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프

로프

다른 표기 언어 rope

요약 섬유·실·철사 등을 다발로 땋거나 꼬아 길고 유연한 줄로 만든 것.

목차

접기
  1. 제조과정
  2. 이용

와이어 로프(wire rope 鋼索)는 케이블이라고도 부른다. 로프를 이용하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요건은 로프를 구부리거나, 꼬거나 잡아당겨도 형태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로프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신장력(伸長力)이다.

로프
로프

로프의 짜임새와 특성은 색상·섬세함·경직성·강도 등을 비롯해 재료로 쓰인 섬유나 실의 신장력에 따라 결정된다(→ 천연섬유). 예를 들어 무명 로프는 마닐라 삼이나 사이잘 삼으로 만든 로프보다 부드럽고 약하지만 그만큼 신장력이 좋다.

또 같은 규격에서는 마닐라 로프가 대마·황마 로프보다 강하다. 비록 단섬유일지라도 제조공정을 통해 길고 탄력성 좋은 실로 자아낼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어떤 섬유라도 로프의 소재가 될 수 있다. 변형이 가능한 금속이나 합성 폴리머로 필라멘트사를 뽑아내서 만든 로프는 자연섬유 로프와 다른 특성을 보인다(→ 인조섬유). 자연섬유로 만들어진 경우엔 로프 형태를 좌우하는 어떤 특정한 필라멘트사가 로프 전체에 일률적으로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굵은 필라멘트사나 철사는 같은 원료로 보다 가늘게 만든 것에 비해 훨씬 더 팽팽하다. 따라서 이처럼 굵은 재료를 이용한 경우 같은 규격으로 보다 강한 로프를 만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꼬아서 만든 로프의 구조는 번갈아 반대방향으로 엇갈리면서 꼬임이 생기므로 비틀림이 안정감있게 형성된다. 로프를 수직으로 지지하기 때문에 로프의 꼬임이 우측 상향으로 나선형 회전을 할 때, 그것을 우측횡단 꼬임 또는 Z자 꼬임이라 하고, 만약 꼬임이 좌측 상향이면 좌측횡단 또는 S자 꼬임이라 한다. 땋거나 엮어서 만든 로프의 구조는 5월제 기둥과 같은 방식으로 로프의 각 부분을 가로지른 뒤 다시 한 번 가로질러서 그 꼬임에 균형을 만들어준다.

자연섬유, 인조 필라멘트, 강삭 등은 지름이 최소한 5㎜ 이상이며, 이보다 가는 로프는 '코드'라고 한다. 그리고 이와 유사한 묶음들로 꼬임의 균형이 계속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은 트와인 또는 이라 부른다. 케이블은 몇 가닥의 로프를 함께 꼬아 만든 것으로 꼬임이 안정적이다. 유기섬유 로프에 비해 와이어로프는 훨씬 강하고 단단하며 중량도 많이 나가지만 신장력은 떨어진다. 인조 필라멘트사는 자연섬유 로프보다 더 강하며 대부분 신축성도 훨씬 뛰어나다.

제조과정

로프를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이 4단계로 나뉜다.

첫째, 얀을 자아낼 수 있도록 섬유나 필라멘트사를 준비한다. 둘째, 준비된 섬유나 필라멘트를 잣거나 다발로 묶어 얀을 만들고 얀은 다시 인조필라멘트 로프를 직조할 수 있는 코드로 만든다. 셋째, 여러 가닥의 얀을 꼬아 가닥줄의 형태인 스트랜드를 만든다(성형). 끝으로 3가닥 이상의 스트랜드를 꼬아 로프를 만든다(스트랜딩). 섬유는 소면기(梳綿機)나 소모기(梳毛機)로 곱게 빗은 다음 방적공장의 공정에 따라 가늘고 길게 베어 얀으로 자아낸다.

준비 완료 상태의 가닥실인 스트랜드는 얀 또는 그보다 가는 코드를 꼬아서 만드는데, 때로는 2가지를 함께 섞어서 이용하기도 한다. 스트랜드 직조기는 포머(성형기) 또는 번처라고 부르며, 그 생산률과 조방기(粗紡機)의 속도는 물론 연이어서 얼마나 긴 스트랜드를 만들 수 있는가 하는 능력 등에 따라 그 규격과 형태가 다양하다.

꼬임이 있는 로프는 먼저 S자형 꼬임으로 스트랜드 3가닥을 만든 다음, 그 3가닥을 합해 방향이 반대인 Z자형 꼬임으로 엮어서 만든다.

로프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3가닥 스트랜드 로프, 4가닥 스트랜드 로프, 4가닥이 오른쪽으로 꼬여 심이 들어 있는 시라우드레이드 로프 등이다. 특히 3가닥 스트랜드 로프는 플레인 로프 또는 호저레이드 로프라고도 부른다. 로프를 꼬는 작업에는 스트랜드 형성기와 비슷한 기계가 필요하다. 보빈에 감긴 스트랜드는 압축 튜브를 통과하면서 당겨진 뒤, 회전하는 조방기에 의해 꼬이면서 로프가 된다.

꼬임이 형성된 로프는 역시 조방기가 돌리는 무거운 강철 보빈에 감긴다. 로프를 감는 기계에는 3가지 소조립품이 앞뒤 방향 수평으로 나란히 연결되어 있는데 그것은 스트랜드 보빈을 회전시키는 전방회전 조방기, 잡아당기는 역할을 하는 캡스턴 조방기, 로프를 엮어 저장하는 보빈 장치인 수신조방기이다. 이 방적기계들을 통과하면서 꼬임이 만들어지는 로프의 길이는 수신조방기의 크기에 따라 제한을 받는다.

또 하나의 유형인 수평 로프 방적기에는 조방기 내에 스트랜드 보빈이 앞뒤 방향으로 배열되어 있다.

스트랜드를 보빈에서 1가닥씩 밖으로 잡아당기면 지나치게 심한 꼬임이 생기고, 이로 인해 주변의 스트랜드와 결합하면서 로프가 형성된다. 이와 같은 기계의 조방기에는 수신 보빈의 도움없이 로프가 직접 타래 형태로 감긴다. 따라서 로프의 길이는 스트랜드의 길이에만 제한을 받는다. 이러한 기계들은 필요한 바닥 공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속품들을 수평 또는 수직으로 배열하는 설계에 따라 제작된다. 어떤 지역에서는 아직도 길고 낮은 형태의 로프 제조장이 가동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로프를 비롯한 밧줄들을 만드는 데 수동식 도구들을 이용한다. 로프의 가닥을 맞추어 끝을 잇지 않고 만들 수 있는 로프의 길이는 공장의 길이에 따라 제한된다. 가장 긴 공장의 길이는 약 370m에 달하는데 이곳에서 만든 얀을 완전히 꼬아 로프를 만든다고 하면 그 로프의 길이는 210m 가량 된다.

BC 1500년경의 이집트 무덤에서 출토된 그림에는 사람들이 걸어다니면서 로프를 만드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최초의 로프 제조장은 옥외의 평평한 공간이었으며 때로는 그 길이를 연장해서 더 긴 로프를 만들 수 있도록 일정한 간격의 기둥을 세워놓은 곳도 있었다. 그 이후에 나타난 작업장의 형태는 지붕을 덮거나 혹은 옆면까지 모두 가린 밀폐된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로프 제조장에서 사용하는 기계화 방식이 세계적으로 널리 확산되었다.

로프의 꼬임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지름이 2.5~12.7㎝에 해당하는 로프는 4쌍의 스트랜드로 만들어지는데, 1쌍의 스트랜드는 각각 왼쪽 방향의 꼬임과 오른쪽 방향의 꼬임이 1가닥씩 짝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결국 이 로프는 8가닥의 스트랜드를 이용한 꼬임구조로 엮어진다(브레이드). 또다른 하나의 형태는 2중꼬임 로프이다.

2중꼬임 구조를 만들려면 먼저 실을 엉성하게 엮어 심을 만든 다음 둘레에 여러가닥의 실을 강하게 꼬아 1겹의 층을 만들어서 로프의 심을 완전히 감싼다. 이와 같은 형태의 로프를 엮는 데에는 특수한 기계가 이용되며, 그 꼬임구조는 로프의 신축성을 높이고 뒤틀림을 균형있게 만들고자 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이용

동일한 섬유 또는 필라멘트를 이용했을 때 로프의 강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상의 요인은 로프나 스트랜드를 엮는 과정에서 적용된 꼬임의 정도이다. 꼬임의 크기가 클수록 강도는 떨어진다. 그러나 로프를 엮으면서 끊어지지 않을 만큼의 힘으로 잡아당기는 것은 강도를 약하게 만들지 않는다.

실제로 주어지는 인장 강도가 내부의 스트랜드 실을 끊어버릴 정도만 아니라면 반복해서 힘을 가할 때 오히려 로프가 여러 차례 당겨지면서 실과 스트랜드의 당기는 힘이 서로 잘 조절되어 결과적으로 장력에 버티는 힘이 더욱 강해진다. 천연섬유 로프는 섬유 표면이 벗겨져 곰팡이가 번식하게 될 때 가장 빨리 부패한다. 이에 비해, 인조 필라멘트 로프는 일광·고온에 노출되거나, 또는 필라멘트의 분해를 촉진하는 각종 유해 화학물질에 닿았을 때 가장 쉽게 상한다. 로프가 비틀리거나 스트랜드에 엉킴 혹은 주름이 생기는 이유는 처리를 잘못한 결과 구조적으로 꼬임이 균형있게 연결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완성된 로프 제품들은 항해용으로 가장 많이 소비된다. 과거에 선원들이 가장 선호한 것은 튼튼하게 꼬아서 만든 마닐라 로프였으나, 지금은 강도도 더욱 크고 무게도 훨씬 가벼운 나일론이나 폴리프로필렌 로프가 보다 실용적인 것으로 취급된다. 만일 신장력이나 유연성이 요구되는 경우라면 합성 필라멘트나 꼬임구조로 만든 로프를 이용하는 것이 더 낫다.

이와 같은 평가기준들은 구체적인 용도에 따라 여러 가지 로프의 구조를 선택할 때 모두 적용된다. 예를 들어 수상스키용 로프는 대부분 폴리프로필렌을 꼬아서 만드는데, 그것은 폴리프로필렌이 물에 뜨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또 뒤틀림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한편 등산용 로프에는 질기고 견고한 나일론을 이용하며, 항해용 로프는 늘어나는 것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단섬유 폴리에스테르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