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비

산성비

[ acid rain ]

산성비(acid rain)란 대기 중의 오염물질이 비, 눈, 안개 등과 만나 지표면에 침적하는 습성 강하물(wet deposition)의 형태이다. 청정한 대기 중 약 315~320 ppm 농도의 이산화탄소(CO2)가 대기 중 수증기와 반응하면 탄산(H2CO3)이 만들어지고, 상온에서 우수 중 해리하여 pH 5.5~5.6의 상태가 되는데 pH가 5.6보다 더 낮은 경우에 ‘산성비’라고 부른다. 즉, 산성비란 평소보다 많은 산성 물질(질산 및 황산)을 함유하고 있는 비(눈, 안개 포함)를 일컫는다.

공장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에 의한 산성비의 형성 (출처:GettyimagesKorea)

목차

산성비의 원인 물질

산성비의 원인 물질은 다양한 대기오염원에서 배출된다. 자연적 원인 물질로는 토양에서 발생하는 황화수소(H2S), 화산 폭발 시 배출되는 이산화황(SO2)과 유기물 분해 시 방출되는 유기산, 탄광 화재나 산불로 인한 물질 등이 있다. 인간 활동에 의한 인위적 원인 물질로는 주로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것으로 공장이나 발전소에서 나오는 황산화물과 자동차 배기 가스가 주 배출원인 질소산화물, 기타 산업 배출물이 있다. 산성비를 형성하는 이산화황과 질소산화물은 대기로 배출된 후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오염배출원에서 수백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에도 산성비가 내릴 수 있다. 이로 인하여 산성비는 국경을 초월하는 환경문제(월경성 환경문제)가 되기도 한다.

산성비에 의한 영향

1) 토양의 산성화

산성비가 토양에 제공하는 수소이온은 토양 입자의 표면에 있는 마그네슘(Mg), 칼슘(Ca) 등 생물에게 영양분이 될 수 있는 이온과 치환이 된다. 치환된 양이온들은 빗물에 씻겨서 토양에서 유출되어 토양은 영양분이 빈약한 상태로 된다. 또한 수소이온은 모암에서 알루미늄 이온을 용해시켜 식물 뿌리를 두껍게 하여 영양분의 흡수를 방해하는 해로운 효과를 유발한다.1)

2) 담수의 산성화

산성비가 담수에 섞이면 담수는 산성이 된다. 담수의 수생생물들이 산성의 물에 견딜수 없는 요인 중의 하나가 고농도의 알루미늄 때문이다. 알루미늄은 수생생물에게 유독한 물질이고, 수생생물의 개체수를 감소시킨다.  

3) 해수의 산성화

화석연료의 사용이 늘어감에 따라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의 함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해수와 닿으면 해수에 용해되어 탄산(CO32-)의 형태로 되어 해수의 pH를 낮추는데 관여한다. 해수에 살고 있는 조류(algae)와 식물플랑크톤은 증가된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광합성량을 늘리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러나 해수의 pH가 낮아지면 탄산은 수소이온과 결합하여 중탄산염을 만들게 되며 CaCO3를 더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화학반응이 진행된다. 그 결과, 굴, 조개, 산호, 석회질 플랑크톤 같은 석회화종에 필요한 석회화 속도를 방해하게 되어 석회화종에 필요한 CaCO3를 불포화상태로 만든다.1)

4) 산림에 미치는 영향

산림에 산성비가 내리면 나무들의 생장이 느려지는 게 일반적이다. 산성비에 포함된 수소이온은 토양 입자 속 금속 이온과 이온 교환반응에 의해 대체되어, 식물의 필수적인 영양소인 칼슘(Ca), 마그네슘(Mg), 칼륨(K), 나트륨(Na) 등의 금속 이온 성분들이 상실된다. 이로 인해 토양에서 영양분 공급이 줄고 독성 물질이 배출되어 잎과 줄기를 갈색으로 변화시키고 나무를 약하게 만드는데, 이는 날씨나 다른 대기오염물질 등의 환경적 요인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원인이 되어 피해가 가중된다. 고지대에 위치한 산림이 산성비에 가장 취약한데, 이는 고지대일수록 산성비보다 높은 산성을 띠는 산성 구름과 산성 안개에 둘러싸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Mitchell 산에서 산성비에 의해서 훼손된 가문비나무-전나무 숲 (출처:위키피디아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MountMitchell.jpg) 

5) 인체에 미치는 영향

우리가 먹는 식초나 레몬즙의 pH는 산성비 산도의 수백 배 또는 수만 배가 되지만, 인체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즉, 산성비의 산성도 자체는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산성비의 원인물질인 이산화황과 질소산화물 등 가스상 오염물질들은 자체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치며, 대기 중에서 미세한 입자상 오염물질로 변환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이러한 미세입자는 사람들이 호흡할 때 폐의 미세조직까지 침투하여 폐질환이나 심장질환과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고, 질소산화물은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건강상 피해를 주는 오존을 생성할 수 있다.

6) 인공물에 미치는 영향

산성비는 금속이나 페인트를 쉽게 부식시키고, 특히 석회암과 대리암을 약화시켜 건축물이나 자동차에 피해를 준다. 특히 오랜 문화적 유산인 옥외 문화재를 부식시킴으로써 그 잠재적 피해액은 상당하며, 산성비 피해를 줄이기 위한 유지 관리와 보수비용도 상당하게 된다.

참고문헌

1. Smith TM, Smith RL (2015) Elements of ecology, Ed 9, Pearson Education,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