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기

이탈기

[ leaving group ]

특정한 반응에서 기질의 잔여 혹은 주요 부분으로 간주되는 한 원자로부터 이탈하는(전하를 가지거나 혹은 없거나) 하나의 원자나 원자단을 이탈기(leaving group)라고 한다.

치환 반응이나 제거 반응에서의 이탈기(leaving group)는 전자 밀도를 수용할 수 있는 원자 혹은 원자단으로 할로젠화 음이온(X-)이 가장 흔한 이탈기이고, 물(H2O)이나 질소(N2)와 같은 중성 분자도 이탈기가 될 수 있다. 유기 화학 반응에서 강산의 짝염기가 좋은 이탈기로 작용한다.1), 2), 3), 4)

방향족 고리의 친전자성 치환 반응의 아레늄(arenium) 이온 중간체에서 떨어져 나오는 양성자는 전자쌍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런 이탈기를 전자배척 이탈기(electrofuge)라 한다.5)

목차

좋은 이탈기

SN2 반응, SN1 반응, 친핵성 아실 치환 반응등 모든 치환 반응에서 이탈기의 성질이 반응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된다. 대부분의 치환 반응에서 이탈기는 음전하를 가지고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가장 좋은 이탈기는 음전하를 가장 안정시키는 화학종이다. 즉, 음전하를 가장 안정시키는 가장 약한 염기가 가장 좋은 이탈기이다. 또한 물이나 알코올 그리고 질소와 같은 중성 분자들도 약한 염기이고 좋은 이탈기가 된다. 설포늄 염에서 설파이드와 사차 암모늄 염에서 삼차 아민도 이탈기로 작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이탈기

전하를 안정시키는 정도가 클수록 전이 상태의 에너지는 낮아지고 반응은 빨라진다. 대표적인 이탈기들인 Cl-, Br-, I-, p-톨루엔설폰산 음이온(p-toluenesulfonate, TosO-)은 강산의 짝염기로서 약한 염기들이고 좋은 이탈기이며, 반대로 OH-와 NH2-는 강염기이며 가장 나쁜(poor) 이탈기들이다. 일반적인 산의 세기는 주기율표에서 주기를 따라 오른쪽으로 갈수록, 열을 따라 아래로 갈수록 증가한다. 즉, HF, HCl, HBr, HI순으로 산도가 증가한다. 따라서, 각각의 짝염기들의 염기성은 F-, Cl-, Br-, I-순으로 감소하게 된다. 할로젠화 음이온들의 크기가 주기율표를 따라 아래로 갈수록 커지며, 그래서 음이온이 더 안정화되어, 이 순서로 주기율표에서 아래로 갈수록 더 좋은 이탈기가 된다.

이탈기 반응성
이탈기 OH-, NH2-, OR- F- Cl- Br- I- TosO-
상대적 반응성 <<1 1 200 10,000 30,000 60,000

나쁜 이탈기를 갖는 플로린화 알킬, 알코올, 에터, 그리고 아민은 일반적인 SN2 반응 조건에서 친핵체에 의해 치환되지 않는다. 알코올이 SN2 반응을 일으키려면 -OH를 더 좋은 이탈기로 변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일차 혹은 이차 알코올은 SOCl2(thionyl chloride)와 반응시켜 염화 알킬로 바꾸거나, PBr3(phosphorous tribromide)와 반응시켜 브로민화 알킬로 변환시켜야한다. 또 다른 방법은 p-톨루엔설폰산의 알킬 에스터로 변환시킨 다음 SN2 반응을 하는 것이다. 3차 알코올은 산성 조건에서 SN1 메커니즘으로 치환 반응을 할 수 있지만, 이때 이탈기는 -OH가 아니고 중성 물(H2O)이다.

-OH가 이탈기로 작용

E1cB, 알돌의 탈수, 알돌 반응 생성물인 β-하이드록시 카보닐 화합물의 하이드록시 작용기는 다른 알코올보다 쉽게 이탈하여 α,β-불포화 카보닐 화합물을 생성한다. 일반적인 염기성 조건의 알돌 반응은 알돌 생성물을 분리하지 않고 콘쥬게이션 화합물을 최종 생성물로 분리한다. 이 조건에서 물이 제거되는 과정에서 이탈기는 -OH이다. 다른 많은 유기화학 반응에서 -OH는 이탈기로 작용하지 않지만 이와 같은 E1cB 메커니즘 반응에서는 이탈기가 된다.

알돌 반응 후 H+및 OH-가 단계적으로 제거되는 E1cB 반응 ()

이와 같은 나쁜 이탈기가 떨어져 나오면서 반응이 진행되는 다른 예는 클라이젠 반응(Claisen reaction)과 염기성 조건에서 아마이드 가수분해 등이 있다.

생물학적 반응에서 이탈기

생물학적 조건에서 일어나는 치환 반응에서도 이탈기는 반응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인(P)과 황(S)에서 유도된 이탈기들이 중요한 이탈기가된다.

인에서 유도된 이탈기

생물학적 조건에서 일어나는 치환 반응은 실험실 조건과 다르게 할로젠화 알킬을 반응물로 사용하여 할로젠화 음이온을 이탈기로 사용하지 않는다. 생물학적 조건에서 치환 반응에 흔히 사용되는 이탈기는 인산염(phosphate, PO43-, 무기인산염, Pi로 표기), 이인산염(P2O74-, PPi로 표기), 그리고 삼인산염(P3O105-, PPPi로 표기)이다. 이 음이온들은 공명 안정화되어 약한 염기들이기 때문에 좋은 이탈기로 작용한다.

예를 들면, 라노스테롤(lanosterol) 생합성 초기 단계에서 다이메틸아릴 이인산(MDAPP)과 아이소펜텐일 이인산IPP)이 반응하여 제라닐 이인산(GPP)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이인산 음이온이 이탈기로 작용하는 것을 다음 그림에서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과정은 SN1나 SN2 메커니즘으로 진행될 수 있다.

생물학적 조건에서 이인산음이온 이탈기 ()

황에서 유도된 이탈기

세포 안에서 아이오딘화 메틸(CH3I, methyl iodide)과 동일한 역할을 하는 알킬화 시약이 S-아데노실메싸이오닌(S-adenosylmethionine, SAM)이다. SAM은 친핵성 치환 반응으로 메틸 원자단을 친핵체에 전달해준다. SAM에서 메틸 원자단은 (CH3SR2)+로 나타내는 설포늄염(sulfonium salt)의 한 부분이다. SAM의 CH3기에 친핵체가 공격하여 메틸 원자단을 떼어내면 중성의 설파이드(sulfide)가 이탈기가 되어 떨어져 나간다. 이 반응은 세포안에서 일어나는 메틸화 반응이다. 동물들이 위험을 감지했을 때 맞서 싸울 것인지 도망갈 것인지를 준비하는 데 영향을 주는 호르몬인 아드레날린(adrenaline)의 합성에서도 SAM이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 norepinephrine)을 메틸화시켜 아드레날린을 합성한다.

S-아데노실-메싸이오닌 구조 (출처: 대한화학회)

참고문헌

1. Organic Chemistry, sixth edition, Janice Gorzynski Smith, 2020, McGraw Hill.
2. Organic Chemistry, ninth edition, John E. McMurry, 2016, CENGAGE Learning.
3. Organic Chemistry second edition, Jonathan Clayden, Nick Greeves, and Stuart Warren, 2012, OXFORD UNIVERSITY PRESS.
4. Organic Chemistry, third edition, David R. Klein, 2018, WILEY.
5. March’s Advanced Organic Chemistry Reactions, Mechanisms, and Structure, fifth edition. Michael B. Smith, Jerry March, A Wiley-Interscience Publication John Wiley & sons, Inc., New York,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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