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터 훈장

가터 훈장

다른 표기 언어 The Most Noble Order of the Garter

요약 1348년 에드워드 3세가 제정한 기사훈장으로 민간인과 군인에게 수여하는 영국의 최고 훈장.

가터 훈장(The Most Noble Order of the Garter)
가터 훈장(The Most Noble Order of the Garter)

가터 훈장에 관한 최초의 기록이 불에 타 없어져서 훈장을 제정한 원래 목적, 문장(紋章)의 의미, 제명(題銘)의 기원 등을 밝히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일설에 따르면 에드워드 3세가 아서 왕의 전설에 나오는 원탁의 기사들을 되살려 기사단을 만들었다고 하며, 가터라는 말은 기사들이 숙녀에게 표하는 예의의 상징이라고도 한다.

가장 그럴 듯한 일화에 따르면, 에드워드 3세가 솔즈베리 여공작 켄트의 조운(나중에 최초의 가터 기사 중 한 사람인 흑태자의 아내가 됨)과 춤출 때 그녀의 파란색 가터 하나가 바닥에 떨어졌는데 그것을 보고 곁에 있던 사람들이 킬킬거리며 웃자 에드워드는 떨어진 가터를 정중하게 주워 자기 다리에 매고는 프랑스어로 "악(惡)을 생각하는 자에게 수치를"(Honi soitqui mal y pense)이라는 격언을 말하며 신하들을 꾸짖었다고 한다.

이 어구는 지금까지 훈장의 제명(題銘)으로 남아 있으며 일반적으로는 "악을 생각하는 자에게 악을"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왕은 성대한 잔치와 마상 창시합을 개최해 훈장수여식을 거행했다. 가장 유명하고 수여대상이 제한된 기사훈장의 하나답게 이 훈장의 명단에는 많은 뛰어난 사람들의 이름이 올라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는 명예를 잃고 기사의 지위에서 쫓겨난 사람들도 있다. 가터 훈장을 받은 기사 가운데 36명이 참수되었고 헨리 8세 때만 6명이 참수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일본 왕 히로히토와 이탈리아 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가 받았던 '특별기사'의 표시인 칼과 문장이 기사단의 본부인 성 게오르기우스 예배당에서 제거되었다.

때로는 훈장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었다. 윈스턴 처칠은 1945년 자신의 정당이 선거에 패배하여 총리 자리에서 물러날 때 훈장을 주겠다는 제안을 처음으로 받았으나 "국민에게 파면이라는 훈장을 받고 나서 왕으로부터 가터 훈장을 받을 수는 없다"면서 거부했다. 그러나 그뒤 마음이 누그러져 1953년 훈장을 받았다.

본래 중세의 회원 구성은 마상시합 때처럼 영국 왕과 왕세자에게 각각 12명의 기사들이 속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1805년에는 기사의 수가 25명이 되었으며 오늘날까지 그대로 내려왔다. 18세기말과 19세기초에는 회원자격이 왕족과 조지 1세, 2세의 직계비속 그리고 외국인들에게까지 확대되었다. 왕과 왕세자는 언제나 포함되어 있다. 원래는 기존의 기사가 새 기사를 뽑았으나 지금은 전적으로 영국 국왕의 재량에 의해 기사 임명이 결정된다. 여성들도 훈장을 받긴 했으나 25명의 기사명단에 들지는 못했다.

훈장을 받으면 기사작위와 경(Sir)이라는 칭호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며, 이름 끝에 K.G.(가터 훈장을 받은 기사를 뜻함)를 덧붙일 수 있다.

이 훈장을 관리하는 직책에는 고위성직자(언제나 윈체스터 주교), 대법관, 등기원(찰스 1세 때부터는 윈저의 집사), 가터 문장관(紋章官), 흑장관(gentleman usher of the Black Rod)이다. 고위성직자·등기원·흑장관은 훈장제정 때부터 있었고 가터 문장관은 헨리 5세 때, 대법관은 에드워드 4세 때 생겨났다.

성 게오르기우스는 이 훈장의 수호성인이기 때문에 성 게오르기우스 축일인 4월 23일이 훈장의 기념일이다.

기사단의 본부는 윈저 성에 있는 성 게오르기우스 예배당이다. 기사마다 그 예배당 안에 주어진 구획이 있어 그 안에 기(旗), 투구, 문장 박힌 갑옷을 두는데, 기와 투구는 그 기사가 죽은 뒤 되돌려지지만 갑옷은 교회에 영원히 보존된다(가장 오래된 것이 1394년경의 것). 이결과 성 게오르기우스 예배당은 문장 도안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장소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훈장은 에드워드의 격언을 새겨넣은 가터, 성 게오르기우스 십자가가 그려진 성장(星章), 성 게오르기우스와 용을 그린 휘장이 달린 목걸이로 되어 있으며 이들 모두는 소유자가 죽으면 다시 기사단에 돌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