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티히 반응

비티히 반응

비티히 반응(Wittig reaction)은 알데하이드케톤을 인(P) 일라이드(ylide)와 반응시켜 알켄을 합성하는 매우 효과적인 반응이다.

목차

비티히 반응

알데하이드나 케톤이 메틸렌트라이페닐포스포레인(methylenetriphenylphosphorane, Ph3P=CH2)과 같은 인(P) 일라이드(phosphorous ylide)와 반응하여 알켄이 생성되는 반응을 1950년대에 개발하였다. 비티히 반응(Wittig Reaction, 비티히는 독일어 발음, 영어권에서는 위티그 반응으로 발음하며, 비티그 반응이라고 하기도 한다)이라 부른다. 이 반응 연구에 대한 공로로 독일 화학자 비티히(Georg Wittig)는 1979년 노벨상을 받았다.

비티히 반응은 알켄을 합성하기 위해 실험실과 제약 산업에서 널리 쓰이는 매우 일반적인 반응이 되었다. 알데하이드 혹은 케톤과 인 일라이드의 적당한 조합으로 다양한 일치환, 이치환 그리고 삼치환 알켄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 반응으로 사치환 알켄은 입체장애 때문에 합성하지 못한다.1), 2), 3), 4)

비티히 반응의 예: 케톤과 비티히 시약이 반응하여 알케인 화합물이 생성물로 생성된다. (출처: 대한화학회)

이 비티히 반응의 진정한 가치는 카보닐 화합물과 인 일라이드의 조합에 의해 이미 정해진 구조의 순수한 알켄을 합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새롭게 생성되는 C=C 결합은 정확히 카보닐 작용기가 있던 위치에 형성되며, 알켄의 자리 이성질체는 형성되지 않는다.

비티히 반응에서 필요한 인 일라이드(phosphorous ylide 혹은 ylid)는 흔히 비티히 반응 시약이라 부르는데, 일차나 이차 할로젠화알킬과 트라이페닐포스핀 (triphenylphosphine ,Ph3P)과 SN2반응을 시켜 포스포늄 염을 만들고 이어서 n-뷰틸리튬(n-butyllithium, n-BuLi)과 같은 강염기로 처리하여 합성한다.

일라이드는 서로 결합하고 있는 두 원자가 반대로 하전되어 있으면서 둘다 팔전자계를 만족하는 화학종이다. 비티히 시약의 탄소 원자는 음으로 하전되어 있고, 인 원자는 양으로 하전되어 있다. 한편, (P)은 3주기 원소이기 때문에 8개보다 더 많은 수의 전자를 수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탄소와 인 사이에 이중결합이 있는 두 번째 공명 구조를 그릴 수 있다. 이 공명 구조를 포스포란이라 한다.

어떤 공명 구조를 그리든 비티히 시약은 알짜 전하를 가지지 않는다. 비티히 시약에서 친핵체는 하나의 공명 구조에서 음전하를 가지는 탄소원자이다.

비티히 반응 시약: 일라이드와 포스포레인 (출처: 대한화학회)

비티히 반응 메커니즘

현재 인정받고 있는 비티히 반응 메커니즘은 두 단계로 일어나는 반응이다. 첫 단계에서는 인 일라이드가 카보닐과 반응하여 옥사포스페테인(oxaphosphetane)이라 부르는 사원자 고리 중간체를 생성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 이 사원자 고리 중간체는 분리되지 않고, 입체특이적인 자발적인 분해가 일어나 알켄과 트라이페닐포스핀 산화물(triphenylphosphine oxide)을 생성물로 생성한다.

첫 번째 단계에서 첨가 반응은 반응물의 구조와 반응 조건에 따라 서로 다른 과정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가지 경로는 딜스-알더 반응(Diels-Alder reaction)과 유사한 한 단계 고리화 첨가 반응으로 사원자 고리 중간체를 생성하는 것이다. 다른 경로는 인 일라이드의 탄소 친핵체가 카보닐 탄소를 친핵성 공격하여 베타인(betaine)이라 부르는 쌍극성 중간체를 형성하고 이어서 고리 닫힘이 일어나 사원자 고리 중간체가 생성되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에서 사원자 중간체가 자발적으로 분해하여 알켄이 생성될 때, 입체특이적인 과정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이 사원자 고리 중간체의 입체화학이 알켄 생성물의 입체화학으로 연결된다. 카보닐 작용기의 산소는 인 원자와 결합하고, 카보닐 작용기의 탄소는 일라이드 탄소와 결합하는 자리교환 생성물이 생성된다.

비티히 반응 메커니즘: 옥사포스피테인 중간체생성과 자발적인 분해. (출처: 대한화학회)

[2 + 2] 고리화 첨가 반응은 두 개의 알켄 분자가 서로 첨가되어 하나의 사원자 고리 화합물을 생성물로 생성하는 반응이다. 일반적으로 빛을 이용하는 광반응이다. 활성화된 분자의 HOMO와 바닥상태의 LUMO 사이의 각각의 오비탈들이 서로 정면 접근(head-on approach)하면 사원자 고리 화합물이 생성된다.

반대로, 열 반응은 2@@NAMATH_INLINE@@\pi@@NAMATH_INLINE@@s + 2@@NAMATH_INLINE@@\pi@@NAMATH_INLINE@@a 오비탈들이 서로 수직 방향에서 접근하여야 오비탈 겹침이 이루어지어 화학 결합이 형성될 수 있다. 비티히 반응에도 열적 [2+2] 반응으로 옥사포스페테인을 형성할 때 카보닐과 일라이드가 서로 수직 방향으로 접근하여 사원자 고리 중간 물질을 생성한다.

@@NAMATH_INLINE@@\pi@@NAMATH_INLINE@@ + @@NAMATH_INLINE@@\pi@@NAMATH_INLINE@@ 열 반응의 오비탈 겹침 (출처: 대한화학회)

Z-선택적 비티히 반응

비티히 반응 시약이 간단한 알킬 치환체를 일라이드 탄소에 가지고 있으면 (이런 일라이드를 안정화되지않은 일라이드라 한다),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Z-알켄 혹은 시스-알켄이 주 생성물로 생성된다. 치환된 원자단들 사이의 입체장애 효과가 Z-알켄 생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하고있다. 일라이드가 알데하이드에 첨가되면 원칙적으로 사원자 고리 중간체는 두 개의 부분입체 이성질체가 생성될 수 있다. 일라이드와 카보닐은 서로 수직으로 접근하여 전이상태를 이룬다. 이때, 일라이드의 트라이페닐포스핀 원자단과 알데하이드의 알킬 원자단은 서로 입체장애가 없는 방향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그리고, 일라이드의 알킬 원자단도 알데하이드의 알킬 원자단과 입체장애가 없는 방향으로 배열되어야 한다. 이런 전이상태를 거쳐서 생성되는 사원자 고리 중간체에서 일라이드의 알킬 원자단과 알데하이드의 알킬 원자단은 서로 (syn)-관계 혹은 시스-관계의 배열이 이루어지고, 이어서 입체특이성 분해로 Z-알켄(시스-알켄)이 주생성물로 생성된다.

비티히 반응: 안정화되지 않은 일라이드의 Z-알켄 생성 (출처: 대한화학회)

E-선택성 비티히 반응

일라이드가 음전하를 콘쥬게이션으로 안정시키는 작용기를 가지고 있으면 E-알켄이 선택적으로 주생성물로 생성된다. 전자를 끄는 작용기가 일라이드를 안정화시키기 때문에 이런 일라이드를 안정화된(stabilized) 일라이드라 부른다.

E-알켄이 주생성물로 생성되는 자세한 요인은 불명확하지만, 일라이드와 알데하이드는 트라이페닐포스핀 작용기와 알데하이드 알킬 원자단 사이의 입체장애가 없는 방향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또한, 알데하이드의 산소와 일라이드의 전자를 끄는 작용기 사이의 전기음성적인 반발력 때문에 두 작용기가 서로 멀리 떨어진 방향으로 배열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전이 상태를 거치면 작용기들이 사원자 고리 중간체에서 안티 혹은 트랜스 관계를 이루고, 자발적인 분해를 하면 E-알켄이 주생성물로 생성된다.

비티히 반응: 안정화된 일라이드의 E-알켄 생성 (출처: 대한화학회)

안정화되지 않은 일라이드와 카보닐 화합물이 서로 접근하여 입체 장애가 작아서 에너지가 낮은 전이 상태를 거치면, 입체장애가 커서 에너지가 높은 사원자 고리 중간체인 생성물을 생성하게 된 것이다. 이 사원자 고리 중간체가 처음 출발 물질로 분해되어 입체 장애가 크고 에너지가 높은 전이 상태를 거치면 반응 속도는 느리지만 입체장애가 작은 안정한 안티 옥사포스페테인 중간체를 형성하게 되고 이 사원자 고리 중간체가 분해되면 더 안정한 E-알켄이 생성된다. 즉, 안정화되지 않은 일라이드의 비티히 반응의 중간체인 옥사포스페테인은 속도론적 생성물이고, 안티 옥사포스페테인은 열역학적 생성물이다.

안정화되지 않은 일라이드의 반응에서 Z-알켄이 주생성물이고 E-알켄이 부생성물인 혼합물이 생성물로 생성되는데, 이때 주 생성물인 Z-알켄은 속도론적 생성물인 옥사포스페테인이 분해되는 것이다. 비티히 반응 과정에서 온도를 서서히 올려주면 E-알켄이 주생성물로 생성되는 실험 결과가 보고되었다.5)

비티히 반응의 일반적 특성
  1. 포스포늄 염은 일반적으로 트라이페닐포스핀을 이용하여 제조하고, 일라이드는 반응하기 전에 혹은 반응 용기에서 바로 생성하여 사용한다.
  2. 일라이드는 물과 산소에 매우 민감하다.
  3. 인 일라이드는 카보닐 작용기와 선택적으로 반응한다. 알데하이드는 빠르게, 케톤은 느리게, 그리고 그외 카보닐 작용기는 (예, 에스터 카보닐, 아마이드 카보닐) 반응하지않는다.
  4. Z-선택성과 E-선택성은 일라이드의 종류, 카보닐 화합물의 종류, 용매의 성질, 일라이드를 만들 때 사용하는 상대 이온 등과 같은 여러 요소에 의해 영향받는다;
  5. 안정화되지 않은 일라이드를 Li+ 이온이 존재하지 않는(salt-free) 쌍극성 비양성자성 용매에서 알데하이드와 반응시키면 Z-선택성이 매우 높다.
  6. 안정화된 일라이드는 위와 같은 조건에서 E-선택성이 높다.
  7. 아릴이나 알케닐(alkenyl) 원자단이 치환된 반안정화된 일라이드(semi-stabilized ylid)는 E,Z-선택성이 높지 않다.
  8. 주로 사용되는 용매는 에터, THF, DME, MTBE, 톨루엔 등이다.
  9. 몇 개의 변형된 방법이 있다: 호너-비티히 반응(Horner-Wittig Reaction), 호너-워즈워쓰-에몬스 반응(Horner-Wadsworth-Emmons Reaction), 슐로써 변형(Schlosser Modification).
  10. 비대칭 비티히 반응과 고체 상태 반응도 개발되었다.

참고문헌

1. Organic Chemistry ninth Edition, John E. McMurry, Cengage Learning.
2. Organic Chemistry, sixth edition, Janice Gorzynski Smith, McGraw Hill.
3. Organic Chemistry second edition, Jonathan Clayden, Nick Greeves, and Stuart Warren, 2012, Oxford University Press.
4. Strategic Applications of Named Reactions in Organic Synthesis, László Kürti, Barara Czakó, 2005, Elsevier Academic Press.
5. Detailed Rate Studies on the Wittig Reaction of Nonstabilized Phosphorus Ylides via 31P, 1H, and 13C NMR Spectroscopy. Insight into Kinetic vs. Thermodynamic Control of Stereochemistry. Bruce E. Maryanoff, Allen B. Reitz, Martin S. Mutter, Ruth, R. Inners, Harold R. Almond, Jr., J. Am. Chem. Soc., 1985, 107, 1068-1070.

동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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