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옮김반응

자리옮김반응

[ rearrangement reaction ]

자리옮김반응(rearrangement reaction)은 한 분자 안에서 하나의 원자단이 하나의 원자에서 인접한 다른 원자로 이동하여 하나의 이성질체를 생성하는 반응 또는 결합이 재배열되어 하나의 이성질체 생성물을 생성하는 반응을 일컫는다.

이동하는 원자나 원자단이 전자쌍을 가지고 이동하면 음이온성 자리옮김(anionotropic rearrangement, nucleophilic rearrangement), 전자쌍을 남기고 이동하면 양이온성 자리옮김(electrophilic rearrangement, cationotropic rearrangement), 하나의 전자만을 가지고 이동하면 라디칼 자리옮김(free-radical rearrangement), 그리고 시그마 결합이 이동하는 시그마 결합 자리옮김반응(sigmatropic rearrangement)으로 구분하기도 한다.1), 2)

무수히 많은 자리옮김반응이 알려져 있으며, 아래에 몇 개의 반응을 소개하기로한다.3), 4)

목차

탄소양이온 자리옮김반응

알켄과 HBr이나 HCl이 반응하여 할로젠화 알킬이 생성물로 생성되는 첨가 반응의 메커니즘은 탄소양이온 중간체의 형성을 보여준다. 이때 생성되는 탄소양이온은 흔히 자리옮김반응을 하여, 최종 생성물에서 할로젠은 처음 알켄의 이중 결합 탄소가 아닌 다른 탄소에 결합된 할로젠화 알킬이 생성되는 경우가 있다.

3-메틸-1-뷰텐(3-methylbut-1-ene)과 HCl이 반응하면 2-클로로-3-메틸뷰테인(2-chloro-3-methylbutane)과 2-클로로-2-메틸뷰테인(2-chloro-2-methylbutane)의 혼합물이 생성물로 생성된다. 이때 이 첨가 반응이 한 단계로 진행되면 예측되는 생성물은 2-클로로-3-메틸뷰테인이다. 예측되지 않았던 생성물의 생성되는 실험 결과는 탄소양이온 자리옮김반응 메커니즘으로 설명한다. 3-메틸-1-뷰텐과 HCl이 반응하면 2차 탄소양이온 중간체가 바로 생성된다. 이 중간체가 염소 음이온 친핵체와 반응하여 2-클로로-3-메틸뷰테인을 생성물로 생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차 탄소양이온 중간체의 수소음이온(hydride)이 이동하여 더 안정한 3차 탄소양이온이 새로운 중간체가 되고 이 중간체가 친핵체와 반응하면 2-클로로-2-메틸뷰테인을 생성물로 생성하게 된다. 이와 같은 탄소양이온 중간체의 존재를 위트뫄 교수가 1930년대에 제시하였다.5) 이와 같은 이동을 1,2 이동(shift)라 한다. 이 경우는 1,2 수소음이온(hydride shift) 이동인데, 결과적으로는 탄소양이온의 위치가 자리옮김한 것처럼 보인다.

탄소양이온 자리옮김반응(수소음이온 이동) (출처: 대한화학회)

탄소양이온 자리옮김 반응은 알킬 원자단의 이동에 의해서도 진행될 수 있다. 3,3-다이메틸-1-뷰텐(3,3-dimethylbut-1-ene)과 HCl이 반응하면 3-클로로-2,2-다이메틸뷰테인(3-chloro-2,2-dimethylbutane)과 2-클로로-2,3-다이메틸뷰테인(2-chloro-2,3-dimethylbutane)의 혼합물이 생성물로 생성된다. 이 반응에서 이차 탄소양이온의 메틸 원자단이 양전하를 띠고 있는 이웃하는 탄소로 이동하여 더 안정한 삼차 탄소양이온을 새로운 중간체로 형성하고 이 삼차 탄소양이온과 염소 친핵체가 반응하여 예상하지않았던 2-클로로-2,3-다이메틸뷰테인을 생성물로 생성한 것이다.

탄소양이온 자리옮김반응 (출처: 대한화학회)

와그너-미어와인(바그너-메르바인) 자리옮김반응

알코올을 산으로 처리하면 생성되는 생성물들은 치환 반응 생성물이거나 제거 반응 생성물이 대부분이거나 혹은 전부이다. 하지만 특별히 @@NAMATH_INLINE@@\beta@@NAMATH_INLINE@@-탄소에 두 개나 세 개의 알킬기 혹은 아릴기를 가진 알코올은 산으로 처리하면 생성물의 약간 혹은 모두가 자리옮김반응 생성물을 생성한다. 이런 반응을 와그너-미어와인(바그너메르바인) 자리옮김 반응(Wagner-Meerwein Rearrangement)이라 한다. 탄소양이온 자리옮김 반응인데 최종 생성물은 알켄이다.6)

아이소보네올(isoborneol)에서 탈수가 일어나면 이차 탄소양이온이 형성되고, 이 탄소양이온의 @@NAMATH_INLINE@@\beta@@NAMATH_INLINE@@-탄소의 알킬기가 이동하면 더 안정한 삼차 탄소양이온이 형성되고, 이어서 양성자가 제거되어 알켄이 형성되는 과정을 생각할 수 있다. 이 반응은 터페노이드(terpenoid) 골격을 가진 천연물 합성에 자주 이용되었다.

와그너-미어와인(바그너-메르바인) 자리옮김 반응의 예 (출처: 대한화학회)

피나콜 자리옮김반응

두 이웃하는 탄소에 하이드록시 작용기가 위치하는 다이올(diol, glycol)을 산으로 처리했을 때, 알데하이드나 케톤이 생성되면 이 반응을 피나콜 자리옮김반응(Pinacol rearrangement)이라 한다.7) 하나의 알코올 작용기가 양성자화되어 탈수되고 생성되는 탄소양이온이 자리옮김하여 피나콜론(pinacolone)이 생성물로 생성된다. 알코올에서 안정한 카보닐 작용기로 변환되는 과정이 이 반응의 추진력(driving force)이다. 이 반응은 스파이로(spiro) 화합물 합성에 자주 응용되었다.

피나콜 자리옮김 반응의 예 (출처: 대한화학회)

베크만 자리옮김반응

알데하이드나 케톤에서 생성된 옥심(oxime)을 황산, PCl5, SOCl2, 인산과 같은 다양한 시약으로 산성 조건에서 처리하면 자리옮김 반응하여 아마이드가 생성물로 생성된다. 고리형 케톤에서 생성된 옥심은 락탐을 생성물로 생성한다. 이와 같은 옥심의 자리옮김반응을 베크만 자리옮김반응(Beckmann rearrangement)이라 한다.8), 9) 이동하는 원자단은 일반적으로 옥심의 하이드록실 작용기와 안티 관계에 있는 알킬이다.

사이클로헥산온에서 생성되는 옥심을 황산으로 처리하면 베크만 자리옮김 반응하여 카프로락탐이 생성물로 생성된다. 카프로락탐은 나일론을 공업적으로 생산하는 데 출발 물질로 사용되는 산업적으로 매우 중요한 화합물이다.

이 반응의 메커니즘은 피나콜 반응 혹은 베이어-빌리거 반응과 비슷한 과정으로 진행된다. 옥심의 하이드록실기가 산에 의해 양성자화되고, 안티 관계의 알킬이 질소로 이동하면서 물이 떨어져 나간다. 이때 생성되는 양이온 중간체는 물과 반응하여 결국 아마이드가 생성물로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프로락탐을 생성하는 베크만 반응과 메커니즘. (출처: 대한화학회)

베이어-빌리거(바이어-필리거) 자리옮김반응

케톤을 m-CPBA와 같은 과산화 산으로 산 촉매와 함께 처리하면 카복실산의 에스터가 생성물로 생성된다. 이 반응을 베이어-빌리거(바이어-필리거) 자리옮김반응(Baeyer-Villiger Rearrangement)라 한다.10) 산소 원자가 케톤의 카보닐 옆으로 삽입된 생성물이 생성되는 것이다. 이 반응 조건에서 고리형 케톤은 락톤을 생성물로 생성한다.

이 반응의 첫 단계는 케톤의 카보닐 산소에 양성자가 결합하여 카보닐기의 친전자성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이 양이온 중간체에 과산화 산이 첨가하여 양성자가 전이되면 사면체 중간 물질이 생성된다. 알킬기가 물발 물질의 카보닐 작용기의 산소 원자로 이동하면서 동시에 과산화 산의 카복실산 음이온이 떨어져 나가고 양이온 중간체가 생성된다. 이 중간체는 양성자를 잃고, 에스터가 최종 생성물로 생성된다. 이 과정은 동위원소 실험 등으로 밝혀 졌다.

이 반응에서 이동하는 경향은 일반적으로 3차 알킬> 2차 알킬, 아릴>일차 알킬> 메틸처럼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적인 효과와 입체 장애 등이 이동하는 경향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지만, 정확한 설명을 위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한다.

베이어-빌리거(바이어-필리거) 반응과 메커니즘 (출처: 대한화학회)

벤질산 자리옮김반응(Benzilic acid rearrangement)

벤질(benzil, 1,2-diphenylethane-1,2-dione)을 염기로 처리하면 페닐기가 자리옮김하여 벤질릭 산(2-hydroxy-2,2-diphenylacetic acid)이 생성물로 생성되는 반응이 1800년대 초반에 발견되었다. 이 반응을 벤질-벤질산 자리옮김반응(benzil-benzilic acid rearrangement) 혹은 벤질산 자리옮김 반응이라 한다. 이 반응의 메커니즘은 하이드록시 음이온이 카보닐 작용기를 친핵성 공격하여 정사면체 중간 물질을 형성하면서 시작된다. 이 정사면체 중간 물질에서 하이드록시 음이온이 밀려나면 벤질로 되돌아가고, 페닐 음이온이 자리옮김하면 벤질산이 생성물로 생성 된다.

벤질산 자리옮김 반응. (출처: 대한화학회)

파보르스키 자리옮김 반응(Favorskii rearrangement)

2-할로 케톤(2-haloketone)을 염기로 처리하면 자리옮김 반응 생성물을 생성한다. 2-할로사이클로알칸온(2-haloalkanone)을 메톡시화 음이온 염기로 처리하면 고리가 축소된 에스터를 생성물로 생성한다. 이 반응 메커니즘의 특징은 반응성이 매우 큰 사이클로프로판온을 중간물질로 형성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반응이 벤질산 자리옮김 반응과 비슷한 과정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여겨졌다.

파보스키 반응의 예 (출처: 대한화학회)

여러 연구에 의해 현재 널리 인정되는 이 반응의 일반적인 메커니즘을 그림으로 나타내었다. 할로젠 원자가 치환되지 않은 탄소에서 엔올화가 일어나서, 이 엔올 음이온이 분자내 친핵성 반응으로 할로젠 음이온을 밀어내면서 사이클로프로판온 중간 물질이 형성된다. 이어서 메톡시화 음이온 친핵체가 사이클로프로판 중간물의 카보닐 탄소를 공격하여 사이클로프로판온 고리를 열어 최종 생성물을 생성한다.

파보르스키 반응 메커니즘 (출처: 대한화학회)

하지만 엔올화되지 못하는 2-할로케톤도 파보르스키 자리옮김반응 생성물을 생성한다. 이때는 벤질산 자리옮김 반응 메커니즘을 따라 반응이 진행되는 것으로 추측한다.

파보르스키 자리옮김 반응은 가지가 여럿인 구조의 카복실 산을 합성하는데 이용되었다.11)

시그마 결합 자리옮김반응

시그마 결합 자리옮김반응(sigmatropic rearrangement reaction)은 페리고리 반응(pericyclic reaction)의 한 종류이다. 분자에서 @@NAMATH_INLINE@@\sigma@@NAMATH_INLINE@@결합을 이루는 원자 또는 원자단이 @@NAMATH_INLINE@@\pi@@NAMATH_INLINE@@전자계를 가로질러 한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이동하여 새로운 @@NAMATH_INLINE@@\sigma@@NAMATH_INLINE@@ 결합을 형성하여 이성질체 생성물을 생성하는 과정이다.

[1,3], [1,5], [3,3], [1,7] 시그마 결합 자리옮김반응 등 다양한 과정이 알려졌다. 페리고리 협동반응은 오비탈의 대칭성이 반응 과정을 지배한다. 따라서 시그마 결합 자리옮김 반응도 오비탈 대칭성에 영향을 받는다. 시그마 결합 자리옮김반응에서 원자나 원자단이 이동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하나는 @@NAMATH_INLINE@@\pi@@NAMATH_INLINE@@계의 같은 면으로 치환기가 이동하여 새로운 이성질체를 형성하는 것이고, 다른 방법은 치환기가 @@NAMATH_INLINE@@\pi@@NAMATH_INLINE@@계의 한 면에서 다른 면으로 이동하여 이성질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은 열적 반응 조건과 광 반응 조건에서 그리고 전자쌍의 개 수에 따라 서로 반대 결과를 나타낸다.

자리옮김에 관여되는 전자쌍의 개 수가 홀수이면 열적 반응 조건에서 같은면(suprafacial) 이동하고 광 반응에서는 반대면(antarafacial) 이동을 한다. 한편, [1,2]-양이온성 자리옮김반응에서 탄소양이온 중간체에서 반응이 잘 일어나는 이유는 2개의 전자가 참가하여 (훼켈 법칙, 4n+2 @@NAMATH_INLINE@@\pi@@NAMATH_INLINE@@ 전자, n = 0) 안정된 중간체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림에서 [3,3] 시그마 결합 자리옮김 반응을 매우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시트랄(citral) 합성 과정을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클라이젠(Claisen) 반응과 코프(Cope) 반응이 연속적으로 일어나 천연물 합성에 출발 물질로 자주 이용되는 시트랄을 대량으로 합성하는 방법이 개발되었다.12)

3,3시그마 결합 자리옮김반응을 이용하는 합성 (출처: 대한화학회)

우리 몸에서 필요한 비타민 D를 합성하는 과정에서 [1,7] 시그마 결합 자리옮김반응이 열적인 조건에서 진행된다. 프로비타민 D2 (provitamin D2)가 열 반응 조건에서 수소가 8 개의 전자가 관여되는 반대면 이동으로 이동하여 프로비타민 D2 (provitamin D2)가 생성된다. 한편, 이 반응 과정에서 쓰이는 출발 물질은 우리 몸의 피부에서 광반응에 의해 생합성된다. 우리가 가끔 햇볕을 쪼여야 하는 이유이다.

1,7시그마 결합 자리옮김반응의 예 (출처: 대한화학회)

참고문헌

1. Organic Chemistry ninth edition. John E. McMurry, CENGAGE Learning (맥머리의 유기화학 9판, 사이플러스).
2. March’s Advanced Organic Chemistry Reactions, Mechanisms, and Structure, fifth edition. Michael B. Smith, Jerry March, A Wiley-Interscience Publication John Wiley & sons, Inc., New York, 2001.
3. Organic Chemistry second edition, Jonathan Clayden, Nick Greeves, Stuart Warren, 2012, OXFORD UNIVERSITY PRESS.
4. László Kürti, Barbara Czakó, STRATEGIC APPLICATIONS of NAMED REACTIONS in ORGANIC SYNTHESIS, 2005, ELSEVIER ACADEMIC PRESS.
5. The Common Basis of Intramolecular Rearrangements, Frank C. Whitmore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1932, 54, 3274-3283.
6. Über den Reaktionsmechanismus der Umwandlung von Borneol in Camphen; [Dritte Mitteilung über Pinakolinumlagerungen.]. H. Meerwein. Ann . 1914, 405, 129-175.
7. Certain derivatives of acetone (Ueber einige Derivate des Acetons). R. Fittig. Liebigs Ann. Chem. 1860, 114, 54-63.
8. Isonitroso compounds. E. Beckmann, Ber . Dtsch. Chem. ' Ges . 1886, 19, 988–993.
9. Beckmann Reactions: Rearrangements, Elimination-Additions, Fragmentations, and Rearrangement-Cyclizations. Robert E. Gawley, Org. React. 1988, 35, chapter 1.
10. The effect of Caro’sreagent on ketones. A. Baeyer, V. Villiger, Ber . Dtsch. Chem. Ges . 1899, 32, 3625-3633.
11. László Kürti, Barbara Czakó, STRATEGIC APPLICATIONS of NAMED REACTIONS in ORGANIC SYNTHESIS, 2005, ELSEVIER ACADEMIC PRESS.
12. Organic Chemistry second edition, Jonathan Clayden, Nick Greeves, Stuart Warren, 2012, OXFORD UNIVERSITY PRESS.

동의어

자리옮김반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