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더웰

추상표현주의의 창시자이자 주요대표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작품에서 우발적 요소에 착안한 미국 최초의 미술가에 속한다(→ 추상표현주의).

어릴 적부터 미술에 천부적 재능을 보인 머더웰은 11세 때 미술 공부를 할 수 있는 장학금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실기보다 이론 공부를 더 좋아했고, 결국 스탠퍼드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에서 미학을 전공하여 학위를 받았다. 머더웰은 1941년에야 겨우 전업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초현실주의 화가인 막스 에른스트와 이브 탕기 및 앙드레 마송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지만, 독학으로 그림을 배웠다.

〈작은 스페인 감옥 The Little Spanish Prison〉(1941~44, 미국 뉴욕 시 로버트 머더웰 컬렉션)과 〈죽은 판초 빌라와 살아 있는 판초 빌라 Pancho Villa, Dead and Alive〉(1943, 뉴욕 시 현대미술관)는 그의 초기 작품이 하나의 표현 양식만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그의 후기 작품의 모태가 된 주제들을 이미 내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는 뉴욕 시에 있는 페기 구겐하임의 금세기 화랑에서 1944년에 첫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1940년대 중엽에 머더웰은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보여주는 수많은 추상적 구상화와 비구상화를 그렸다. 그러나 1949년에 그는 통틀어 〈스페인 공화국에 바치는 애가 Elegy to the Spanish Republic〉라는 제목을 붙인 연작 가운데 첫번째 작품을 그렸다. 그는 그후 30년 동안 이 〈스페인 공화국에 바치는 애가〉의 변형을 거의 150점이나 그렸다. 추상 표현주의에 속하는 이 그림들은 그가 단순하고 차분하며 큰 덩어리를 이루는 몇 개의 제한된 형태를 꾸준히 개발해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형태들은 엄숙하고 암시적으로 느리게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주며 검은 물감으로 그려져 있다.

1960년대에 그는 다양한 표현 양식으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아프리카 Africa〉(1946~65, 볼티모어 미술관) 같은 작품은 우아한 장식 문자의 세부를 확대한 것처럼 보이는 반면, 〈인디언 섬머, ＃2 Indian Summer, ＃2〉(1962~64, 로버트 머더웰 컬렉션)는 추상 표현주의의 전형적 특징인 화려한 붓놀림과 그림물감을 넓고 고르게 칠하는 '색면추상'으로 형태보다 색채를 강조하며, 넓은 평면에 그림물감을 고르게 칠하는 것이 특징이다.

1960년대말에 그는 추상 표현주의를 버리고 새로운 표현 양식으로 〈오픈 Open〉 연작(1967~69)을 그렸다. 1958~71년에 그는 동료 화가인 헬렌 프랭컨탤러와 결혼 생활을 했다. 머더웰은 헌터대학(1951~58, 1971~72)에서 미술을 가르쳤고, 〈현대 미술의 기록 The Documents of Modern Art〉(1944~52)이라는 총서를 출판했으며, 미술과 미학에 대해 수많은 평론을 썼다. 그는 추상 표현주의의 가장 분명한 대변자로 널리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