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버

독일 근대연극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폭군 같은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고 20세 때 젊은 사무원인 요한 노이버와 도망쳐 1718년 그와 결혼했다. 그들은 크리스티안 슈피겔베르크 유랑극단(1717~22)과 카를 카스파 하크 유랑극단(1722~25)에서 수련을 쌓기 시작했다. 1727년 독립하여 극단을 창설했고, 작센 선제후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투스 1세로부터 라이프치히 부활절 축제 때 공연할 수 있는 허락을 받아냈다.

1725년에 이미 카롤린 노이버의 연기는 프랑스의 고전 비극과 희극을 모델로 작품을 쓰던 비평가이자 연극개혁가였던 요한 크리스토프 고체트의 관심을 끌었다. 그가 '노이버린'이라고 불렀던 그녀는 당시 독일 연극계를 지배하던 매우 즉흥적인 소극과 어릿광대극 대신, 역들을 세심하게 연구하고 연습하는 방향으로 극단을 이끌었다.

1739년까지 지속되었던 고체트와 노이버린의 공동작업은 독일 연극사에서 하나의 전환점이자 독일 근대연극의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독일의 다른 도시에서 3년간 공연한 다음 1737년 라이프치히로 돌아온 노이버 극단은 1733년 아우구스투스가 죽은 후 그들의 특허권이 즉흥극과 어릿광대극을 고수하고 있던 요한 페르디난트 뮐러 극단으로 넘어가버린 사실을 알게 되었다. 노이버린은 이에 재치있게 대응하여 어릿광대를 무대에서 쫓아내는 내용의 연극을 상연했다. 그러나 극단은 예전의 지배력을 다시는 되찾지 못했고, 막간에 삽입하는 뮤지컬의 여흥으로는 당시의 뮤지컬 쇼에 쏠렸던 인기를 당해낼 수가 없었다.

1740년 안나 여제의 초대를 받은 노이버 극단은 러시아에 근대연극을 소개했으나 1741년 여제가 죽자 라이프치히로 돌아와야만 했고 고체트는 이미 다른 극단과 관계를 맺고 있었다. 고체트와 노이버린 사이의 의견대립도 갈수록 커져갔다. 고체트가 자신의 연극 〈죽어가는 카토 Der sterbende Cato〉에서 특별히 착용을 지시했던 토가(고대 로마 시민들이 입던 긴 겉옷)를 노이버린은 살색 타이즈로 바꿔버렸고, 고체트 또한 자신의 논평에서 그녀를 공격했으며, 그녀가 어떤 서두 대사에서 그를 '박쥐의 귀를 가진 검열관'으로 묘사하자 이에 대한 답변으로 그는 한 외설적인 팜플렛을 통해 그녀의 사생활에 대해 비난을 퍼부었다.

1747년 그녀는 무대를 떠났으나, 1년 후에는 새로운 극단과 함께 레싱이 쓴 첫번째 희곡 〈젊은 학자 Der junge Gelehrte〉를 성공적으로 공연했다. 그러나 라이프치히는 물론이고 드레스덴·프랑크푸르트·바르샤바 등지에서 이 작품은 별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1753~54년 그녀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재기하고자 했으나 실패했으며 1756년에 일어난 제3차 슐레지엔 전쟁의 화염 속에서 남편도 죽고(1759) 드레스덴도 포격을 당하자(1760)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결국 한 농부의 오두막에서 죽었다. 성당 묘지 매장이 거부되었으나 1776년에는 그녀를 "독일 연극의 훌륭한 취향을 확립한 여성"으로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졌다. 이에 앞서 괴테는 〈빌헬름 마이스터 Wilhelm Meister〉에서 이미 그녀를 마담 넬리라는 불후의 인물로 표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