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시

교향시

다른 표기 언어 symphonic poem , 交響詩

요약 표제음악의 일종으로 시 또는 회화적 내용에서 영감을 받은 관현악 작품.
음시(tone poem)라고도 함.

표제를 곡의 제목으로 명시하거나 또는 암시적으로 표현한다. 교향시의 단악장 형식은 연주회용 서곡에서 비롯된 것으로 오페라나 희곡을 위해 작곡하지는 않았지만 문학 작품이나 사건의 자연스러운 진행을 암시했다(예를 들어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 Die Fingals Höle〉은 〈헤브리디스 서곡 Hebrides Overture〉이라고도 함).

교향시라는 용어와 형식은 프란츠 리스트가 처음 사용했으며, 그는 〈전주곡 Les Préludes〉(1848, 라마르틴의 〈명상시집 Méditations poétiques〉에서 따옴)과 같은 작품에서 시적 정서를 나타내기 위하여 주제 변형을 시도했다.

악곡 형식은 자유로우며, 교향곡 1악장의 소나타 형식과 비슷하다. 교향시의 양식은 작곡가와 주제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호색한의 모험담을 다룬 〈돈 후안 Don Juan〉(1889)과, 엉터리 기사의 모험담을 다룬 〈돈 키호테 Don Quixote〉(1897)에서 론도(rondo:abacaba처럼 주제 a가 계속 되풀이됨)나 변주곡과 같은 에피소드 형식을 자유롭게 변형하여 작품에 사용했다. 또한 양떼의 울음소리 같은 부수적인 음향효과뿐만 아니라 임종 때에 들리는 돈 후안의 심장 고동 소리를 그대로 모방해서 일상사건의 생생한 효과를 높이기도 했다.

돈 키호테(Don Quixote)
돈 키호테(Don Quixote)

단테와 바이런을 비롯해서 그뒤 작가들의 낭만주의 문학작품과 시는 19세기 동안 줄곧 표제음악의 재료가 되었다. 차이코프스키의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 Francesca da Rimini〉(1876)는 문학작품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시벨리우스의 4개의 전설곡 〈칼레발라 Kalevala〉 중 〈투오넬라의 백조〉(1893)는 전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Finlandia〉(1900)와 베드르지흐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Mé vlasti〉(1874~79)은 민족주의가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Also sprach Zarathustra〉(1896, 니체의 작품에서 따옴)와 〈죽음과 변용 Tod und Verklärung〉(1889)에서는 철학적 사변이 그 주제이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죽음의 섬 Isle of the Dead〉(1907, 아르놀트 뵈클린의 작품에서 따옴)과 리스트의 〈훈족의 전투 Hunnen schlacht〉(1857, 빌헬름 폰 카울바흐의 작품에서 따옴)는 회화가 영감의 기초가 된 작품들이다.

문학에서 주제를 따오는 경우가 흔했지만, 특히 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는 클로드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 Prélude à l'après-midi d'un faune〉(1894)처럼 시각적인 영감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게 되었다. 결국 교향시는 그 역동적인 힘이 커져서 관현악 발레곡으로 대체되었다. 이고리 스트라빈스키의 교향시들 중 초기 작품 〈불꽃 Feu d'artifice〉(1908)은 표면상 여전히 교향시 형식을 유지하고 있지만 러시아 민담에 바탕을 둔 그 이후의 작품들은 무용공연을 염두에 두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