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조직 적합성 복합체

주요 조직 적합성 복합체

[ 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

약어 MHC

 

주요조직적합성복합체(MHC)는 척추동물에서 후천면역 시스템이 자신이 아닌 외부로부터 유래한 물질을 인식하는데 필요한 세포표면단백질들을 암호화하는 일련의 유전자들로서 조직 이식 등의 과정에서 조직적합성을 결정짓기 때문에 이름이 붙여졌다. 세포에서 MHC의 주기능은 병원균으로부터 유래한 항원에 결합하여 그 항원들을 세포 표면에 제시하여 적절한 T세포가 인식하게 함으로써 후천면역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것이다(그림 1).

그림 1. MHC class I에 의한 항원 진열 경로 (제작: 서창완/서울대)

MHC는 class I, II, III의 세가지로 나누어지는데, class I은 CD8 co-receptor에 의해서만 인식이 되는 마이크로글로불린(microglobulin) 단백질을 갖기 때문에 주로 세포독성 T세포, 자연살해 세포(Natural Killer cell, NK 세포), 수지상 세포에 의해 인식이 되는 반면, class II는 CD4 co-receptor에 의해서만 인식이 되는 마이크로글로불린(microglobulin) 단백질을 갖기 때문에 주로 도움 T세포, 단핵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등의 면역세포에 의해 인식이 된다(그림 2). MHC class III는 class I 및 II와는 달리 항원과 결합을 하지 않고 면역기능을 갖는 다양한 분비단백질이 여기에 포함이 된다. 사람의 MHC는 HLA(human leukocyte antigen) 또는 HLA 복합체라고도 부르며 생쥐의 MHC는 H-2 또는 H-2 복합체라고도 부른다.

그림 2. MHC class I 단백질과 MHC class II 단백질의 구조 (제작: 이한주/서울대)

목차

발견

MHC는 1936년 영국의 면역학자인 Peter Gorer에 의해 처음 생쥐에서 "H-2 복합체"로 발견이 이루어졌다.1) MHC 유전자는 1941년 Clarence Little 박사가 하나의 근친교배 생쥐로부터 종양을 다른 근친교배 생쥐로 이식을 했을 때 증여쥐와 수여쥐에 따라 거부반응이 달라지는 현상으로부터 발견을 하였다. 그 뒤 George Snell 박사는 생쥐의 근친교배를 통해 다른 유전자들은 거의 같지만 조직적합성만 다른 생쥐를 찾아 MHC 유전자 자리를 찾았고 그 업적으로 1980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였다. MHC는 다양한 면역세포나 체세포와 상호작용을 하는데, 조직이식시 증여자의 적합성을 결정하기도 하지만, 교차반응 면역화를 통해 자가면역을 결정하기도 한다.

기능

MHC는 면역시스템(특히 T세포)이 결합하여 자신인지 아닌지를 인식하는 일종의 조직항원이다. 또한 세포 내에서 펩타이드 조각을 자신에 결합시켜 항원으로 인식시키기 위해 T세포 수용체(T cell receptor, TCR)에 전달해주는 샤페론으로서의 기능도 한다. MHC 분자는 T세포 표면에 있는 TCR 및 CD4/CD8 등의 공동수용체에 함께 결합하는데(class I은 TCR & CD8과 결합, class II는 TCR & CD4와 결합), 이때 MHC 분자의 펩타이드 결합부위(그림 2의 상단에 있는 반원모양의 홈)에 결합된 항원결정부위(epitope)가 TCR의 면역글로불린(Ig)와 유사한 부위와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T세포를 활성화시킨다. 이 과정을 항원제시(antigen presentation)라고 한다.

항원의 종류는 매우 다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항원제시 반응 또한 매우 다양해야만 하는데, 이는 세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첫째는 MHC의 다양성으로 MHC가 매우 다양한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진다. 두번째는 MHC 유전자는 공동우성이기 때문에 양친으로부터 받은 두 염책체로부터 모두 발현된다. 세번째는 MHC 유전자 변이는 매우 다양한 형태로 일어나 한 종 내에서도 개체마다 다르다.

TCR은 T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분자로 MHC 분자에 결합된 펩타이드를 항원으로 인식하는 기능을 하는데, T세포 마다 그 모양이 다르다. 그런데, TCR과 항원 펩타이드의 상호작용은 비교적 친화도와 반응 특이성이 낮아서 여러 종류의 TCR이 같은 항원에 결합할 수도 있고 하나의 TCR이 여러 종류의 항원 펩타이드를 인식할 수도 있다. 이때 MHC는 T세포 수용체 및 CD4/CD8 등의 공동수용체와 상호작용을 통해 TCR과 항원의 결합을 위한 친화도나 특이성, 신호전달 효과 등의 조건을 최적화 시키기도 한다.

T세포는 흉선에서의 양성선택과정 동안 자신의 펩타이드로 인식을 하도록 훈련을 받는데, 그 과정동안 인식해본 경험이 없는 펩타이드를 MHC 분자가 제시하게 되면 활성화가 되어 면역반응을 유발한다. MHC class II는 도움 T세포(helper T cell)의 표면에 있는 CD4 공동수용체와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특이면역의 일종인 후천면역을 활성화시키게 되며, MHC class I 분자는 세포독성 T세포(cytotoxic T cell)의 표면에 있는 CD8 공동수용체와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세포성 면역이라고 하는 특이면역을 통해 감염된 세포나 악성세포를 파괴하게 된다(표1). 이러한 방식으로 MHC 분자가 어떤 형태의 T 림프구에다 특정 항원을 높은 친화도로 결합을 시켜야 할지 최적화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펩타이드가 자신의 세포로부터 유래한 펩타이드라면 원래는 자기면역관용(self-tolerance)에 의해 T세포는 결합을 하더라도 면역반응을 유발하지 않아야 하는데, 면역을 유발하는 경우를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한다. 병원균이나 다른 개체의 세포로부터 유래한 펩타이드에 대해서는 T세포는 당연히 이를 인식하여 면역 반응을 활성화시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는 면역결핍증이라고 한다. 

표 1. MHC class I과 class II의 특성 차이
특성 MHC class I MHC class II
항원제시세포(Ag presenting cells)의 특성 핵이 있는 모든 세포 B세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일부 내피세포, 흉선외피세포
반응하는 T 림프구 세포독성 T세포(CD8+) Helper T세포 (CD4+)
항원단백질의 유래 세포질 단백질(대부분은 자신의 세포내 단백질이 잘리거나 일부 잘못 합성된 단백질임. 일부는 바이러스나 세포내 감염 미생물로부터 유래한 단백질이나 암에 의해 변형된 단백질 등도 가능) 엔도좀이나 리소좀에 존재하는 단백질(대부분 외부로부터 들어온 달백질)
펩타이드 발생 효소 세포질의 proteasome Cathepsin과 같이 엔도좀이나 리소좀 내부의 단백질분해효소
MHC 분자에 펩타이드를 붙이는 장소 소포체 특정 소포 구역

동물의 짝짓기와 MHC

생쥐를 이용한 짝짓기 실험에서 수컷은 자신과 다른 MHC를 갖는 암컷을 선호하는 현상이 관찰되어2), 짝을 선택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후 비슷한 연구결과가 물고기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서도 발표되었다. 사람의 경우 부부간 MHC가 다를수록 초기 유산 확률이 줄어드는 것으로 발표되기도 하였다. MHC는 사람 사이의 배우자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아직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남성들을 이틀 동안 샤워를 시키지 않고 입었던 냄새 나는 셔츠를 벗어 놓고 여성들이 좋아하는 땀 냄새를 선택하게 했을 때 MHC가 다른 남성이 입었던 옷을 선택한 점으로 보아 만약 MHC가 배우자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면 아마도 후각에 의해 매개되는 것 같다. 다양한 지방산 에스테르 들의 향이 MHC와 강한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 림프구의 양성선택과 음성선택

흉선에서 발생하는 동안 T림프구는 자기 몸의 MHC 분자와 거기에 붙은 외부 펩타이드와 상호작용하지만 특정 MHC 분자에 결합되어 있는 항원에 대해서만 반응을 하는데, 이를 인식 제한이라고 한다. MHC의 T세포 인식 제한은 흉선에서 림프구의 발생과정 동안 양성 선택이라는 과정을 통해 일어난다. 양성 생존 신호는 MHC 분자와 적당한 진화력으로 결합할 수 있는 T세포에게만 주어지는데, TCR로 양성 생존 신호를 받지 못하는 T세포는 세포자연사(apoptosis)가 일어난다. 양성 선택을 통해 성숙한 T세포가 몸의 여러 부위에서 MHC 분자를 기능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양성 선택을 통해 살아남은 T세포 중에서 자신의 항원이 결합된 MHC에 너무 강하게 결합하는 것들은 사멸이 유도되는데, 이를 음성 선택이라고 한다. T 림프구의 TCR은 MHC 분자에 제시되는 펩타이드의 항원결정부위(epitope)의 구조가 아니라 서열을 인식한다. 하지만 활성화된 B세포에 의해 분비되는 항체는 펩타이드 뿐 아니라 지질, 탄수화물, 핵산 등 다양한 물질의 항원결정부위 3차 구조를 인식한다.  

관련용어

병원균, 항원, 세포독성 T세포, 자연살해 세포(Natural Killer cell, NK 세포), 수지상 세포, 소포체

집필

석영재/서울대학교 

감수

이은진/고려대학교

참고문헌

1. Klein, J. 1986. Seeds of time: Fifty years ago Peter A. Gorer discovered the H-2 complex. Immunogenetics 24, 331–338.
2. Vigneron, N., Stroobant, V., Chapiro, J., Ooms, A., Degiovanni, G., et al. 2004. An antigenic peptide produced by peptide splicing in the proteasome. Science 304, 587–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