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트로브

미국 최초의 직업 건축가로 꼽히며 미국 건물에 고전주의 복고양식을 사용할 것을 처음으로 제창했다.

작센 공국의 니스키에 있는 모라비아대학교를 다닌 뒤 1784년 영국에 돌아와 신고전주의 건축가인 새뮤얼 페피스 코커릴과 함께 공부했으며 그에게서 E.-L. 불레와 C.-N. 르두의 작품을 비롯한 선진적인 프랑스 건축에 관한 지식을 얻은 듯하다. 또한 이때에 유명한 토목기사인 존 스미턴에게서 토목공학을 배운 것으로 보인다. 1790년경 독립하여 개업했고 르두의 기법에 따라 서식스의 해머우드 별장을 설계했다.

아내와 사별한 뒤 줄곧 슬픔에 젖어 일을 못하다가 결국 1795년 미국으로의 이민을 결심했다.

미국에서 만든 처음의 주요작품은 버지니아 주 리치먼드의 주립교도소(1797~98 건축, 1927 철거)였다. 1798년 당시 미국 수도였던 필라델피아로 이주하여 오늘날 미국 최초의 그리스 복고양식 기념물이라 평가되는 펜실베이니아은행 설계를 맡았다. 그는 스스로 특정 양식에 얽매이지 않았다. 그 예로 같은 시기에 필라델피아에 지은 세질리 주택은 미국 최초의 고딕 복고양식 건물로 지목되고 있다.

1803년 리치먼드에서 토머스 제퍼슨을 만났고, 미국 연방 공공청사건축 감독관으로 임명되었다. 이때 워싱턴 D. C.에 짓고 있던 미국 국회의사당을 완성하는 임무를 맡았으며 하원의사당과 상원의사당 내부를 미국을 상징하는 식물인 옥수수와 담배 잎사귀 등 고전풍의 무늬로 장식했다. 그가 설계한 미국 연방대법원(1806~07 설계)은 미국 고전주의 실내장식이 최초로 사용된 것이다.

가장 유명한 작품은 1805년 착공한 볼티모어에 있는 성모몽소승천(聖母蒙召昇天) 대성당(나중에 바실리카로 바뀜)으로, 엄격하고 아름다운 비례를 띤 구조물이었으나 그가 죽은 뒤 현관 위 탑에 올려진 양파 모양의 돔 때문에 아름다움이 약간 손상되었다. 볼티모어에는 그가 설계한 증권거래소(1820)도 있다.

그는 또한 토목기사로서 상수도 설비계획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였다. 증기기관이나 증기선, 그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제작하는 데 더욱 창조성을 발휘했지만 이로 말미암아 파산했다. 그는 설계에서 집행에 이르기까지 전체를 꿰뚫어보며 근대적으로 일을 추진한 선구자였다.

자신이 설계한 뉴올리언스의 상수도 설비계획을 감독하던 중 황열병(黃熱病)에 걸려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