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드라세카한계

찬드라세카한계

[ Chandrasekhar limit ]

찬드라세카한계(Chandrasekhar limit)란 백색왜성이 가질 수 있는 최대질량이다. 백색왜성은 주계열에 있을 때 질량이 태양 질량의 8배 이하인 별이 핵융합 반응을 마치고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온 천체이다. 주계열에 있는 별들은 핵융합 반응으로 유지되는 기체압력과 복사압력이 중력에 의한 수축을 버틴다. 그러나, 백색왜성은 내부에서 더 이상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지 않아서 충분히 높은 기체압력이나 복사압력을 유지할 수 없으며, 대신에 축퇴된 전자들에 의한 축퇴압으로 자신의 중력을 버티게 된다. 찬드라세카는 전자의 축퇴압이 자신의 몸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한계가 태양 질량의 1.4배임을 보였다. 이 값을 찬드라세카의 질량 한계 또는 찬드라세카한계라고 부른다. 백색왜성의 질량이 찬드라세카한계에 가까와지면 밀도가 매우 커져, 축퇴된 전자의 속도는 빛의 속도에 가까워지게 되지만 압력은 충분히 높아지지 못해, 백색왜성은 중력을 버틸 수 없어 수축하게 된다. 관측되는 백색왜성은 대개 태양 질량의 0.6-0.7배 범위에 있다. 신성 폭발을 반복해서 일으키는 쌍성계를 구성하는 백색왜성은 질량이 찬드라세카 한계에 육박한다고 추정된다.

쌍성계를 이루는 백색왜성이 동반성으로부터 물질을 넘겨 받아 질량이 찬드라세카한계를 초과하거나 혹은 질량의 합이 찬드라세카한계를 넘는 두 백색왜성이 쌍성계를 이루고 있다가 병합하면 제Ia형초신성 폭발이 일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제Ia형초신성은 아주 멀리서도 관측이 가능하면서도 광도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기 때문에 우주의 팽창 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한다. 이 과정에서 우주의 가속팽창이 발견되었고 암흑에너지의 존재가 확인되었다.

목차

찬드라세카

찬드라세카(Subrahmanyan Chandrasekhar)는 1930년 인도에서 영국으로 유학가는 배 안에서 이러한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자신의 연구 결과를 영국 왕립천문학회에서 발표하였다. 그러나 당대 최고의 항성 천체물리학자로 명성이 드높았던 에딩턴(Arthur Eddington)의 반론에 크게 상심하였고 결국 미국으로 이주하여 시카고 대학에 자리잡아 자신의 학문 활동을 전개하였다. 찬드라세카는 항성의 구조에 대한 두드러진 연구 업적을 인정 받아 1983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찬드라세카는 미국천체물리학회지의 편집위원장을 역임하였고, 항성내부구조와 복사전달에 대한 빼어난 연구 업적을 단행본의 형태로 출판하기도 하였다. 또한 블랙홀의 성질을 수학적으로 집대성하였으며, 뉴턴(Isaac Newton)의 프린키피아(Principia)를 쉽게 소개하는 저서를 남기기도 하였다.

그림 1. 백색왜성의 질량 한계를 밝혀낸 인도의 천체물리학자 찬드라세카. 별의 구조와 진화에 관한 연구 업적으로 1983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출처 : )

백색왜성과 전자 축퇴

고전물리학의 관점에서는 알갱이와 너울거림 즉, 입자성과 파동성은 상반된 개념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자역학은 모든 존재가 알갱이와 너울거림의 성질을 함께 갖는다는 가정에 기반한다. 실틈에서 회절이나 간섭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에 너울거리는 전기장과 자기장의 파동으로 간주되는 빛이 금속에 입사되어 전자를 튕겨나가게 하는 광전효과를 일으킬 때에는 낱개 단위로 셀 수 있는 광자라는 알갱이처럼 행동한다. 이와 비슷하게 전자 역시 너울거림과 알갱이의 속성을 갖는다. 전자를 특정한 크기를 갖는 공간에만 가두게 되면 파동으로서 전자가 가질 수 있는 파장이 제한된다. 마치 팽팽한 줄의 양끝을 고정하고 너울거리게 하면, 줄의 너울거림은 특정한 파장으로만 한정되는 것과 같다. 이처럼 특정한 파장으로 너울거림이 제한되면, 전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 역시 특정한 값으로 제한되며 이러한 현상을 양자화라고 부른다.

백색왜성은 약 1057개로 구성되는 전자들이 길이가 약 만 킬로미터의 상자 안에 존재하는 집단으로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인 파울리(Wolfgang Pauli)는 전자와 같이 스핀이 1/2인 입자는 하나의 양자상태를 다른 전자와 공유하지 않는다는 배타원리를 제안하였다. 온도가 충분히 낮은 전자들의 집단은 에너지가 가장 낮은 양자상태부터 차곡차곡 채우게 된다. 이러한 상태를 축퇴라고 부른다. 이로 인해 전자들의 평균 에너지와 운동량이 높아지게 되어 압력, 즉 축퇴압이 생기게 된다. 비교적 무겁지 않은 백색왜성에서는 밀도에 따라 축퇴압이 빨리 증가해서 자신의 중력을 감당할 수 있다. 점점 더 무거운 백색왜성은 자신의 중력을 버티기 위해서 더 큰 축퇴압이 요구된다. 하지만 밀도가 아주 높아지면 전자가 더욱 비좁은 공간에 갇힐수록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의 불확정성원리에서 볼 수 있듯이 더 큰 운동량을 가지게 되면서 상대론적 효과가 중요해지면서 축퇴압이 밀도에 따라 느리게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백색왜성의 질량 한계가 나타나는 근본 원인은 질량이 큰 백색왜성을 구성하는 전자들의 움직임이 빛의 속력에 가까워지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질량이 작은 백색왜성에서는 전자들의 속력이 빛의 속력에 비하여 충분히 작은, 비상대론적인 집단이며 이들은 압력이 밀도의 5/3거듭제곱에 비례한다. 이 경우 백색왜성에 외부 요인에 의하여 크기가 작아지는 섭동을 받으면 이에 따라 증가하는 중력보다 압력이 더 크게 증가하여 원래 상태로 되돌아 가고 백색왜성은 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질량이 큰 백색왜성인 경우 대부분의 전자들이 거의 빛의 속력에 가깝게 운동하는 상대론적 축퇴 집단이 된다. 상대론적으로 축퇴된 집단은 압력이 밀도의 4/3거듭제곱에 비례하여 밀도 증가에 따른 압력 증가가 충분히 크지 않아서 중력을 이기지 못하게 된다. 이 때문에 질량이 한계질량을 넘으면 백색왜성은 안정성이 유지되지 못하여 마침내 붕괴한다. 이 한계질량이 찬드라세카한계이다.

그림 2에 비상대론적으로 축퇴된 전자 집단과 상대론적으로 축퇴된 전자 집단을 가지는 백색왜성의 질량과 반지름 사이의 관계가 나타나 있다. 전자의 움직임이 빛의 속도보다 매우 느린 경우에는 질량이 늘어나도 이에 대응하는 반지름을 찾을 수 있으며 계산에 따르면 질량은 반지름의 세제곱에 반비례한다. 이 관계를 질량-부피의 관계라고 부르며 질량과 부피의 곱이 거의 일정하다. 그러나 상대론적으로 축퇴된 경우에는 질량이 찬드라세카한계인 태양 질량의 1.4배를 초과하면 이에 대응하는 반지름이 존재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림 2. 전자가 축퇴된 백색왜성의 질량과 반지름의 관계. 초록색 선은 전자들의 움직임이 빛의 속도에 아주 가까와져 상대론적으로 축퇴된 경우이고 푸른색 선은 전자들의 움직임이 빛의 속도보다 훨씬 느리게 운동하는 비상대론적으로 축퇴된 경우에 해당한다. 초록색 선은 백색왜성의 질량이 찬드라세카한계에 다가갈수록 반경이 0으로 됨을 보여준다. ()

찬드라세카한계의 값

찬드라세카한계는 상대론적으로 축퇴된 상황에서 백색왜성을 이루는 전자들의 대체적인 에너지가 중력 위치에너지와 비슷해질 때에 해당한다. 아주 개략적으로 찬드라세카의 질량 한계를 살펴 보자. 크기가 @@NAMATH_INLINE@@R@@NAMATH_INLINE@@이고 @@NAMATH_INLINE@@N@@NAMATH_INLINE@@개의 상대론적으로 축퇴된 전자로 이루어진 계에서 전자의 운동량은 @@NAMATH_INLINE@@ N^{1/3} h/R @@NAMATH_INLINE@@이고 이들에 의하여 나타나는 축퇴압력은 @@NAMATH_DISPLAY@@\begin{equation} P \sim N^{4/3} \hbar c R^{-1} \end{equation}@@NAMATH_DISPLAY@@ 이 된다. 이 값이 중력에너지 밀도와 비슷할 때에 찬드라세카한계의 대체적인 어림값에 해당한다. 중력에너지 밀도는 @@NAMATH_INLINE@@ GM^2/R^4@@NAMATH_INLINE@@와 같이 적을 수 있고 @@NAMATH_INLINE@@M\sim Nm_p@@NAMATH_INLINE@@와 같이 놓을 수 있으므로 @@NAMATH_DISPLAY@@\begin{equation} M \sim \left( {\hbar c\over G} \right) m_p^{-2} \end{equation}@@NAMATH_DISPLAY@@ 과 같이 적을 수 있다. 이 값은 태양 질량과 아주 개략적으로 비슷한 값이다. 더 정확한 계산에 따르면 태양 질량의 1.4배의 결과를 얻는다. 백색왜성으로서 버틸 수 있는 최대 질량이 플랑크상수, 빛의 속도, 중력상수와 같이 양자역학과 중력에서 가장 중요한 상수들과 양성자 질량으로 표현된다는 점은 이 한계가 중력, 양자역학 및 상대성론적 효과에 의한 것임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