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주의

물리주의

다른 표기 언어 physicalism , 物理主義

요약 수학과 논리학을 제외한 모든 과학의 개념을 물리학에 나오는 개념으로 그리고 모든 과학의 명제를 물리학의 명제로 환원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

따라서 물리주의는 환원주의이며 또한 강력한 실증주의적 경향을 띤다. 물리주의는 빈학파를 중심으로 한 논리실증주의의 핵심 입장이었다. 빈학파의 주요성원들 가운데 한 사람인 오토 노이라트는 이 용어를 〈물리주의 Physicalism〉(1931)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빈학파의 또다른 주요성원인 루돌프 카르나프도 노이라트와 함께 물리주의를 발전·전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물리주의에 따르면 물리학은 물론 화학·생물학·심리학·사회과학 등에서 쓰이는 모든 언어는 물리학 언어로 환원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수학과 논리학을 제외한 모든 과학은 질적으로 동일하게 되고 단일한 방법 즉 물리학의 방법으로 인식할 수 있다. 즉 물리학 언어가 모든 과학언어의 기초가 된다. 이때 물리 언어는 원자명제로 구성된다. 여기서 원자명제는 우리가 보고 만질 수 있는 것과 같이 감각에 주어지는 사실들, 즉 '저 흙은 고동색이다' 또는 '백합은 희다'와 같은 명제를 말한다. 논리실증주의 입장 안에서 원자명제로 구성되지 않은 명제로 이루어진 것은 과학이 아닌 비과학이다. 카르나프는 화학의 개념들은 물리학의 개념들로, 생물학의 개념들은 화학과 물리학의 개념들로, 사회과학의 개념들은 심리학·생물학·물리학의 개념들로 환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이라트는 특히 사회과학의 개념들을 환원시키는 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논리실증주의자들의 일명 '통일과학운동'은 물리주의에 기초한 것이었다. 통일과학운동은 모든 과학을 물리학 언어를 기반으로 통일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이 운동은 과학의 통일을 단지 과학의 내적인 측면, 즉 개별 과학 사이에서의 언어 환원 관계에만 치중해 과학의 역사성과 사회적 측면을 배제한 일면적인 환원주의적 구상이었기 때문에 실패했다.

물리주의는 변증법적 유물론 등과 같은 전체론(全體論 holism)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러나 물리주의는 이러한 비합리성에도 불구하고, 일부 현대 과학에서 환원주의로서 여전히 일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