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음 조율

가온음 조율

다른 표기 언어 meantone temperament

요약 1500년경부터 18세기까지 유행한 건반악기 조율 체계.

가온음 조율(meantone temperament)
가온음 조율(meantone temperament)

가온음 조율 체계를 씀으로써 건반악기를 한 조(調)로 고정시키지 않고 5, 6개의 가까운 관계조들로 옮겨다니면서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중세 단성음악에서 사용했던 순정 조율(just intonation) 체계는 자연 배음렬상의 완전5도와 장3도(바탕음 위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배음들이 이루는 5도 및 3도 음정) 음정을 다양하게 쌓아올리거나 내림으로써 음계의 모든 음정들을 산출해냈다(→ 순정 조율).

이러한 음정 산출 과정은 필연적으로 2개의 다른 크기를 가진 온음 음정을 만들었는데, 예를 들어 C조로 조율된 어떤 악기를 G조로 연주할 경우 큰 온음과 작은 온음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게 되어 듣기 어색한 소리를 내게 된다. 가온음 조율은(이러한 순정 조율의 난점을 해결하기 위해) 큰 온음과 작은 온음을 그 중간 크기에 해당하는 1개의 온음으로 통일해서 사용하였고, '가온음'이라는 말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가온음 조율이 큰 온음과 작은 온음 사이의 중간음을 산출할 수 있었던 것은 자연 5도(배음렬상의 완전 5도 음정으로 순정 조율에 의해 산출된다)보다 약간 작은 5도(16센트의 차이로서 1센트 = 1/1200옥타브임)를 사용함으로써 가능했다.

가온음 조율상의 5도를 4번 쌓아올리고(C-G, G-d, d-a, a-e') 여기서 옥타브 음정을 없애면 자연적인 장3도 음정(c-e')만 남게 된다. 가온음 조율에서는 이 5도의 다양한 조합으로 건반의 한 옥타브 위에 있는 12개 음 모두를 정확하게 조율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듣기에 아주 좋은 3화음(c-e-g와 같이 근음과 3음, 5음으로 구성된 화음 형태로 서양 음악의 주된 화음 유형이다) 울림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검은 건반의 음들을 조율할 때, 가령 F#음과 G음은 같은 건반이지만 실제 음높이는 서로 달랐다. 따라서 하나의 검은 건반은 2개의 음높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고, 이때 대개 선택되는 음은 C#, E, F#, B 등이었다. 한 건반으로 나타내지 못한 어떤 악기의 나머지 음높이, 즉 A 같은 음높이는 어쩔 수 없이 G#음의 음높이로 조율된 건반으로 내는 수밖에 없었고, 이것은 '늑대' 음이라고 하여 아주 듣기 싫은 불협화를 이루었다.

18세기에는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가온음 조율 방식이 평균율(equal temperament)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가온음 조율은 영국에서 19세기 중엽까지 계속되었고 20세기에도 특별한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