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우리말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헷갈리는 우리말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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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단원 초등 2학년 1학기 〈보고 또 보고〉

“오늘 아침 깜박 잃어버리고 준비물을 안 가져왔어요.”

이 문장 어딘가에 잘못된 부분이 있대요. 평소에 자주 쓰는 말인데 대체 무엇이 잘못됐다는 걸까요?

헷갈리기 쉬운 우리말

알쏭달쏭한 친구들은 아래 글을 잘 읽어 보면 어디가 잘못됐는지 알 수 있어요. 헷갈리기 쉬운 우리말 어떤 것들이 있나 찾아봐요.

큰집과 큰 집

‘큰집’은 형제 중 맏이가 사는 집이고, ‘큰 집’은 크기가 큰 집을 말해요. 그럼 ‘작은형’과 ‘작은 형’도 구분할 수 있겠죠?

아지랑이와 아지랭이

아지랑이가 맞아요. 한때는 아지랭이로도 썼지만 한글맞춤법에 따라 아지랑이로 통일됐어요.

다르다와 틀리다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같지 않을 때 ‘다르다’를 쓰고,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를 때 ‘틀리다’를 써요.

[예시] 그릇 모양이 각각 다르다. 쓰임도 각각 다르다.
[예시] 답안지도 틀릴 경우가 있지.

잊다와 잃다

마음속에서 뭔가를 놓치거나 깜빡했을 때는 ‘잊다’를, 물건을 놓치거나 깜빡했을 때는 ‘잃다’를 써요.

[예시] 깜박 잊고 준비물을 안 가져왔어요.
[예시] 오늘 아침에 연필을 잃어버렸어요.

바래다와 바라다

‘나의 바램은 올림픽 금메달?’ 아니에요. ‘나의 바람은 올림픽 금메달’이 옳지요. ‘바래다’는 빛이나 색이 옅어진다는 뜻이에요. 소망이 이뤄지기를 꿈꿀 때는 ‘바라다’라고 써요.

‘-장이’와 ‘-쟁이’

‘-장이’는 물건을 만들거나 수리하는 사람을 뜻할 때, ‘-쟁이’는 사람의 성질이나 습관 행동 등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말이에요. 그래서 대장장이, 땜장이, 옹기장이, 미장이가 되고 개구쟁이, 허풍쟁이, 고집쟁이, 욕심쟁이가 되지요.

‘-이’와 ‘-히’

‘ㅅ’ 받침 뒤에는 ‘-이’를 써요. ‘깨끗이, 느긋이 따뜻이, 반듯이, 의젓이, 나긋나긋이’ 등이 있지요.

반면 ‘-하다’가 붙을 수 있으면서 ‘-ㅅ’ 받침으로 끝나지 않을 때 ‘-히’가 붙어요. ‘딱히, 속히, 정확히, 고요히, 꼼꼼히, 간편히’ 등이 있어요.

‘웃’과 ‘윗’

웃돈, 웃옷(겉옷), 웃어른처럼 아래 위 맞섬(대칭)이 없는 것은 ‘웃-’으로 써요. 아래 어른이라는 말은 없거든요.

윗마을 · 아랫마을, 윗니 · 아랫니처럼 아래 위 맞섬이 있는 것은 ‘윗-’을 써요.

하지만 아래위 맞섬이 있어도 된소리나 거센소리 앞에서는 ‘위-’로 써요. 위쪽, 위층, 위턱 등이 여기에 해당되지요.

마추다와 맞추다

전에는 옷, 신, 떡 등을 주문하는 일을 ‘마추다’로 썼으나 1988년 한글맞춤법 이후 ‘맞추다’로 쓰고 있어요. ‘마추다’는 국어사전에서 사라진 것이죠.

수도꼭지를 잠궈야 할까? 잠가야 할까?

잠그+어 → 잠ㄱ+어 → 잠ㄱ+아 → 잠가

‘잠그+어’에서 ‘ㅡ’가 생략돼 ‘잠ㄱ+어’가 되고, ‘잠ㄱ+어’는 ‘잠ㄱ+아’로 바뀌는데 왜 그럴까요?

국어의 모음은 같은 종류의 모음끼리 어울리려고 해요. 양성모음 ‘ㅏ, ㅗ’는 ‘ㅏ, ㅗ’끼리, 음성모음 ‘ㅓ, ㅜ, ㅡ, ㅣ’는 ‘ㅓ, ㅜ, ㅡ, ㅣ’끼리 어울리려고 해요. 그래서 ‘잠ㄱ’ 다음에 모음 ‘ㅓ’가 아니라 ‘ㅏ’가 오는 것이지요. ‘잠’에 쓰인 양성모음 ‘ㅏ’를 따라 ‘ㄱ’ 뒤에도 양성모음 ‘ㅏ’가 온 것이지요. 그래서 수도꼭지는 ‘잠가’야 해요. 김치도 ‘담가’ 먹고요.

산불됴심

말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해요. 있던 말이 사라지기도 하고 없던 말이 다시 생기기도 해요. 발음이 달라지고 표기도 바뀌어요.

사진을 보세요. 약 200년 전인 영정조 무렵 세워졌다는 귀한 한글 비석이에요.

그런데 조금 이상해요. ‘산불조심’이 아닌 ‘산불됴심’이라니요? 글씨를 잘못 쓴 건 아닐까요?

조선 후기 한글은 구개음화와 단모음화 현상을 거치며 서서히 변화했어요. ‘됴심’에서 시작해 ‘죠심’을 거쳐 오늘날의 ‘조심’에 이른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