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술

기억술

다른 표기 언어 mnemonic , 記憶術

요약 기억을 보조하는 방법.
memoria technica라고도 함.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기억의 여신 므네모슈네(Mnemosyne)의 이름에서 따온 용어이다.

기억술의 원리는 마음 속에 인위적인 구조를 만들어 생소한 생각, 특히 자신이 기억하기 어렵고 서로 동떨어진 일련의 생각을 그 구조 속에 짜넣는 것이다. 각 부분이 서로 연상되도록 구조를 만드는 것이 이상적이다. 오랫동안 기억술로 널리 적용되었던 예로는 운율이 있는 시를 만들어 단어를 몇 개씩 묶어서 외우는 방법을 들 수 있다. 다방면의 기억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일반화된 기호의 체계처럼 기억술체계를 만들려는 시도는 계속 이어졌다.

그리스·로마의 기억술체계는 관심항목의 위치에 기초를 두어 머리 속에 장소나 기호, 그림 등을 그리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 방법은 익숙한 구조(locus)와 기억해야 하는 항목 또는 사물(res)을 서로 연결시킨다. '로시 에 레스'(loci et res)라고 부르는 이 기억 방식은 일련의 항목을 연속되는 순서로 기억하는 데 효과적이다.

가장 보편적 방법은 큰 집을 하나 선택하고, 그 집안의 방·벽·창문·조각상·가구를 각각 상징적인 그림을 이용해, 특정 이름·어구·사건·생각 등에 연관시키는 것이다. 이를 다시 기억해내기 위해서는 상상을 통해 그것을 넣어둔 특정 장소를 찾을 때까지 그 집의 각 방을 뒤지는 것이 필요하다.

이 체계에 따라 역사적인 날짜를 오래 기억하고 싶으면 상상의 마을을 만들고 기억하려는 날짜가 그 마을의 특정 위치에 자리잡도록 한다.

마을은 일정한 수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 구역에는 10채의 집이 있고 또 각 집에는 10개의 방이 있다. 또한 각 방마다 기억장소인 100개의 사각형이 있는데, 이 사각형의 일부는 방바닥에 있고 다른 일부는 사개의 벽과 지붕에 있다. 이 방법을 사용해서 유럽에서 인쇄술을 발명한 연도인 1440년을 기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즉, 인쇄를 의미하는 책이나 또다른 하나의 상징물을 머리 속에 떠올린 뒤 상상 속 마을의 첫번째 집, 4번째 방, 40번째 기억장소 사각형 안에 그것을 넣는다.

기억술에 과학적 관심이 고조된 것은 1968년이었다.

바로 그해에 소련의 저명한 심리학자 알렉산드르 R. 루리아가 〈기억술을 가진 사람의 마음 The Mind of a Mnemonist〉이라는 책을 펴냈는데, 이 책은 기억술에 대해 보다 깊이있는 심리연구를 할 만한 가치가 있음을 시사했다. 루리아는 특히 몇 년 동안 긴 숫자목록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능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기억술을 실제로 적용하는 사람은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여러 가지 절차를 사용한다.

한 가지 예로 연결법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펜과 의자처럼 항목을 서로 짝짓는 방식으로서, 짝을 지은 후에 그것을 다시 3번째 것과 연결시키면서 무한정 계속 연결해나간다. 누구나 의자에 앉아 펜으로 글씨 쓰는 모습은 상상할 수 있는 것처럼 이 방법에는 단순한 연결이 아닌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연결법은 성인뿐만 아니라 국민학교 고학년 어린이에게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방법으로는 먼저 "i before e, except after c"처럼 운율을 쓰는 방법이 있다.

그밖에도 차이코프스키라는 이름은 '씹기-암소-스키'라는 뜻의 '추-카우-스키'(chew-cow-ski)로 바꾸고, 레이건은 '광선 총'이라는 뜻의 '레이-건'(ray-gun)으로 바꾸는 식의 대체방법도 사용된다. 기억술을 이용하는 사람이 강조하는 점은 연상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특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하거나 흔한 연상이면 쉽게 잊혀진다고 한다.

사실상 기억할 소재들을 기호화하는 방식의 모든 기억술은 한정된 분야에 사용할 때 매우 유용한데, 만일 사용자 본인이 기호를 만드는 경우에는 특히 그러하다.

한 가지 기억술이 완전히 일반화되어 비개인적인 것이 될 경우, 대개는 복잡하고 모호해질 수밖에 없으므로 기능을 충분히 해내지 못한다. 따라서 그런 종류의 기억술은 차츰 그 중요성이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