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객

가객

다른 표기 언어 歌客 동의어 선가, 명가, 명창, 선창

요약 조선 후기에 등장한 예인.

주로 시조창을 불렀다. 선가·명가·명창·선창 등으로도 불린다. 이들은 궁중음악을 연주하거나 창(唱)을 하던 직업적·전문적 악공이 아닌, 풍류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여항의 한객이었다. 따라서 관(官)에 예속되어 틀에 박힌 음악만을 전수하던 예인들과 달리 주체적이고 창조적인 예술을 전개시키는 데 이바지했다.

조선 후기 도시의 발달로 인한 유흥문화의 성장과 함께 등장한 이들은 정악에 속하는 시조창·가곡창을 주로 불렀기 때문에 민속악인 판소리를 부르는 광대나 잡가를 부르는 사계축이나 삼패 같은 하층 노래꾼들과는 구별된다. 이들의 신분은 주로 중인층으로, 그중에서도 특히 서리층이 많았다.

김수장이 펴낸 〈해동가요〉의 고금창가제씨에 당시 알려진 가객 56명의 이름이 열거되어 있는데, 이들 중 허정을 비롯한 몇 명의 사대부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가객이 '경아전'이라 불리는 서리층으로 기록되어 있다. 임진·병자 양란 이후 봉건제가 해체되어가면서 이 집단은 대개 봉건제에 빌붙어 많은 부를 축적하고, 그것을 주로 유흥과 풍류에 소비함으로써 퇴폐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역기능도 했다. 그러나 시조집을 펴내 시조의 음악적 발달을 촉진하고 향유층을 넓히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18세기 초반의 선구적 가객에 김천택·김유기·김성기 등이 있고, 18세기 후반의 가객에는 김수장·김우규·박문욱·김묵수·김진태 등과 같은 노가재가단의 가객 및 이세춘·송실솔 등이 유명하다. 19세기 후반에 박효관·안민영·안경지 등이 그 뒤를 이어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