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선법

교회선법

다른 표기 언어 church mode , 敎會旋法

요약 온음과 반음의 배열 순서를 달리하는 8음계가 있다. 서방교회는 상행 테트라코드 4개 구성음을 기초로 하여 상행 배열에 의한 8개의 교회선법을 만들었다. 교회선법은 화성보다는 선율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단성성가시대가 지나 다성음악이 작곡된 때에도 계속 사용되었다. 르네상스 시대 다성음악 작곡가들은 교회선법 전통의 고수를 고집했다. 그러나 화성적 필요에 의해 이끔음의 사용이 허용되었고, 일정한 규칙에 따라 임시표를 덧붙였다. 16세기 후반 헨리쿠스 글라레아누스는 에올리아 선법(자연 단음계)과 이오니아 선법(장음계)을 포함하여 총 12개 선법 체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교회선법은 200년이 넘도록 주로 교육적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되다가, 19세기말과 20세기초에 새롭게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교회선법(church mode)
교회선법(church mode)

온음과 반음의 배열순서를 달리하는 8개(후에는 12개)의 음계가 있으며 중세 음악 이론가들이 초기 그리스도교의 실제에 영향을 받아 만들었다.

8세기경 동방교회에서는 옥토에코스(oktoechos)라는 선율형 체계를 성가 작곡의 기본으로 삼았다. 비잔틴의 논서 〈신성한 도시로부터 Hagiopolites〉에 따르면, 옥토에코스 체계는 다마스커스의 요하네스(749 죽음)가 처음 제안했고, 4개의 정격 에코스와 4개의 변격 에코스로 되어 있다.

옥토에코스는 기록상 515년 옛 시리아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동방의 옥토에코스는 이것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짐작된다.

시리아의 옥토에코스가 고대 그리스의 선법에서 직접 유래한 것인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선법 개념 자체가 고대로부터 당시 시리아에 소개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비잔틴 성가).

서방교회도 그리스 음악의 개념들을 받아들였으나, 정확한 지식이 결여된 다소 임의적인 수용이었다. 서방교회는 하행 테트라코드를 사용한 고대 그리스 선법의 일종인 '옥타브족'(octave species)에 대해 정확히 몰랐지만, 하행 테트라코드의 원리들고대선법의 원리을 상행 음렬에 의한 교회선법의 원칙에 임의로 적용시켰다.

이들은 새롭게 배열한 상행 테트라코드 4개 구성음 d-e-f-g 각각을 기초로 하여(각 구성음을 정격과 변격에 의한 4개의 선법 짝들의 기본음[종지음:finalis]으로 삼음) 상행 배열에 의한 8개의 교회선법을 만들었다.

4개의 정격선법이 종지음으로 시작하고 끝나는 데 비해, 이것들의 짝인 4개의 변격선법은 종지음보다 4도 아래인 제5음에서부터 시작했다(따라서 변격선법에서는 종지음이 중간에 위치함). 종지음 말고도 각 선법의 특징을 결정하는 것으로는 낭송음(tenor/confinalis)이 있는데, 이것은 정격선법에서는 종지음보다 5도 위의 음, 변격선법에서는 종지음보다 3도 위의 음이며, 억양과 같은 사항을 고려하여 다른 음이 낭송음이 될 수도 있었다.

원래 교회선법들은 명칭을 붙이는 대신 각 선법을 나타내는 숫자로 표시했으나, 9세기경에 당시 교회선법들에 그리스 선법 명칭이 적용되었으며(수사 훅발트의 것으로 추정되는 한 논서에 기록됨), 이러한 적용과정에서 명칭들이 혼동되었다.

발전된 선법체계는 다음과 같다(종지음에는 밑줄을 쳤고, 낭송음은 소문자로 적었음).

도리아 DE F G a B C D

히포도리아 A B CD E f G A

프리지아E F G AB c D E

히포프리지아 B C DE F G a B

리디아 F G A B c D E F

히포리디아 C D E F G a B C

믹솔리디아 GA B C d E F G

히포믹솔리디아 D E F G B c D

교회선법은 화성적 필요보다는 선율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선법이 갖고 있는 '철학적'인 성격으로 인해 단성성가시대가 지나 다성음악이 작곡된 때에도 계속 사용되었다.

르네상스 시대 다성음악(대위음악) 작곡가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면서 교회선법 전통의 고수를 고집했다. 그러나 결국 화성적 필요를 인정해서 이끔음(종지음에 앞선 반음 아래의 음)의 사용을 허용하게 되었고, 또한 필요한 가사 부분에 선법적 느낌을 없애기 위해 일정한 규칙에 따라 임시표(반음기호)를 덧붙였다. 이러한 고안을 무지카 팔사, 무지카 픽타라 불렀다(→ 무지카 픽타).

16세기 후반 스위스의 인문주의자였던 헨리쿠스 글라레아누스는 당시의 음악 실제와 이론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에올리아 선법(자연 단음계 해당)과 이오니아 선법(장음계)이라는 새로운 선법 짝을 선법 체계에 포함하여 총 12개 선법 체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자신의 논저 제목도 〈12음계 Dodekachordon〉라고 했다.

교회선법은 200년이 넘도록 주로 교육적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되다가, 19세기말, 20세기초에 새롭게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신중세·신르네상스적 성향을 가진 작곡가들의 작곡 의도에 부합되었을 뿐 아니라, 서양에서 기능 화성이 거의 소진되고 이전까지 거의 개발되지 않던 민속 전통이 진지한 예술음악에 영향을 끼치게 되자 교회선법의 순수한 선율적 아름다움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교회선법은 온음계 장단조 음계와는 달리 기본적으로 서양 화성의 원리에 대해 둔감하기 때문에, 오히려 앵글로아메리카의 발라드 음악과 같이 민속음악적 성향의 음악에서 지배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