완공으로 세번사이드의 서부지방 대도시로서 브리스틀의 위치가 중대해졌다.

브리스틀은 교육 중심지로 16세기에 설립된 브리스틀 문법학교와 성당학교가 있고, 세인트엘리자베스 병원이 있다. 콜스턴 스쿨은 1708년에, 클리프턴 칼리지는 1862년에 클리프턴 교외 주거지에 세워졌다. 1876년 단과대학으로 시작한 브리스틀대학교는 1909년에 설립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중 공중폭격을 당한 후에도 남아 있는 주요건물로는 1142년에 세워져 한때 성아우구스티누스 사원이었던 성당교회, 시장(市長)의 예배당이던 세인트아크 교회, 윌리엄 펜과 퀘이커교도의 초기역사와 관계있는 도미니쿠스회 소(小)수도원, 웅장함과 정교한 설계로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교회구교회의 하나인 세인트메리레드클리프 교회, 세계 최초의 감리교 교회당이며 1739년 이후 창시자 존 웨슬리의 활동 중심지였던 브로드미드의 뉴룸, 브리스틀에서의 초기 비국교도 운동과 관련 있는 브로드미드 침례교회, 1766년에 세워진 왕립극장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