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0957+561

Q0957+561

[ Q0957+561 ]

약어 Q0957+561

Q0957+561은 최초로 발견된 중력렌즈퀘이사(gravitationally lensed quasar)이다. 큰곰자리 적경 9h 57.96m, 적위 +56.1°(1950년 기준)에 위치하고 밝기도 거의 같은 두 퀘이사 A와 B는 고작 6″(각초) 떨어져 있다(그림 1). 이 두 퀘이사의 스펙트럼을 비교해보면 여러 분광선들의 적색이동 값이 1.41로 정확하게 일치하고 연속복사의 형태도 일치한다. 퀘이사는 아주 드문 천체이므로 스펙트럼까지 같은 두 퀘이사가 천구 상에서 아주 가까이 위치할 확률은 매우 작다. 따라서 이 천체는 멀리 있는 한 개의 퀘이사가 전방의 은하가 중력렌즈로 작용하여 생긴 두 개의 상일 것으로 추정되었다. 후속 관측에서 두 퀘이사 사이에는 적색이동 값이 0.36인(그러므로 더 가까운) 은하가 존재함이 확인되었다(그림 2의 G1). 또 상대성이론에 기초한 중력렌즈 계산으로 쌍둥이퀘이사(twin quasar)는 이 은하의 중력렌즈 작용에 의해 형성된 상임이 확인되어 최초의 중력렌즈 천체가 되었다. 이렇게 중력렌즈에 의해 두 개 이상의 상이 만들어진 천체를 다중상중력렌즈계(multiple-image gravitational lens system), 이러한 퀘이사를 다중상중력렌즈퀘이사라 부른다.

그림 1. 보현산천문대 1.8m 망원경으로 1997년 촬영한 쌍둥이퀘이사 Q0957+561. 위쪽 퀘이사 A와 아래쪽 퀘이사 B는 약 6″ 떨어져 있다. 퀘이사 B의 형태가 약간 더 퍼져 보이는 것은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 중력렌즈 작용을 하는 은하가 겹쳐져 있기 때문이다.(그림: 박명구)

목차

발견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1936년 자신의 상대성이론을 적용한 계산 결과를 근거로, 멀리 위치한 별이 더 가까운 별에 의해 중력렌즈되어 두 개의 상으로 보일 수 있긴 하지만 상들 사이 거리가 너무 작아서 관측이 불가능하다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 다음해 쯔비키(Fritz Zwicky)는 별 대신 은하가 중력렌즈로 작용할 경우 상들 사이 거리가 커져서 관측 가능할 것이라는 놀라운 예측을 하였다. 하지만 은하의 질량에 대해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었고 아주 멀리 위치한 은하를 관측하는 것은 당시 기술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40여 년이 지난 1979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아인슈타인과 쯔비키의 예측이 관측으로 확인되었다.

그림 2.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Q0957+561A, B와 주변 은하들. 전방의 은하 G1의 중력렌즈 작용에 의해 상 A와 B가 만들어졌다. 퀘이사 A와 B는 별처럼 각크기가 작고 밝아서 십자 모양의 회절무늬가 보인다.(출처: )

Q0967+561은 왈쉬(Dennis Walsh), 카스웰(Robert Carswell), 웨이만(Ray Weymann)이 전파원(radio source) 중에서 퀘이사일 가능성이 높은 천체들을 광학 분광관측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발견하였다. 이들이 1979년 팔로마(Palomar) 사진건판에서 약 17등급이고 6각초 떨어진 두 점광원의 스펙트럼을 얻었는데, 이 두 스펙트럼은 거의 완벽하게 동일한 퀘이사의 스펙트럼이었다(그림 3).

그림 3. Q0957+561 A와 B의 스펙트럼. 스펙트럼 선의 파장 위치와 연속스펙트럼의 모습이 동일하다.(출처: )

이후 PG1115+080, Q2345+007 등 Q0957+561과 유사한 다중상중력렌즈퀘이사(multiple-image gravitationally lensed quasar)들이 연이어 발견되었고 2018년 현재 100여 개 이상의 다중상중력렌즈퀘이사가 알려져 있다. 그림 4는 네 개의 상으로 이루어진 중력렌즈퀘이사 HE0435-1223의 허블우주망원경 사진이다.

그림 4.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퀘이사 HE0435-1223의 모습. 네 개의 상이 십자 형태(아인슈타인십자가)로 배열되어 있다.(출처: )

관측 특징

두 개 이상의 퀘이사가 수 각초 이내로 가까이 위치한 경우 한 퀘이사가 중력렌즈되어 여러 개의 상으로 보이는 것인지 실제 여러 개의 퀘이사가 가까이 위치한 것인지 구별은 쉽지 않을 수 있다. 각각 다른 거리에 있는 퀘이사들이 우연히 천구 상에 같은 방향에 위치한 경우에는 적색이동이 다르므로 쉽게 구별된다. 그러나 드물기는 하겠지만 실제로 가까이 위치하면서 서로의 특성도 비슷해진 물리적인 다중퀘이사는 적색이동이 같고 스펙트럼도 비슷할 수 있어서 중력렌즈된 퀘이사와 구별이 어려워진다.

SBS 0957+561 또는 TXS 0957+561로도 불리는 쌍둥이퀘이사 Q0957+561은 발견 직후 부터 진짜 중력렌즈된 경우인지를 검증하기 위해 끊임없이 후속 관측들이 이루어졌다. 광학관측보다 각해상도가 월등히 좋은 전파 초장기선간섭계(VLBI) 관측으로 전파원이기도 한 퀘이사 A와 B를 각각 관측해보면 핵(core)과 제트(jet)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형태가 서로 비슷하고 방향도 중력렌즈 이론의 예측과 일치하므로 Q0957+561이 중력렌즈된 퀘이사임을 뒷받침한다. Q0957+561은 처음 발견된 다중상중력렌즈천체이자 가장 많이 관측되고 연구된 중력렌즈퀘이사이기도 하다.

중력렌즈 모형

퀘이사가 은하에 의해 중력렌즈 되어 여러 개의 상이 만들어질 때 상이 어느 위치에 어떤 밝기로 만들어지는지는 은하의 질량분포와 우주의 기하학적 구조 및 팽창 역사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우주에 대한 정보가 잘 알려진 경우에는 관측된 은하와 상들의 특성들을 설명할 수 있는 중력렌즈 모형을 구축할 수 있다. Q0957+561은 한 은하에 의한 중력렌즈로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채규현의 연구에 따르면 작은 핵(core)이 있는 타원형 질량분포로 근사되는 은하와 구형 질량분포로 근사되는 은하단으로 이루어진 중력렌즈 모형으로 광학관측 및 전파 VLBI 관측 결과까지 잘 설명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우주론적 활용

허블상수 결정

아직 Q0957+561이 발견되기 한참 전인 1964년 노르웨이 천체물리학자 레프스달(Sjur Refsdal)은 먼 초신성이 은하에 의해 중력렌즈될 경우 두 상을 만드는 광학적 경로가 달라서 한 초신성 상의 밝기가 먼저 밝아지고 다른 초신성 상의 밝기는 뒤늦게 밝아지는 시간지연(time delay) 효과가 나타나며 이 시간지연 값은 우주의 크기와 팽창 역사에 의해 결정되므로 은하의 질량분포와 광원 및 은하의 적색이동 값을 알면 우주의 팽창을 나타내는 허블상수(Hubble constant)를 결정할 수 있다고 예측하였다. 퀘이사의 밝기도 비교적 짧은 시간에 변하므로 Q0957+561에 대한 시간지연도 발견 직후부터 계속 시도되었지만 퀘이사의 밝기 변화는 약하고 규칙적이지 않아서 측정이 쉽지 않았다. 마침내 1995년 퀘이사 A가 갑자기 어두워졌고 이와 비슷한 밝기 변화가 퀘이사 B에서 417일 후 관측되었다. 관측된 특성들을 설명할 수 있는 모형에 기초하여 관측된 시간지연 값을 설명할 수 있는 허블상수의 값은 64 km@@NAMATH_INLINE@@\,@@NAMATH_INLINE@@s-1 Mpc-1으로 다른 천문학적 방법으로 결정된 허블상수의 값과 대략 일치했다. 이로서 다중상중력렌즈퀘이사를 관측함으로써 허블상수를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가능해졌으나 중력렌즈 작용을 하는 은하들의 질량 분포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허블상수 값 결정에 오차가 크게 생기는 문제점이 쉽게 해결되지는 않았다.

우주의 기하학적 구조와 암흑에너지

중력렌즈는 빛이 휘어진 시공간을 지나면서 생기는 현상인데 퀘이사 빛이 지나올 때 겪는 시공간의 휨은 우주 전체의 기하학적 구조와 중력렌즈 작용을 하는 은하 등에 의한 지역적인 시공간의 휨이 섞여있다. 즉, 퀘이사가 중력렌즈되어 여러 상이 생겼을 때 상의 위치나 밝기 등 관측가능한 특성들은 우주 전체의 기하학적 구조나 팽창 역사에 대한 정보들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여러 다중상중력렌즈퀘이사의 특성을 통계적으로 분석하면 우주론적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고트(Richard Gott III), 박명구, 이형목은 1989년 당시까지 발견된 중력렌즈퀘이사의 상들 사이 거리 정보를 활용하여 우리 우주는 심하게 양으로 휜 우주일 수는 없음을 보였다. 이어서 1997년 임명신 등과, 2003년 채규현은 각각 다중상중력렌즈퀘이사의 갯수와 상들 사이 거리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리 우주가 우주상수(암흑에너지)가 큰, 가속팽창하는 우주라고 예측하였다.