깁스

20세기 후반의 많은 과학자들은 그를 지금까지 미국이 배출한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평가하고 있다.

열역학이론을 도입하여 물리화학의 넓은 영역을 경험적 과학에서 연역적 과학으로 변화시켰다.

그는 예일대학교 종교문학 교수였던 조사이어 윌라드 깁스 경의 넷째이자 외아들로 태어났다. 조상 가운데 대학 학장을 지낸 사람도 있으며, 어머니 쪽으로는 과학적 재능이 있었다. 그는 생김새나 지적 능력 모두 어머니를 닮았다. 친절한 젊은이였지만 사람들과는 별로 어울리지 않고 공부에만 몰두했다.

이러한 환경과 약한 몸 때문에 그는 학생활동이나 사회활동에 많이 참여하지 못했다. 지방의 홉킨스 그래머스쿨에서 공부하고 1854년 예일대학교에 들어간 후에는 많은 상을 수상했다. 졸업 후에는 공학연구에 몰두하여 기어설계에 대한 논문을 냈다. 이 논문은 그가 사용한 기하학적 분석방법과 논리의 정확성으로 유명하다. 1863년 미국에서 제일 먼저 공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같은 해 예일대학교 강사로 임명되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틈틈이 기계발명에 시간을 보냈다.

그는 장성하기 전에 부모를 잃고, 두 누나와 함께 부모의 집과 약간의 재산을 물려받았다.

1866년 그들은 유럽으로 옮겨가 거의 3년간 머물렀다. 그동안 그는 수학·물리학 대가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그들의 뛰어난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그러므로 그는 정신적인 면에서는 미국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유럽 과학자가 되어 돌아왔는데, 이것이 조국에 대한 인식이 늦어지게 된 이유 중의 하나였다. 그는 제임스 와트 증기기관의 속도조절기를 개량하는 데 점점 성숙해가는 자신의 이론을 적용했다. 또한 속도조절기의 평형상태를 분석하면서 화학공정의 평형상태를 계산하는 방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주요저서를 펴내기도 전인 1871년 예일대학교 수리물리학 교수로 임명되었다.

1873년 첫번째 주요 논문 〈유체(流體) 열역학에서의 도표 방식 Graphical Methods in the Thermodynamics of Fluids〉을 발표했고, 같은 해에 〈평면을 이용한 물질의 열역학적 속성의 기하학적 설명방식 A Method of Geometrical Representation of the Thermodynamic Properties of Substances by Means of Surfaces〉, 1876년에는 그의 가장 유명한 논문 〈이질물의 평형에 관하여 On the Equilibrium of Heterogeneous Substances〉를 발표했다.

당시 영국에 있던 스코틀랜드계 물리학자 제임스 클럭 맥스웰은 그가 쓴 논문의 중요성을 알아차려 깁스의 열역학 평면모델을 직접 만들어 그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는 일생 동안 누나 집에서 독신으로 지냈다. 말년에는 건강도 나아져서 당당한 걸음걸이에 혈색 좋은, 키 크고 위엄있는 신사의 모습을 유지했으며 집안 일도 한몫 거들었고, 비록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우둔한 학생일지라도 친절하고 개방적으로 대하였다.

그는 동료들로부터 상당히 존경받았지만, 미국 과학계는 지나치게 실제적인 문제들에 집착하고 있어서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그의 심오한 이론적 업적을 많이 수용하지 못했다.

예일대학교에서 조용한 삶을 보내면서 소수의 엘리트 학생들에게는 큰 존경을 받았지만, 당시 미국 과학계는 그의 천재성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평생 미국 물리학회 회원이 된 적조차 없었지만, 그런 일에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 같다. 스스로 자기가 이루어놓은 업적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후세인들에 의한 올바른 평가만을 기대했다.

같은 시대의 역사가인 헨리 애덤스는 그를 "과학에 관한 한 가장 위대한 미국인"이라고 불렀다.

그는 물리적 과정에 열역학 법칙을 적용하여 통계역학을 발전시켰는데, 그 취급방법이 매우 보편적이어서 통계역학의 근원인 고전물리학뿐 아니라 양자역학에도 응용된다는 것이 후에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