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형과 유동

변형과 유동

다른 표기 언어 deformation and flow

요약 역학적 힘을 받았을 때 물체의 모양이나 크기가 변하는 것과 힘이 가해지는 동안 계속되는 변형(유동).

일반적인 물질은 보통 고체·액체·기체로 구분할 수 있는데, 표준상태에서 기체와 액체는 자유롭게 흐르며 고체는 힘을 받았을 때 변형된다.

이때 대부분의 고체는 처음에는 탄성변형한다. 즉 힘을 제거하면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금속·콘크리트·바위와 같이 단단한 물질은 큰 힘을 견뎌낼 수 있어서 거의 변형되지 않지만 만약 충분히 큰 힘을 가하면 그 물체가 더이상 탄성변형만으로는 힘을 견디지 못하게 된다. 이때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가는 그 물질의 내부 구조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면 암석이나 콘크리트처럼 부서지기 쉬운 물체에 점점 큰 힘을 가하면 내부구조가 더이상 탄성변형만으로 가해진 하중(荷重)을 견디지 못하는 한계점에 도달하여 물체는 갑자기 깨져버린다. 이러한 행동은 부서지기 쉬운 물질의 특성이다. 이 경우에는 온전하던 물질이 거의 아무런 사전 예고없이 순간적으로 깨진다(→ 균열).

연철(軟鐵)이나 알루미늄과 같은 연성을 지닌 물질도 초기의 탄성변형 단계가 지나면 항복점(降伏點)에 도달하는데, 이 경우에는 깨지는 대신 물질의 내부구조가 재배열됨으로써 가해진 힘에 적응한다. 이러한 변화를 소성변형(plastic deformation)이라 하며 이것은 힘이 가해지는 한 계속된다. 이러한 재료는 지속적인 힘을 받아서 유동하는 것처럼 보이게 되며 힘을 제거해도 물체가 변형된 채로 남아 있다.

그러나 결국 소성유동도 한계에 이르게 된다. 즉 변형이 궁극적으로는 한 부분에 집중되어 그 부분에서 파괴가 시작되어 깨지게 된다. 힘을 받았을 때 소성적으로 유동하는 성질은 연성재의 공업적 유용성에서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특히 복잡한 모양의 다양한 물체를 대량 생산할 때는 소성유동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암석이 고온·고압하에서 연성재처럼 움직이고 유동하는 것을 이해하는 데도 소성유동은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과정에 의해 지표면의 형상이 만들어졌다. 다만 이때 소요된 시간의 척도(수백만 년)가 과학기술자들이 일반적으로 다루는 시간의 척도와 크게 다를 뿐이다. 물질을 간단히 구분하면 고체·액체·기체로 나눌 수 있지만 기계적 성질과 관련된 초현미경적 구조를 바탕으로 하여 물질의 상태를 기체, 액체, 점성액체, 선형 탄성고체, 점탄성 고체, 소성 고체로 세분할 수 있다.

물질의 상태에 따른 세분류

기체

기체는 불규칙적으로 움직이는 분자들로서 서로간에 끌어당기는 힘이 없고, 움직이는 평균속력은 기체의 온도에 의존한다.

이들은 충돌할 때 마치 부피를 무시할 수 있는 탄성구(彈性球)처럼 행동한다. 이러한 가정들은 기체분자 운동론의 바탕이 된다. 이 이론에 의하면 기체의 압력과 부피를 곱한 것을 절대온도로 나눈 값이 일정하다. 대부분의 기체는 넓은 범위의 조건에서 이 관계를 잘 만족한다(기체분자 운동론).

액체

액체는 서로 접촉하고 있지만 아무 어려움 없이 서로간에 미끄러질 수 있는 분자들로 되어 있다.

이런 '이상유체'에서는 전단응력(剪斷應力)이 존재할 수 없다(전단응력이 존재하면 마치 카드 놀이를 하는 사람이 카드 뭉치를 탁자에 늘어놓을 때처럼 분자들로 이루어진 면이 이웃한 면 위를 미끌어져서 이동할 때 에너지가 소모됨). 가장 흔한 액체인 물은 이상유체에 매우 가까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점성액체

점성액체를 이루는 분자는 이상유체처럼 서로 접해 있지만, 서로간에 힘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전단운동이 방해를 받는다.

당밀, 중유, 녹은 플라스틱과 같은 액체에서 내부의 전단응력은 특징적인 행동을 일으킨다. 전단유동이라는 이러한 특수한 움직임이 일어날 때 에너지가 소모된다. 각 유형의 물질의 점성을 비교해보면, 글리세린(점성유체의 일종)의 점성도는 상온에서 15P(푸아즈:점성도의 단위), 물은 0.01P, 공기는 1.8×10-4P이다.

선형 탄성고체

선형(線形) 탄성고체 내의 분자는 용수철과 같이 탄성력에 의해 서로 묶여져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변형이 작은 경우에는 주어진 하중과 변형은 비례한다. 이런 종류의 변형이 일어날 때는 용수철을 압축시키는 경우가 보여주듯이 에너지가 고체 내에 저장된다. 이러한 탄성고체가 크게 변형되면 부러지거나(이때 내부 탄성력이 극복됨) 늘어난다(이 경우 특정한 내부과정을 통해 원자구조 내에서 전단변위가 일어남)(이쇄성, 연성). 결정구조를 가지는 물질에서 전단변위는 주로 결정격자 내의 격자결함(格子缺陷)과 관계가 있다.

이 결함을 전위(轉位)라고 하며, 이 전위에 의해 결정구조가 깨지지 않고 소성변형을 지속할 수 있다. 소성 유동에서의 전위의 역할은 재료과학의 중요한 연구 분야이다.

점탄성 고체

점탄성(漸彈性) 고체는 하중과 변형의 관계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분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물질에 하중이 갑자기 작용한 후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생기는 변형은 즉시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고체가 점차적으로 변형하여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정상상태의 변형에 도달한다. 이러한 것을 크리프(creep)라고 부른다. 이와는 반대로 이러한 물질에 갑자기 일정한 크기의 변형을 주면 처음에는 매우 큰 응력이 발생한다. 이 응력은 이후 서서히 완화되어 재료가 주어진 변형에 적응하게 됨에 따라 정상상태값에 도달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응력-완화 실험이라고 한다. 이러한 행동이 나타나는 물리적 이유는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간단한 분자 모형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유리, 고무, 많은 플라스틱 종류, 약간의 금속 등이 이러한 성질을 나타낸다(점탄성).

소성 고체

소성(塑性) 고체는 납처럼 탄성행동의 정도가 미미하거나 없는 물질로, 이런 물질이 변형을 하면 영원히 그 상태가 지속된다.

대부분의 공업용·천연 재료의 행동특성은 위에서 설명한 분류범위에 포함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어떤 종류에 속하는지 결정하기 어려울 경우도 있으며, 하나의 물질이라도 상온과 고온에서 각각 다른 범주에 넣을 수도 있으며, 시간의 척도가 물질을 분류하는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암석은 일반적인 공업용 목적에서는 탄성 고체로 분류할 수 있지만 지질학 연구에서는 시간의 척도가 수백만 년이나 되기 때문에 점탄성 고체로 재분류해야 한다.

끝으로 최근에는 위에서 설명한 어느 부류에도 속하지 않는 인공 신소재가 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